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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좀 꺼주실래요?

신경 좀 꺼주실래요?

이미연 (지은이)
  |  
가하
2011-05-17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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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좀 꺼주실래요?

책 정보

· 제목 : 신경 좀 꺼주실래요?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3883671
· 쪽수 : 430쪽

책 소개

이미연의 로맨스 소설. 남동생의 상견례 자리에서 세정이 만난 예비사돈은 바로 그녀의 상사인 강준. 그런데 그는 쓸데없는 남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세정이 내뱉은 '유부남이 좋아요!' 라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여동생의 시누이가 저런 비도덕적인 여자라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그의 태도에 상견례 자리는 엉망이 되고, 세정은 강준의 오해를 풀려 하지만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데…

목차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Epilogue
P. S.

저자소개

이미연 (지은이)    정보 더보기
- 피우리넷(piuri.net)과 무념무상(myggol.com)에서 활동 중 출간작 종이책 다이(푸른터), 이럴수가!(이가서), 너이기에(푸른터), 맑음이 흐른다(환상), 발끈(휴피스), 한여름 밤의 꿈(대명종), 그대 있음에(대명종), 그와 결혼하다(청어람), Reset;네가 아니어도(청어람), 아픔, 통증, 그리고 당신(청어람), 어린 남자(노블리타), 인연, 몹쓸 남자(노블리타) 전자책 안 된 사랑, 정유, 내 인생의 남주, 맑음이 흐른다, 비틀린 마음, 이럴수가!, 다이, 너이기에, 발끈, 이런 끌림, 한여름 밤의 꿈, Just 3 minutes, 어린 남자, Reset;네가 아니어도, 색시, 너를 찾다, Just One(저스트 원), 오해, 애비뉴, 신경 좀 꺼주실래요?, 그믐밤, 순결한 굴레(19), In Dreams(19), 이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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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잊어버렸겠지? 그 뒤로 아무 소문도 퍼지지 않았잖아. 근데 저게 그 일을 잊어버린 사람의 얼굴이야? 아, 하느님,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제발, 제발…….

“유감입니다.”

낮고 메마른 음성. 이 남자에게 미치게 잘 어울리는 음성이다. 머리칼이 주뼛 곤두섰다. 안 좋은 예감이 엄습했다. 세정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남자를 노려보았다. 남자의 날카롭고 거만한 눈초리에 선뜻한 기운이 스쳤다. 세정은 인상을 찌푸렸다.

“유세정 대리라니…….”

가벼운 한숨. 가면을 쓴 듯 무덤덤한 얼굴. 세정은 소름이 돋았다. 남자는 세정에게 여전히 시선을 고정한 채 또박또박 말하기 시작했다.

“유세정 대리가 세준 군과 남매일 줄은 몰랐습니다. 제 불찰입니다. 좀 더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만큼 세준 군이 제 마음에 들었다는,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주십시오.”

남은 가족들은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이해하지는 못했다. 세정의 얼굴에 사악 핏기가 가셨다. 남자의 눈빛은 세정을 할퀼 듯 번득였다.

“이 결혼, 좀 더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진이와 이야기가 끝나면 조속한 시일 내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나진아, 일어나. 가자.”

“오, 오빠?”

“기, 김강준 씨?”

룸에 모인 두 가족은 일시에 패닉에 빠졌다. 나진이 꼼짝을 않자 남자는 나진을 억지로 앞세워 방을 나가려 했고, 원인 파악보다 사태 파악이 더 빨랐던 세준은 황급히 두 사람을 가로막았다. 아버지는 강준을 붙잡아 이유를 물으려 했고, 엄마는 세정에게 다가왔다.

“잠깐만요.”

아무도 세정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세정은 엄마를 뒤로하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남자는 무심한 눈빛으로 세정을 보았다. 남자를 설득하려던 세준이나, 아버지 모두 남자의 눈길에 입을 다물었다. 그게 이 남자의 위력이었다. 그저 눈빛 하나만으로도 상대방을 제압하는, 그 망할 놈의 카리스마.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양가가 다 모인 자리에서 이게 무슨 무례인가요?”

“심한 걸 사과했습니다만.”

이 남자가 진짜! 성질 박박 긁는 데 일가견 있는 거 내 진작 알아봤다!

“그러니까 결심을 바꾸지 않으시겠다고요.”

“네.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과 제 여동생이 한가족이 되는 걸 보고만 있을 순 없잖습니까?”

안 잊어버렸어. 이 남자는 단 하나도 잊어버리지 않았어! 이가 갈린다. 진짜 이 남자를 뼈도 안 남게 곱게 갈아 쭉 들이켜면 소원이 없겠다!

“도덕적 결함이라니?”

세준이 물었다. 세정은 차마 세준을 볼 수가 없었다. 어떻게든 이 일을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 빌어먹을 남자 외엔 지금은 다 불필요하다.

“세정아.”

아버지를 볼 면목은 더더욱 없다. 눈물이 차올랐다. 부모님께서 이런 봉변을 당하시게 만들다니. 부모님께 이런 치욕을 안겨야 하다니. 세정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우선 나진인 놓아주시고 저랑 얘기 좀 하실까요, 김강준 팀장님?”

“제게 그럴 의무는 없습니다만.”

“처음 뵙는 어른들께 결례를 범할 권리도 없으시죠.”

두 사람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먼저 움직인 건 세정이었다. 이 남자만 신경 써도 신경은 너덜너덜해질 지경이지만 부모님과 세준이 더 우선이었다. 세정은 아버지를 돌아보았다. 아버지는 딸에 대한 비난에 슬슬 성질이 올라오는 중이었다. 우리 아빤 이런 분이지. 세정은 주책맞게도 코끝이 찡해져왔다.

“저한테 맡겨요, 아빠.”

“이게 대체…….”

“나 믿어. 난 그런 말 들을 일 한 적 없어.”

그 정도로 안심하실 양반이 아니다. 다만 세정에게는 지금 이 한 마디가 최선이었다. 세정은 남자를 지나쳐 걸었다. 세준이 따라왔다. 세정은 세준을 밀어냈다.

“안에서 기다려. 엄마랑 아버지 진정시켜드리고.”

“누나.”

“미안하다, 야. 네 결혼에 보탬은 안 될망정 깽판 놓아버렸네.”

“오해가 있던 거지?”

“글쎄.”

“글쎄?”

뒤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세준은 여전히 불안한 낯으로 김강준과 대면했다. 세준은 이대로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무슨 생각을 했던지 곧 길을 틔워주었다.

“형님, 우리 누나가 나이에 비해 좀 철이 없긴 해도 도덕적으로 결함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제가 보장합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세정은 세준을 돌아볼 여유도 없어 그대로 걷기 시작했다. 잠시 뒤 인기척이 느껴졌다. 세정은 레스토랑을 나서 로비에 이르렀다. 호텔 로비는 한산했지만 호텔리어들이 드문드문 오가고 있었다. C호텔은 다행히 야외 정원이 있는 곳이었다. 세정은 현관을 지나 정원에 이르렀다.

“오해?”

세정의 걸음이 딱 멈췄다. 남자는 서너 걸음 뒤에 섰다. 고개를 티가 나게 뒤로 젖혀야 남자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이 남자가 커다란 것도 정말 싫다.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나?”

“김강준 팀장님, 세준이가 마음에 든다고 하셨죠?”

이 남자에게 휩쓸려선 안 된다. 난 내 용건을 꺼내고 이 남자를 납득시키는 게 우선이다.

“누나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세준인 요즘 청년들치곤 꽤 괜찮은 녀석이에요. 성실하고, 책임감도 있고, 가족을 부양할 능력도 있고, 무엇보다 나진이를 끔찍하게 생각하고요. 김강준 팀장님쯤 되는 분이라면 저보다도 더 세준이를 잘 파악하고 계실 테니 이런 얘기는 해봐야 제 입만 아프겠군요.”

남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누가 이 남자 표정만 보고 이 남자 속내를 읽어낼 수 있을까.

“나진이가 참하고 착한 아가씨라는 건 알지만 세준이 이상의 짝을 만나긴 힘들 거예요. 세준이도 마찬가지고요. 둘은 이미 서로를 배우자로 정했기 때문에 이 결혼을 늦출 순 있어도 깰 순 없을 거예요.”

“그래서?”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해주세요. 부모님께 무례를 범한 걸 다시 한 번 사과한다면 저희 부모님도 굳이 트집 잡진 않으실 테니…….”

“그래서 유세정 대리의 결함이 사라지나? 과오가 없어져?”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이 밀려왔다. 세정은 진심으로 쓰러지지 않기만을 바랐다.

“내가 그만한 각오도 없이 결혼을 재고하자고 한 것 같나? 이 결혼이 성사되었을 때 지금 내가 저지른 무례가 나중에 나진이에게 어떤 흠이 될지도 모르고?”

아니. 당신이란 남자가 절대 그런 실수를 할 리가 없지. 다 알기 때문에 다신 되돌릴 수 없도록 일을 터뜨린 것이다. 다신 되돌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주저 없이 결혼을 깨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남자에게는 금이 가지도 않고, 정으로 내리쳐도 깨지지 않고, 물을 끼얹어도 녹이 슬지 않는 견고한 철가면이 있었다. 우그러지지도 않고, 일그러지지도 않는 반질반질한 철가면. 남자에게 남아 있는 정도 없지만 정말 오만 정이 다 떨어지고도 한 번 더 떨어질 밥맛없는 낯짝 말이다. 세정은 그것 역시도 진짜로 싫었다.

“용건이 끝났다면…….”

“그래서. 그래서 제가 김강준 팀장님께 폐를 끼친 게 있던가요?”

슬슬 한계점에 이르고 있었다. 세정은 인내심이 많은 타입이 아니었다. 그저 참아야 할 상황이고 이성을 차려야 할 상황이니, 땀나도록 젖을 쭉쭉 빨던 힘까지 다 끌어내 참고 있을 뿐이었다. 속 안에 꽁꽁 묶어뒀던 인내의 매듭이 슬슬 풀리는 환영이 보일 지경이었다.

“없죠. 네, 없어요. 그런데 왜 김강준 팀장님이 아직까지도 그 일에 연연해 불쌍한 동생의 인생까지 좌우하시는지 모르겠군요.”

바삭. 잔디를 가르는 돌길 위에는 9월의 마지막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베이지색으로 물들어 오그라든 낙엽이 흩어져 있었다. 그중 하나가 남자의 구두 굽에 짓이겨졌다. 바삭. 하나 더.

“없다고?”

단 두 걸음 만에 두 사람의 사이엔 가까스로 가슴이 오르내릴 수 있는 공간만이 남았다. 세정은 남자의 위압적인 키와 체구와 눈빛이 너무나 싫었기에 물러서지 않았다. 죽어도 물러서지 않을 작정이었다.

“유세정이란 여잔 비도덕적이고 거짓말쟁이인 것도 모자라 기억력도 형편없군.”

남자의 목소리가 목덜미 부근에서 울리는 감각이 찾아왔다. 지금이 언제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순간 허공에 붕 떠버렸다. 세정은 지기 싫다면서도 저도 모르게 목덜미를 감싸버렸다.

“기억나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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