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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88996870906
· 쪽수 : 332쪽
책 소개
목차
조사계 24시
경찰서엔 상 받으러도 가지 마라?
골치 아픈 애인도 떼어줍니다
공연음란에 해당한다
사랑에 빠졌어요
낌새에서 고소까지
아내의 육감
감자탕과 오리발
네 남편 가라사대
심 반장의 뒤집기 한판승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누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가
유지무죄(有知無罪) 무지유죄(無知有罪)
네 집 비상
콘돔 세 개가 남긴 상처
난, 엄마를 이해해
벼룩에게도 낯짝은 있다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고 했는데
6개월 넘지 않았다
베일 속의 진실
‘이혼되지 않은’ 이혼한 여자
고소하면, 자동 이혼 되나요?
‘너 죽고 나 살기’, ‘나 죽고 너 살기’
‘종용’과 ‘유서’
간통허가장
‘씨받이’와 ‘씨내리’
제 버릇 개 주남?
시집에서도 허용한 며느리의 간통
‘크리넥스’와 ‘쓰레기’의 차이에 대한 보고서
보고서 작성에 임하여
‘크리넥스’에 대한 보고
‘쓰레기’에 대한 보고
보고서 작성을 끝내며
더 이상 감출 게 없다
난, 참 ‘뚜껑’ 덕에 살았군요
질긴 건 나일론뿐만이 아니랍니다
두 개인 것 또한, 콧구멍뿐만도 아니더이다
너무 커서 슬픈 사연
눈물은 눈물대로, 콧물은 콧물대로
1대5의 간통 일지
‘간’나와라 뚝딱, ‘통’ 나와라 뚝딱
‘쭈쭈바’ 사건이라고 해
카메라에 찍힌 무혐의
닥터봉의 체외사정
차라리 잘됐지 뭘!
‘샛밥’과 ‘바깥밥’
‘샛밥’ 좋아하다 쪽박 찬 여자
‘설마?’의 공동묘지에 ‘그럴 리가!’란 없다
간부(姦夫)를 침투시키다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
목차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 경찰이 쓰는 수사용어 중에 ‘증거는 없어도 수법은 남아 있다’는 말이 있다. 범죄의 현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간통의 현장은 미상불 은밀한 외부, 즉 가정 밖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가정에서조차 증거가 아닌 수법을 찾으려 든다면 그건 낭패다.간통 사건을 다루다 보면 자주 느끼는 것인데, 여성은 예의 그 육감이라는 것이 낌새 포착의 결정적인 요인일 때가 잦다. 남편의 입장에서야 미치고 팔짝 뛸 ‘아내의 육감’이겠지만 그걸 어쩌겠는가. 혹시 그런 부부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혼외정사를 호시탐탐 꿈꾸는(?) 불순한 남편들에게 조물주가 내린 천적일지도 모른다. 남성의 경우는 다르다.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육감보다는 논리와 기동력에 의해 낌새를 포착하는 모양이다.
아내들은 남편의 배신을 눈치채고 나면 분노도 분노이지만 오히려 갈등과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모른 체 넘어갈 것인가, 증거를 잡아 혼쭐을 낼 것인가, 간통죄로 쇠고랑 채우고 결혼생활을 아예 끝장내버릴 것인가 등이 고민거리가 된다. 그래서인지 간통 고소에 대한 전화 상담이나 방문 상담에서 아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증거 확보와 자동 이혼 문제들이다. 다시 말해 어떤 것이 간통 사실의 명확한 증거가 되며 어떻게 현장을 잡아야 할 것인가와 간통으로 고소하려면 꼭 이혼해야 하거나 자동 이혼이 되는가 하는 문제들을 상담해온다는 얘기다. 그런데 남편들은 이 점에서도 아내들과 사뭇 다르다. 그들은 아내의 부정을 눈치챘을 때 십중팔구 분노의 감정에 휩싸여버리는데, 그래서인지 상담에서도 이미 이혼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위자료나 양육권 문제 등이 주로 거론된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남편의 간통에는 관대하고 아내의 그것엔 험악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K가 주는 느낌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보다 더 단단하고 옹골차 보이면서도, 어느 순간 흠뻑 젖어버릴 것 같은 물기가 가득 배어 있는 듯했다. 그녀는 갑자기 허기를 느꼈다. 빈혈 같은 현기증이 엄습해왔다. 목이 말랐다. 담배를 피워 물자 갈증은 더해왔다. 그녀는 술이 마시고 싶어졌다. 뜬금없이, 학창시절에 읽었던 <별들의 고향>이라는 소설의 여자주인공 경아가 떠올랐다. 그녀가 좋아했던 초록 빛깔의 페퍼민트 칵테일이 하얀 테이블보에 받쳐져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 알싸한 박하 향이 코끝에 잡혔다. 순간 그녀는 환영처럼 호텔의 네온사인을 보았고 그곳을 향해 핸들을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