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바그너

지난 2005년 가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한국의 오페라 팬들은
설레는 가슴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어요.
매표소에 길게 늘어선 줄만 봐도 그 사실을 알 수 있었지요.
“아, 이게 꿈이야 생시야.
내 눈으로 직접 [니벨룽의 반지]를 보게 되다니!”
그것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작품으로
공연하기 어렵다고 소문이 자자한 오페라였어요.

“네가 꼭 보고 싶은 작품이라고 해서 따라오긴 했는데,
이 오페라가 그렇게 대단해?”
[니벨룽의 반지]를 잘 모르는 관객이 친구에게 물었어요.
“그럼, 긴 공연 시간만 해도 깜짝 놀랄 만하지.
무려 16시간이나 되는걸.”
“으악! 그게 정말이야?”
“공연이 오늘 하루로 끝나는 게 아니야. 4일 동안 계속된다고.
어디 그뿐인가. 출연자들을 포함해 이 작품에 참여하는 사람도
300명이 넘지. 무대를 꾸미는 장비 무게도 13톤에 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