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브라함 3

제1부 나무 그늘 아래서 (창18장)
느긋한
버선발로 뛰어나가
소매 끝 부여잡고서
병든 잔치집
무당의 말씀 하나님의 말
할일을 하지 못하니
희미한 웃음
늙어 오히려 청청함은
너 때문이야
기쁜 날 두려워함은
반쪽 사랑
지붕도 고치고 문짝도 새로 달지만
하나님 실수하시는 거예요
뭐가 달라서
어허 저런 당돌한
꼬리를 내려
불난 밭에 메뚜기 뛰듯
한번만 더

제2부 소돔의 아침(창19장)
소돔의 성문 앞에서
식탁이 왜 이 모양이지?
내 집에 온 손님인데
위기 앞에서
어허, 이게 아닌데
법관? 웃기고 있네
헛수고였어
사자가 나타났어요
도적처럼
무슨 그런 농담을
왜 이 난리야?
잡은 손을 놓고서
왜 못가?
작은 성
한 사람이 없어서
아침에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고민은 했지만
엉뚱한 곳에 닻을 내린
이를 어째
눈을 내리깔고 보지만
시궁창 같음에도

제3부 아닌 밤중에 홍두깨(창20장)
깨끗이 허물고 난 후에
또 다시 부르는 이름 '사라여'
이 개가 짖으니 저 개도 짖는구나
하늘과 땅 만큼이나 큰 이 차이를
혹시 개꿈은 아닐까?
두 번 죽이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기에
거짓인데도 거짓이 아닌 것
어디 이만한 여자 없소?
나는 이미 내가 아닌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