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론/비평/역사
· ISBN : 9788993976519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서문 (다카다 겐조)
프롤로그
LOOK AT ME… 마카담식 포장 도로
당신은 여기 있습니다
주관심사
네온이 떠오르는 나라에서
시부야의 영혼
정글 잽
완전한 공허
하치코
출근길 지하철
달걀로 만든다고?
스타워즈?
LOOK AT ME… 쇼핑 중독자
청바지를 바꿔 입는 나의 왕국
일상적으로 변해버린 명품
새로운 피
서서히 빠져드는 열광
스트로베리 크레페
일요일의 시작
메이드 인 재팬
룩 앳 미
LOOK AT ME… 동양에서 서양으로
한번 보다는 두 번
기모노 키니
신을 수 있는 스시
사쿠라 매니아
자연의 한 모퉁이에서
LOOK AT ME… 늦게까지
퇴근길 지하철
사케는 좋다
콤비니
보이지 않는 발톱들
돌아다니라, 볼 것이 많으니까
이 단어들처럼
어휘
감사의 말
책속에서
"혹시 알아차렸는가? 몇몇의 일본 만화를 대충 훑어보면,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자신들은 큰 키에 마른 몸, 긴 금발 혹은 밝은 밤색 머리에 콧구멍이 없는 뾰족한 코, 넓은 미간의 엄청나게 큰 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즉, 그들의 이상적인 모습은 완전히 서양화되어 있으며, 그렇게 일본인들이 서양화에 깊이 빠져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와는 반대로, 유럽의 그림에서 보면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아주 작은 키에 짧은 다리에다 노르스름한 피부, 햄스터같이 톡 튀어나온 두 앞니, 그리고 저금통 구멍 같은 눈을 가지고 있다!"
"음악이나 댄스 페스티벌을 즐기는 사람들과 달리 그녀들의 표정은 그저 페스티벌 깃발을 들고 지루해하는 사람처럼 뾰로통하다. 이번 주가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남은 힘이 없는 건가? 무기력하고 약해 보이는 것이 과하게 꾸민 변명거리라도 되나? 아니면 반항적인 태도인가?
그녀들의 옷 색깔은 눈에 아리도록 선명하게 꽂히지만 햇빛 아래에서 그녀들은 무릎을 꿇고 시들어간다. 부서지기 쉬운 몸을 조개껍데기로 덮고 있는 소라게 같다. 지금 이들은 도로를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월요일 아침부터 소녀들은 다시 교복을 정성스레 차려 입고서 선생님께
깍듯이 인사드릴 것이다. 힘 없이 두 줄로 서서."
"모든 호텔은 당신에게 두 가지의 아침 식사를 선택하게 해놓는다. 서양식 혹은 일본식 식사 중에 고를 수 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는 하루를 커피 한잔과 크로아상 그리고 바게트 한 조각으로 시작하거나 혹은 쌀과 생선, 두부 그리고 미소 수프를 먹을 수 있다는 말이다. 뷔페에서 먹은 싶은 음식을 뒤적이듯이 당신은 일본인들이 모든 것에 옵션을 달아 놓은 것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왜 하나로 그치지 않을까? 두 가지를 접붙이는 데 선수인 그들은 이탈리안 스파게티에 김을 뿌리거나 스시 만들때 쓰는 마요네즈를 뿌려서 먹는다. 오리너구리는 분명 일본 실험실에서 빠져 나온 동물이리라!"
"작은 그릇에 담겨 나온 훌륭한 요리는 봄을 떠올리게 한다. 이 그릇 속에서 온 세상은 브로콜리와 파슬리 나무들, 새우 산과 무 골짜기를 지나서 평화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내 시선은 이 소우주를 산책하고, 이 풍경 속에서 여행하고, 이 반짝이는 그릇 속에 풍덩 빠져든다. 시골에서 산책하다 나뭇가지를 부러뜨릴 때처럼 나는 잠시 이 결을 가로질러 자른 나무, 헤어져야 하는 샴 쌍둥이 같은 이 나무젓가락을 붙잡길 망설인다. 바깥 날씨가 궂어도 나는 고요한 아침의 부드러운 햇살에 젖어 들고, 유백색의 밝은 유리는 변함없이 빛을 발산한다. 나는 더 이상 현실과 가상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오늘 도쿄에는 비가 오지만, 내 그릇 위에 봄이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