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역사동화
· ISBN : 9788994136424
· 쪽수 : 183쪽
목차
잃어버린 동생
아이를 잡아먹는 마법 상자
마법 상자의 정체
칠실파려안의 비밀
촬영국에서 보낸 행복한 나날
반역죄의 누명을 쓰다
임금님을 촬영한 날
갑신정변의 회오리
약속을 지킨 황태자
부록 활철의 사진 학교
리뷰
책속에서
나는 계봉이의 이마를 짚어 봤다. 열이 펄펄 끓었다. 그런데도 계봉이는 부들부들 소리가 날 정도로 몸을 떨었다.
“만두 한번 배불리 먹어 봤으면…….”
계봉이는 눈을 가물거리며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내 이름은 길삼식, 내 동생은 길계봉. 우리는 열두 살이다. 우리는 청계천 근처의 땅굴에서 산다. 아주 오래전, 청계천 바닥에서 퍼 올린 흙을 산더미처럼 쌓아 두었더니 거지들이 그곳에 땅굴을 파고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를 땅거지라고 부른다.
“계봉아, 정신 차려! 정신을 잃으면 안 돼!”
난 계봉이를 흔들어 깨웠다. 깨진 바가지에 물을 담아 와 먹였다. 먹을 거라곤 물밖에 없었다.
“놀랍구나! 빛으로 그림을 다 그리다니! 나도 너처럼 사진을 배우고 싶구나!”
세자 마마는 사진기의 유리판으로 풍경을 들여다보면서 눈을 뗄 줄 몰랐다. 나는 신이 나서 세자 마마 옆에서 이런저런 사진의 원리를 설명해 주었다. 그럴 때마다 세자 마마는 “옳다구나! 옳지! 바로 그거로구나!” 하면서 놀라워했다.
“나도 반드시 사진 기술을 익힐 거야. 돌아가는 길에 네가 일하는 촬영국 위치를 내시에게 알려 주고 가거라. 내가 다음에 찾아갈 테다.”
“예, 언제든지 오십시오.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나는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올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자꾸 궁궐을 뒤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