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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3876383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13-07-07
책 소개
목차
1권
제 1 장
아파(牙婆): 방물장수
제 2 장
회화나무
제 3 장
앵가의 피
제 4 장
사향과 난향
2권
제 4 장
사향과 난향
제 5 장
두 가지 신분
제 6 장
여인들의 밤, 사내들의 밤
제 7 장
합환(合歡)
제 8 장
내기의 행방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잘 닦은 사기그릇처럼 반질반질한 이마며 고집스럽게 다물어진 입매가 유난히 눈에 띄는 서경의 얼굴은 흔히 말하는 절세미녀의 그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영민함이 엿보이는 짙고 검은 눈동자가 시선을 끌었다. 특히 그 눈동자가 무엇보다 신기했던 건, 그 어떤 경탄의 빛도 스며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윤과 얼굴을 마주한 사람들 중 이처럼 무감각하게 그를 바라보는 이는 맹세코 단 한 명도 없었다. 남자든 여자든 노인이건 아이이건 늘 그를 보는 사람들의 눈동자에는 그의 겉모습에 대한 경탄이 깃들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여인의 눈에는 그 어떤 감탄도, 경외도, 숨은 호기심도 없었다.
- 1권
“죽이려는 겐가?”
흠칫, 그림자가 한 발자국 물러섰다. 자신이 죽이려던 대상이 말을 걸어온 것이었다. 은호 낭자는 가만히 눈을 떠 몸을 일으켜 앉더니, 머리맡의 호롱불에 불을 댕겼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향해 칼날을 겨누고 있는 복면의 사내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누가 보냈는지는… 알려주지 않겠지?”
복면의 사내가 다시 칼을 고쳐 쥐었다.
“미안하오. 저승에 가서라도 실컷 원망하시구려.”
꿀꺽, 침을 삼킨 사내가 칼을 든 손을 치켜 올리려는데 낭자가 얼른 제 품에서 은장도를 꺼냈다.
“그까짓 장도로 대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오?”
사내의 물음에 낭자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은장도를 가슴 앞에서 꼭 거머쥐고는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내 손으로 죽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게.”
- 1권
서경이 주변에 모인 구경꾼들을 휘휘 둘러본 후 현감에게 말했다.
“사람들에게 일러 스물 안팎의 여인 다섯만 데려오라 하시지요. 물론 저를 만난 적이 없는 여인들로 혼인을 한 자와 혼인을 하지 않은 자가 섞여 있어야만 합니다. 그들이 모이거든 현감 나리께서는 그들 모두에게 같은 복색을 시키고 같은 머리 모양을 하게 한 후, 부채로 얼굴을 가려 제 앞에 데려와주십시오. 제가 직접 이 감별약으로 그들 다섯의 처녀 감별을 하겠습니다. 만약 다섯 중 어느 하나라도 틀리거든 거짓을 고한 죄로 제 손목을 자르시지요. 그 정도면 이 감별약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겠습니까?”
-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