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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6347484
· 쪽수 : 91쪽
· 출판일 : 2016-01-21
책 소개
목차
제 1 장
손톱
벼
아침햇살
빈 병
마른 오징어
늙은 시
해진 구두
편지
경포호수에서
오래 되었다
새집
빵점
부부싸움
제 2 장
양떼 목장
하나님의 눈물
쉬
그리움
홍시
궁금증
사당역 5번 출구
풀벌레 울음소리
국수 한 그릇
전화 한 통
어머니의 몫
나도 남자인가 봐
빨래
가짜 울음도 사람을 눈물 나게 한다
발자국 유물
겨울, 수도원
수상한 하룻밤
사람이 한 일
포장마차 아저씨가 되고 싶다
시인의 반성
새해
부부
반성
도랑
프로방스
비듬
제 4 장
아침
배추밭
성묘
나지막하게
산
나무와 새
나무의 길
볕뉘
들꽃
맹물을 삶다
그대에게 가는 길
커피 물 끓이기
간이역
제 5 장
저녁
소낭구
풀을 뽑으며
깨진 소주병
최은집은 없는가
보일러 끄고 가
몽당연필
하마터면
둥근 밥상
정선 가는 길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버지의 밭
밭 한 뙤기 가져보지 못한 아버지는
주름 깊은 얼굴이
아버지의 밭이었다
평생 변변한 직장이 없던 아버지는
주름진 얼굴이 아버지의 일터였다.
아버지의 깊은 주름 골짜기로
비가 내리고 이끼가 돋고
눈이 쌓였다 녹아서
얼굴 가득 검버섯이 피었다.
깊어진 주름살 밑으로는
눈물의 강이 숨어서 흘러
그 강에 손을 씻고 돌아오시는
아버지에게서는 늘 눈물 냄새가 났다.
아버지는 저녁마다
이제 막 돋아나는 별 한 짐을
지게에 가득 지고 오셔서
마당에 탁 내려놓으시면
그때, 어둔 하늘 가득히 별이 솟았고
나는 그런 밤하늘의 폭죽을
오래 구경하곤 하였다.
아버지의 밭에서는
콩을 심으면 콩이 자랐고
팥을 심으면 팥이 자랐다
심은 대로 거둬들이는
아버지의 얼굴에서
내가 자랐다
2009 출간 시집 <아버지의 밭> 전문
포장마차 아저씨가 되고 싶다
나는 포장마차 체질이다
쉰 살이 넘으면서 더 확실해졌다
근사한 식당이나 카페보다도
곧 없어질 것 같은 포장마차가 좋다
장사를 하더라도 슈퍼마켓 사장님보다
포장마차 아저씨가 되고 싶다
진열된 상품보다는
따뜻하게 데운 오뎅 국물을
속터지게 느릿느릿 팔고 싶다
눈 내리는 겨울밤
인적 끊긴 가로등 아래
커다란 등불 같은 포장마차 하나 매달아 놓고
아내의 지퍼를 처음 내릴 때
그 설렘과
그 서투름으로
포장마차 아저씨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