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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7423552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7-10-15
책 소개
목차
1부. 찻잔 하나
속이 빈 밑동
어설픈 낚시꾼
봉와직염蜂窩織炎
자리
바람의 몸짓
고픔과 마름
찻잔 하나
빈 가슴
철지나 핀
99팔팔
빙판길을 걸으며
새벽 창밖
2부. 꽃샘추위
칼 구름
컴퓨터 앞에서
땅심
태평이
꿩 몰이
강아지 풀
꽃샘추위
뜨는 해를 보며
백과사전
오래된 화면
설악雪嶽 설雪
개펄걷이
3부. 변환變換의 굴레
녹색 언덕
참새
변환變換의 굴레
얼굴 없는 천사에게
뻐꾸기 송신
비행운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웃는 도깨비
질항아리
까치밥
어떤 기다림
창문
4부. 오동꽃
은방울
철지나 빈
모깃불
오동 꽃
개나리 울타리
공작선인장
고장 난 시계
세월을 만나다.
팬티 하나 달랑 차고
연금 나오는 날
한 형과 담배
나는 뱀이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찻잔의 잔영이 눈앞을 어지럽힌다. 몸뚱이에 금이 갔거나 주둥이에 깨진 자국이 있는 것도 아닌,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찻잔이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는 빈터에 놓여 있는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힌다. - 찻잔 하나
숲은 드넓은 바다였다. 격랑이 지나간 뒤의 물너울이 어떤 거대한 동물의 부드러운 몸짓처럼 숲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것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격정이나 분노를 진정시켜 다독이는 큰 손과 같아 보였다. 덩달아 내 안에도 평온이 깃들기 시작했다.
바람이 부러웠다. 무심하면 무심한 대로, 분노가 치솟으면 치솟는 대로, 마음이 호가분하면 홀가분한 대로, 느끼고 생각한 것을 거리낌 없는 몸짓으로 표현하는 바람이 부러웠다. - 바람의 몸짓
이상기류가 어둠을 몰고 오자 세상은 조금씩 어둠에 싸여갔다. 어둠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법. 약삭빠른 이들은 어둠을 찬양하며 배를 불리거나 세력을 키웠다. 그들은 그 세상이 오래토록 지속되길 바랐다.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고,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당연한 순환의 섭리를 잊고 사는 듯했다. - 꽃샘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