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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요리/살림 > 음식 이야기
· ISBN : 9788996299981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이 책에 대하여 6
여는 글. 먹고 사는 즐거움 14
제1장. 제 때 만나야 맛있다
봄이 부른다 | 주꾸미 20
가난한 선비의 호사스러운 입맛 | 청어 과메기 23
<예 교수의 노트> 법성포에서 말리면 영광굴비? 27
화해의 음식 | 탕평채 28
수라상에 오르던 시절이 그립구나 | 웅어 31
오월에 잡은 밴댕이, 농어하고도 안 바꾼다 | 밴댕이 34
소나무의 정기가 배어 있는 가을의 그것 | 송이 37
허리 굽은 새우가 노인의 굽은 허리를 곧게 펴준다 | 대하 40
서민들의 보양식 | 추탕o추어탕 43
<예 교수의 노트> 미꾸라지털레기 47
물메기의 벼락출세 | 물메기 48
<예 교수의 노트> 곰치국 51
가히 그 맛이 죽음과 바꿀 만하오 | 복어 52
게 뚜껑에 밥 쓱쓱 비비면 | 대게 55
<예 교수의 노트> 봄은 암게, 가을은 수게 59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봉사의 생선을 말하다 | 대구 60
카사노바와 클레오파트라 | 굴 63
<예 교수의 노트>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 67
"향기가 입에 가득하여 3일 동안 가시지 않는다"는 어느 죽의 전설 | 방풍죽 68
<번외 이야기> 어느 요리사와의 오래된 인연 72
제2장. 음식의 자격
전라도 음식의 진수 | 가족회관 76
<예 교수의 노트> 고슬고슬 쌀밥 79
일본에 소바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냉면이 있다 | 벽제갈비 80
<예 교수의 노트> 냉면의 지존, 순면 83
우직한 주방장의 손맛 | 목란 84
<예 교수의 노트> 곰보할머니가 만든 두부요리 87
빈대떡의 지존, 백발 성성한 주방 | 한성칼국수 88
<예 교수의 노트> 칼국수: 하늘하늘 손칼국수 / 팥칼국수 91
먹다가 정분날라, 낭만의 어복쟁반 | 대림정 93
전통의 일식집, 회덮밥의 전설 | 북창동 미조리 96
푸아그라 뺨치는 곤이내장 | 연지동태국 99
침착하고 끈질긴 의인의 요리신화 | 명동돈가스 102
<예 교수의 노트> 돈가스의 탄생 105
흑돼지 샤브샤브, 비법의 맛 | 북창동 꺼멍도새기 106
씹을 틈도 주지 않고 사르르 녹는 느낌 | 미우미우 109
<번외 이야기> 서울에도 갈만한 식당이 꽤 된다 112
제3장. 오래된 집, 오래된 맛
비행기 타고 복국 먹으러 온다네 | 부산 구포집 118
제철음식의 왕자를 맛볼 수 있는 시장 밥집 | 통영 분소식당 121
한상 떡 벌어지게 차려다 주는 옛날식 한정식 집 | 순천 대원식당 124
갖가지 제철 생선과 함께 '궁극의 맛'을 볼 수 있는 곳 | 잠원동 진동횟집 127
귀한 민어를 싼값에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집 | 인천 화선횟집 130
<예 교수의 노트> 으뜸 복달임 음식 민어탕 133
어죽 한 그릇 | 남애항 대포횟집 134
평양 분점도 문전성시를 이루리라 | 평양면옥 137
<예 교수의 노트> 냉면이야기: 진주냉면 / 함흥냉면 140
나만의 특특곰탕 주문법 | 하동관 142
<예 교수의 노트> 꼬리곰탕 145
'단출한 모양새, 간단치 않은 맛'의 밀크 팥빙수 | 밀탑 146
<번외 이야기> 음식과 경제 150
제 4장. 그들의 테이블
실력과 정성, 귀한 재료의 예술 | 오키친 156
<예 교수의 노트> 브런치와 섹스앤더시티의 상관관계 159
해산물 파스타, 시칠리아의 그 맛 | 그란구스또 160
<예 교수의 노트>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의 설 163
그 안엔 언제나 새로운 요리 | 그 안에 맛있는 이탈리안 164
이탈리아의 시골 식당 | 폴 167
음식과 와인의 그럴싸한 궁합 | 몰토 170
이보다 더 다양한 초밥이 있을까 | 기꾸 173
<예 교수의 노트> 세계인의 미각을 사로잡는 초밥 177
명인 초밥 요리사와의 만남 | 기요미즈 178
일본식 소바의 자존심 | 오무라안 181
<예 교수의 노트> 소바리에? 185
인도의 정취 | 달 186
<번외 이야기> 와인과 나의 연애기 190
닫는 글. 한 끼의 의미 192
<부록> 뉴욕에서 만난 열두 셰프의 경영 마인드 194
리뷰
책속에서
서민들의 보양식 | 추탕o추어탕 中에서
추어탕은 서민들의 보양식이었다. 미꾸라지는 긴 겨울잠을 자는 습성이 있어 가을에는 겨울을 날 영양분을 몸에 비축한다. 그래서 가을 미꾸라지는 자양분 덩어리 그 자체이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가을이 되면 어머니들은 논이나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식구들에게 원기를 불어넣었다.워낙에 흔한 서민음식이라 그런지 조선의 수많은 요리서에도 추어탕 끓이는 법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소를 도살하고 판매하던 반인泮人들의 별식이었다"는 '추두부탕'鰍豆腐湯에 대한 설명이 조선 후기에 편찬된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나와 있는 정도이고 역시 그 무렵 청계천 주변의 걸인 조직인 '꼭지'들이 끓여 먹고 팔기도 하던 추어탕이 유명했다는 기록이 전해질 뿐이다.
추어탕은 다양하다. 미꾸리로도 끓이고 미꾸라지로도 끓인다. 그러나 요즘 미꾸리 추어탕은 구경하기가 힘들다. 자연산 미꾸리가 귀해진 것은 물론, 양식하는 데도 미꾸라지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려 양식업자들이 외면하기 때문이다. 끓이는 방식도 지역마다 다르다. 크게 보면 서울식 추탕과 남도식 추어탕으로 나뉜다. 서울식 추탕은 미꾸라지를 통째 넣어 끓이고 남도식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삶아 갈아 넣는다는 점이 기본적
으로 다르다. 그러나 요즘은 서울식 추탕집들도 손님의 기호에 따라 갈아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구분이 모호해졌다. 그러나 육수를 내는 방식은 여전히 다르다. 추탕은 사골과 양지머리, 곱창 등으로 국물을 우려 유부, 두부, 버섯, 호박, 대파, 양파 등을 넣고 끓이다 산 미꾸라지를 넣어 끓인다. 서울식 추탕은 얼큰한 것이 육개장과 흡사하다.
카사노바와 클레오파트라 | 굴 中에서
시저나 나폴레옹은 물론 문호 발자크와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에 이르기까지 앉은자리에서 생굴을 수백 개씩 먹어치웠다는 굴 애호가들의 전설은 수없이 많다. 카사노바는 아침마다 생굴을 50개씩 먹고 연인과 사랑을 나누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이다.
굴은 여성에게도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굴에는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성분과 비타민 에이A가 풍부하게 함유돼 살결을 희고 곱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클레오파트라도 굴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하긴 우리나라에도 '배 타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은 하얗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고 <동의보감>에도 '굴은 향미香味가 있고 보익補益하며 피부를 아름답게 하고 안색을 좋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고려도경>에도 서민들이 많이 먹는 수산물로 기술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굴은 우리나라에서도 옛날부터 먹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