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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88996158875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0-03-02
책 소개
목차
추천사
들어가는 말
1장 단절의 벽을 넘어
- 왕따가 되어주마
- 양아치와 이불공주
2장 홀로서기
- 아무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
- 신도시 키드의 독립시도기
- 괴담을 넘어 살아가기
- [포토에세이] 괜한 걱정
3장 처음 만나는 노동
- 나의 알바기
- 친구야, 우리 과외하지 말자
- 앨리스가 레드퀸에게
4장 무례한 꿈
- 취업준비생, 괴물도 낙오자도 되지 않기 위해
- 나도 사치스럽게 살련다
- 특목고 입시 실패기
- [정책비평] 개천과 용에 대한 우울한 오마주
5장 타인의 삶
- 개론(犬論) 정치는 가라
- 엄마와 딸, 여자로 만나다
- 멘토가 해야 할 일
- 사랑해본 적 있나요?
6장 들어라, 대한민국
- 복지에 딴지걸기
- 인도를 여행하는 배낭여행객을 위한 국제정치론
- 이중국적으로 살아가기
- [정책비평] 루머의 기원
7장 죽은 지식인의 사회
- 촛불은 왜 횃불이 되지 못했나
- 원생 블루스
- 엄마의 글쓰기
- [20대의 책읽기] 기로에 선 지식인
8장 개미야 놀자
- 우리의 놀이는 비싸다
- 더 많이 방랑해도 괜찮아
- 놀이의 재탄생
- [20대의 책읽기] 두 가지 시선으로 잉여 읽기
후기 게임을 끝내는 방법
리뷰
책속에서
20대의 절반이 지나간 사람들이 보기에 세상은 마냥 장밋빛이지는 않다. 졸업, 취업 등과 같은 현실적 문제와 본격적으로 대면해야 한다. 꿈을 포기해야 하는 때도 많아지면서,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렇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반항 어린 시선으로 보기만 했던 부모님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그들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우리에게 20대 전반기의 삶이란 이처럼 단순하지 않다. 88만원 혹은 그 밖의 표상들은 이 무렵의 20대가 갖는 삶에 대한 불안과 다른 세대에 대한 공감을 동시에 담아낼 수 없다. 이 글들은 여태 틀 바깥에 머물러 있느라 그동안 표현되지 않았던 20대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들어가는 말〉)
사회라는 게 뭔지 알기도 전부터 경제는 항상 어려웠고 세상은 언제나 살기 힘든 곳이었다. 1998년에 초등학교 6학년들은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다. 수요와 공급이 뭔지조차 몰랐지만 IMF라는 용어를 지겹도록 듣게 되었다. 굳이 뉴스를 보지 않아도 내가 사는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지하철 좌석의 대부분을 중년 아저씨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그 아저씨들은 하루 온종일 지하철을 탔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발랄한 꿈보다 적어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아야 한다는 불안감을 더 먼저 마주했다. 무엇을 선택하든 절망적인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십대를 보냈다.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토닥거려주는 사람을 만나기는 힘들었다. 이십대가 처음으로 목격한 사회는 누군가는 낙오되어야만 하는 고통스럽고 목마른 곳이었다.
(〈왕따가 되어주마〉)
명절마다 시골에 갈 때면 어르신들 옛날이야기 속에 개똥이, 범석이 형은 어떻게 됐노, 그 놈들 베트남 가서 죽었잖아, 그 땐 돈 받고 팔려간 마을 청년들이 마을 마다 몇씩 꼭 있었쟤, 그런 이야기를 한다. 나라를 위해 지원했단 얘긴 안하고 돈을 참 많이 줬었단 얘기만 한다. 친척들 가운데 한 분은 자기 아들을 이라크에 파병 보낸 이야기를 한다. 1년만 거서 꼬박 일하면 영국에 어학연수 갈 돈이 나온다 하는데 안 보낼 재간이 있나, 지가 벌어 가는 게 아니면 어학연수는 도저히 못 보내줄 집안 형편인데, 한다. 이라크에서 총을 든 대가로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방식으로 우리는 국제화 되고 세계화 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인도를 여행하는 배낭여행객을 위한 국제정치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