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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93900132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1-04-05
책 소개
목차
마술 공연 8
악동들의 레이더망에 걸린 아이 17
거인산의 전설 25
힘없는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가 있습니다 35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야 44
이상해.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아 54
동굴 속 비밀 62
마술 상자의 유혹 68
마술사 할아버지를 찾아라 78
원래대로 되돌리는 마술 83
쌍둥이와 거인 92
동굴 탐험 105
마음의 문을 열고 125
위험한 아이들 139
사라진 거인 139
또 하나의 전설 147
책속에서
악동들의 레이더망에 걸린 아이
4학년이 되던 첫날, 나는 새장을 빠져나온 새처럼 마냥 기뻤다. 야태와 야로가 있는 1반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태, 야로’라는 이름을 듣자, 연수 눈 밑이 파르르 떨렸다. 어제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서 야태와 야로가 누군가를 기다리며 벼르고 있던 일이 생각났다. 그럼 야태와 야로의 레이더망에 걸린 아이가 연수였단 말인가?
연수한테 대놓고 묻지 못한 채, 빙 둘러서 말했다.
“연수야, 누가 너를 괴롭히면 혼자 꿍하니 앓지 말고, 선생님이나 어른들한테…….”
“…….”
연수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내 말은, 진실을 알리라는 거지. 누가 나를 못살게 괴롭히니까 도와 달라고 말이야.”
“너라면 할 수 있겠어?”
“…….”
나도 야태와 야로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속으로 끙끙 앓기만 했다. 친구나 선생님, 부모님한테도 말하지 못했다. 또래에게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실이 부끄러웠고,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더 심하게 괴롭힐까봐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
“그 녀석들을 혼내 줄 수 있는 방법은 녀석들보다 더 큰 힘을 가지는 거야.”
연수 눈빛이 날카로운 칼처럼 번뜩였다.
그 눈빛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었다. 순하고 착하다고 해서 어른들한테‘순둥이’라고 불리는 연수가 딴사람같이 보였다.
힘없는 친구를 괴롭히는 친구가 있습니다
연수가 야로에게 달려들었다. 야로는 옆으로 살짝 비켜서더니, 발을 내밀어 연수 다리를 걸었다. 연수가 땅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자꾸 힘쓰게 하지 마. 이런 식으로 나오면 너나 우리나 좋을 거 하나도 없어. 좋게 넘어가려고 했더니, 전학 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런가. 아직도 우리에 대해 파악이 안 되냐?”
야로가 손을 탁탁 털며 말했다. 연수는 일어서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연수 눈이 도와 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마음은 얼른 달려가 연수를 일으켜 주고, 야로와 야태를 한 방 먹여 주고 싶었다. 하지만 내 몸은 냉동실에 들어가 꽁꽁 언 동태처럼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연수 표정이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야로가 말했다.
“저기에 누가 있나 봐.”
야로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거인이 내 심장 위를 걷는 것 같았다. 연수를 뒤로 하고 다른 골목으로 뛰어갔다. 땅만 바라보며 무조건 달렸다. 내 등 뒤에 연수의 슬픈 눈빛이 따라오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