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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자기계발 > 인간관계 > 인간관계
· ISBN : 9788993922370
· 쪽수 : 600쪽
· 출판일 : 2010-12-1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책점을 치다
1막
인생은 모두의 연극
제 3의 길, 자중계발(自衆啓發)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인생 전략
2막
직장인을 위한 자중계발 연극
우리가 회사에서 연극으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들
디브리핑 - 무대 위의 나를 무대 밖의 나로
3막
88만 원 세대를 위한 자중계발 연극
다 함께 배우라
디브리핑 - 노조 2.0과 위대한 전환
4막
세계화 시대의 자중계발 연극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문화의 힘
프로덕션Production - 우리 인생 최고의 연기
디브리핑 - 위대한 악역을 즐겨라
5막
자영업자를 위한 자중계발 연극
마음의 노숙자, 창업하다
디브리핑 - 다 함께 밥을 먹자
6막
우리 가족을 위한 자중계발 연극
사자는 자식을 벼랑에 던지지 않는다
디브리핑 - 돈의 얼굴, 인간의 얼굴
에필로그 - 삶의 가면
연극교육 프로그램 관련 정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래서 1주일 뒤에 내가 이곳에 있다.
고민 끝에 무슨 점집이 1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느냐고 투덜대면서도 전화로 예약을 했으며 마침내 여기《책 읽는 고양이》라는 이름의 수상하고 불온한 어질러진 책들의 난장판 속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이다. 주변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가능한 한 다른 사람들과 눈이 마주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은 피하려고 애쓰면서, 대기석의 다른 사람들이 어떤 사정으로 이곳에 왔는지 관찰하려고 했다. 부디 나보다 그들의 사정이 좀 더 비참하고 딱한 것이기를 진심으로 갈구하는 상대적 안도감을 꿈꾸면서. 엉? 어럽쇼 다들 뭐하는 짓이야?
세상은 돈이 지배한다. 이게 우리 폭군 아버지의 삶의 모토였고 살아보니 이젠 나의 모토가 되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기쁘다고 할 수 없지만, 묘한 후련한 기분은 들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다. 연극 동아리의 동기나 후배들도 내가 그냥 연극이 싫어져서 월급쟁이 인생을 선택했다고 생각할 뿐. 나는 연극의 길로 가는 후배들한테는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살라고 언제나 호기롭게 응원하는 잘난 선배였으니까. 동아리 후배들 중에 아직도 연극을 생업으로 붙잡고 있는, 아니 붙잡혀 있는 이들을 만날 때 내 기분은 안쓰러움과 묘한 우월감으로 구축되어 있다. 아주 소수의 배우들만 주목을 받으며, 대다수의 연극업 종사자들은 비참할 정도로 가난하다. 그들은 자신이 속한 극단의 배우이며, 극단주이며, 마케터로 열심히 일을 하지만 가난이 더 열심히 일한다. 전형적인 워킹푸어다. 나는 저런 길로 가지 않았다는 후회는 1년에 두 번, 동아리 선후배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을 때나 가끔 기습해 왔다. 나는 이제는 안도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누구에게도 고백한 적 없는 내면의 깊은 상처를 점쟁이가 끄집어낸 것이다.
“10퍼센트의 잘난 놈들이 성공하는 이유는 짜증나게도 그놈들이 지독한 편집증이 있기 때문이야.”
“네?”
진짜 맥 빠지는 소리다.
“거짓말이 아니야. 10퍼센트의 잘난 놈들은 원래 경쟁을 이겨내는 힘을 가지고 태어났어. 그 재능은 바로 혼자서도 그냥 성공하는 편집증적인 재능이야. 그건 매우 고립적이고 독립적인 재능이라네. 사실 그들한테 방법론의 종류 따위는 상관없어. 그놈들은 남이 필요 없어. 그놈들은 남이 뭐라고 하건, 환경이 어떻든, 자기 자신을 편집증적으로 몰아붙이는 재능이 있어. 그래서 방법론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 가령, 인사를 잘하면 성공한다는 방법론이 있다고 치자. 그럼 이놈들은 남이 인사를 받든 안 받든 죽어라고 인사만 해. 정말 인사에서는 세계 넘버원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인사를 해. 그래서 성공해 버려. 설령 지금은 지니고 있는 것이 쓸모없어 보이는 방법론이라도 집중해서 뚫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힘이 있어. 그건 하늘이 준 재능이라고. 그러나 평범한 보통 사람들은 유감스럽게도 그런 재능이 아예 없어. 그건 노력해서 생기는게 아니야. 그런데 하늘은, 어쩌면 신은, 또는 자연은 80퍼센트에 해당하는 평범한 사람에게 혼자 알아서 미친 듯이 편집증적인 몰입을 하면 성공하는 재능, 즉 자기 계발을 하면 성공할 수 있는 재능을 주지 않았어. 이게 진실이야. 그런데 그동안 80퍼센트의 보통 사람들은 속아 버린 거야. 10퍼센트나 되는 인간들만 성공할 수 있는 자기 계발의 방식에 홀딱 넘어간 거지. 아주 천재적인 녀석 하나가 우연히 자기 몸에 딱 맞는 방법론을 찾아냈다고 치자고. 그 녀석이 다른 사람이 주목할 만큼의 성공을 해 버려. 그럼 그걸로 같이 돈을 벌어 보자고 하는 세력들이 모여들지. 출판업계라든가 미디어라든가. 그래서 그 녀석의 방법론을 무슨 법칙이니 뭐니 해서 책이나 강연 같은 콘텐츠로 만들어. 그리고 그걸로 보통 사람들에게 알려 줘. 그럼 보통 사람들은 그걸 따라 해. 그러나 실패해 버려. 그러면서 좌절해. 아, 이게 아닌가 보다! 그런데 이 방법론으로 성공한 사람이 있으니, 방법론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의지박약이어서 이런 거라고 자포자기해 버린다고. 웃기잖아? 여자가 임신했다고 남자가 따라 임신하겠다고 설치는 꼴이야. 원래 10퍼센트 인간들이 지닌 성공의 재능도 없었으면서, 그들의 방법론만 따라 해서 성공하겠다고 믿는 건 미국 프로농구 선수 운동화를 신으면 그들처럼 농구를 잘할 거라고 믿는 식의 화물숭배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