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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3587333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24-05-10
책 소개
목차
1 추억 속에서
꽃이 가득했던 언덕 위의 그 집
"그 소리, 하늘과 땅이 듣고 알아주었겠지"
졸업은 마무리이지만 시작이다
수원천에서 썰매타기
가을 태풍에 바닷물이 밀려왔다
호박 예찬
황소 같았던 그 아저씨는 지금 어떻게 살고 계실까
황구지천 우거(寓居) 이야기
뜨개질
숯의 부활
“늙은이가 애를 낳았다더니, 너도 똑같구나”
내 목숨이 다시 살아난 날
2 가족 이야기
효조(孝鳥) 까마귀
할아버지의 놋그릇
아이를 만나자 혼란이 사라졌다
어머니의 생일상
눈 오는 밤 공원에서
손금 이야기
우리 인생도 '영하, 영도, 영상'이다
물감놀이
3 여행 이야기
뿌리를 찾아가는 길
화성의 야경에 반하다
그해 여름 더위를 광교산에 두고 왔다
나제통문에서 이산의 아픔을 생각하다
삼남길을 걷다
수원 여민각 종 주조 현장에서
4 살아가는 나날
나는 플로리스트
귀뚜라미
개구리의 문상
달팽이
천진한 아이
단풍을 보며
가을이 오고 있나보다
한가위 아침에 만난 아이
인연이 된 방글라데시 어린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 삶에서 소중했던 시간들은 배움의 시기인 20대 후반의 외딴집 겨울이었다. 오두막집을 손보느라 포클레인으로 흙을 쌓아놓은 언덕의 언 땅을 삽으로 한 꺼풀씩 벗겨 밭을 만들었다. 그렇다, 삶도 쌓여지는 흙이요, 인생도 한 꺼풀씩 쌓여지고 벗겨지고 다져지며 그것을 녹여 풀어가는 과정일 것이다.
손으로 잡으려다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우리는 언덕을 굴러 논바닥에 쳐박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데굴데굴 쇠똥구리 두 마리가 굴리는 쇠똥처럼 장마철이라 물이 많았던 논에 빠진 것이었다. 흙탕물 속에 빠진 생쥐 꼴이 되었다.
추억 속에서 할머니를 불러오는 늙은 호박, 할머니가 살아내신 세월 같은 단단한 껍질을 가진 호박……. 이제 내 주위에서 그런 호박을 키우는 사람은 없다. 할머니가 떠나 가셨듯 호박과 함께 정다운 이야기도 없어지고, 이제 음식용이나 약재로 재배됐을 듯한 건강원 앞의 호박이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