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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7386666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3-10-07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프로타쥬 12
늪을 나는 새 13
포커페이스 15
그림자 도둑 17
색청色聽 19
슬픈 왈츠 21
흉터 속으로 23
봄이 운다 25
겨울 숲에서 듣다 27
달빛 29
겸손한 흉터 30
서 있는 동굴 31
보이지 않는 제목 33
2부
그린란드 보고서 36
가짜 정원사 38
테리가타 40
소셜 라이트 41
책갈피 속의 종이인형 43
허밍 45
해리성 기억상실증 47
스톡홀름 신드롬 49
무드셀라증후군 51
스마일마스크증후군 53
데칼코마니증후군 54
올무증후군 56
고흐증후군 58
구름과 거품으로 지은 60
3부
Holiday 64
블랙 66
중력을 빌려 주세요 67
하루살이에게 68
숨꽃 70
전전긍긍 71
카르멘의 노래 73
알리바이가 필요한 남자 75
하얀 홍어 76
화려한 멍에 77
발 없는 새 78
버찌 80
4부
시치미 품다 84
두 개의 달이 뜨는 저녁 85
감포 87
별의 뒷모습 88
지두화 90
그러는 사이 92
탱고의 역사 94
쎄라티데 96
다케이 98
11월 100
바람의 내부에서 101
해변의 묘지를 지나며 103
해설너로부터, 세계로부터 투명해지는 나는이승희 106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린란드 보고서
입술이 떨어져 발등에 툭,
태양이 끝나는 곳 얼어붙은 땅에서
숨겨둔 자식의 이름
스노우 스노우
말하는 동물의 언어 뜨겁지 못해 차가운 피
굳게 닫혔던 응고된 말들을 꺼내려고
불안한 발음으로 당신을 부른다
날카로운 따뜻함으로 웃음을 베면
흰빛으로 가득했던 심연은 흐르고 흘러
눈을 가리는 흑야
당신에게서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때
그 고백은 단지 미래의 크레바스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던
그때 본 별은 지워진 얼굴처럼 흘러내린다
아주 높고 깊은 곳까지
돌이킬 수 없는 기대 할 수 없는 반전의 반전
하얀 묵시록의 절대공간
당신의 모든 것은 날씨에 맡겨야 하리*
당신 심장이 세상 끝으로 투둑,
* 그린란드 속담
봄이 운다
봄이 운다
4월 곰배령에 폭설이 내린다
수줍고 담담한 신부들 같다
무거운 배낭에 털 신발을 신고
마음속 진동을 옮겨 놓은 눈의 두터운 갈피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흰 계단을 밟아 오르며
엉거주춤 봄이라고 우기는데 바람이 마른 풀을 스친다
마침내 거대한 백색 바리케이드가 사라지면
흩어지는 입김 사이로 희미한 연둣빛 비린내에
누구라도 눈물 날 텐데
당신은 환절기 알레르기처럼 자주 잊으며 운다
山은 오르고 嶺은 넘어야 하는 것을
어쩌다 마음의 발목마저 삐었는지
오르지 않고 겨우 넘어서 당신은 이미 알고 있다
그 누구의 슬픔도 아니라는 것을
여기서 놓아버린 것들을
자신에게 물어보았듯 내게도 물어본 적이 있다
누구에게나 봄이면 울던 곰배령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