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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5124598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9-01-21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잃어버린 기억들/꼼장어/낯선만남/서울행/성폭행/동거생활/방황/미스코리아선발대회/하얀매미/낙선/운명/동행/이별/재회/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미리 손질되어 유리판 속에 있던 꼼장어를 꺼내 불판 위에 올려놓자 그것은 지글거리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치 아직까지 숨이 붙어 있었던 것처럼 거세게 반항하듯 꿈틀거렸다. 시간이 갈수록 꼼장어의 반항은 점점 힘을 잃어가는 듯 그 움직임이 차츰 느려지면서 조금씩 누렇게 익어갔다. 채연은 익어 가는 꼼장어 모습을 넋을 빼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모델이란 모델 이전에 얼마나 자신이 열정을 갖고 일을 할 것인가부터 결정을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단순히 외모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외모와 심성과 대인관계 등,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기본적으로 골고루 갖추어져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모델은 남의 옷을 입어서 잘 어울려야 하고 그것으로 인해 일반 대중들에게 구매 의욕을 돋울 수 있는 흡입력 또한 필요하다. 디자이너가 창조해 놓은 옷을 입음으로 비로소 옷의 예술은 시작되고 단순히 입는 즐거움이 아닌 옷마다 지닌 특유의 의미가 담긴 예술을 승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모델이 할 일이다.
매미는 3년이란 긴 세월동안 땅속에 파묻혀 굼벵이란 애벌레로 살다가 어렵게 세상에 나와서 단 일주일만 살다가 죽는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동안 늘 새로운 이슬을 찾기 위해 이 나무 저 나무를 전전하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바로 매미이다. 인간의 시간으로는 짧은 시간에 불과한 일주일을 살기 위해서 3년이란 긴 세월을 땅 속에서 견디어야 하는 매미에게는 일주일 동안의 땅 속 밖 시간은 얼마나 소중하겠는가. 그 짧은 시간동안 자신의 후세대를 잉태하게 하고, 그것들이 또 땅속에서 3년의 세월동안 견디게 해야 하니 이 어찌 소중한 시간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