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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옥에서 탈출했다

나는 지옥에서 탈출했다

(단테의 영감으로 쓴 신의 마지막 연민)

폴 틱펜 (지은이), 한 아오스팅 마리아 (옮긴이)
나이테미디어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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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옥에서 탈출했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나는 지옥에서 탈출했다 (단테의 영감으로 쓴 신의 마지막 연민)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가톨릭 > 가톨릭 문학
· ISBN : 9788997672165
· 쪽수 : 430쪽
· 출판일 : 2013-11-25

책 소개

틱펜은 지옥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지옥이 아예 없기를 바라는 위험천만한 생각과 안일한 환상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틱펜은 스텔라 마리스 신앙 문화센터 회장직과 가톨릭 인기 텔레비전 프로그램 ‘가톨릭의 답변’ 편집인이며 베스트셀러를 낸 수상 언론인이다.

목차

나는 지옥에서 탈출했다 6
지옥으로 가는 당신의 여정은 여기서 시작된다 11

1. 지옥으로 떨어지다 19
2. 모든 희망을 버려라 25
3. 지옥의 문 31
4. 무관심, 미지근함 37
5. 죽은 육체, 산 영혼 46
6. 아케론 강을 건너 61
7. 제1서클 76
8. 림보의 호수에 낙태된 아기들이 둥둥 떠 있다 88
9. 지옥의 심판자 악마 프랑켄슈타인 98
10. 제2서클 111
11. 제3서클 120
12. 제4서클 130
13. 탐욕가, 탐식가 133
14. 제5서클 분노의 호수 142
15. 제6서클 152
16. 하느님과 우상숭배 164
17. 피의 강 175
18. 구원의 희망 185
19. 자살한 영혼들이 기둥 속에 영원히 갇혀 있다 193
20. 제7서클 자신과 타 인, 하느님께 폭력 204
21. 지옥의 경찰 214
22. 남색가 223
23. 가혹한 벌, 제리온 233
24. 동성애자 241
25. 제8서클 유혹자, 뚜쟁이 251
26. 똥 260
27. 성직 매매자 270
28. 거짓 예언자 280
29. 지옥의 음모 291
30. 독직, 수회, 횡령, 착취, 부정, 부패 300
31. 위선자 311
32. 도둑질한 자 324
33. 악한 상담자 334
34. 종파 분리론자 343
35. 아버지를 만나다 359
36. 제9서클 372
37. 가족을 배신한 자 382
38. 국가를 배반한 자 391
39. 친구를 배신한 자 400
40. 은인을 배신한 자 415
41. 탈 출 428
옮김이의 글 434

저자소개

폴 틱펜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미국 예일대학 신앙 연구학 수석 졸업, 에머리 대학에서 역사 신학 박사 취득 조지아주 돈스빌 남부 가톨릭 신학대학 교수 역임, 미조리 주립대학 신앙 연구학 교수 역임 텍사스 포트워스 성 토마스대학 신학 교수 역임,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자문위원 역임 수상 경력 베스트셀러 언론인상 수상, 애틀랜터 대학 우드러프 휄로우쉽 수상 저서 :「종말론에 대한 가톨릭의 대답」,「나는 지옥에서 탈출했다」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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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오스팅 마리아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영문과 미국 이민 시카고 한국 순교자 성당 사목회장, 마리아 대사 시카고 성모마리아 센터 설립 삼성산 평화의 기도회 설립 리더, 청주 평화의 기도회 설립 리더, 역곡 평화의 기도회 설립 리더, 메쥬고리아 순례 110회 옮긴 책 : 「하늘에서 내려온 말씀」, 「메쥬고리아와 교회」, 「어린이들이 본 메쥬고리아의 성모마리아」,「우주의 여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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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서문

지옥으로 가는 당신의 여정은 여기서 시작된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좋은 의도로 포장되어 있다는 옛말이 있듯이 지옥에 대한 책을 쓴다는 것도 비슷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아무리 좋은 동기로 썼다 해도 당신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병적으로 인생의 흥을 깨는 사람이나 불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꿈틀대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마치 입으로 불을 뿜는 마술사쯤으로 상상할지 모른다. 이보다 더 나쁜 것은 지옥에 대한 소설을 쓰는 것인데 어떤 이들은 이런 책을 마치 비소설인 것처럼 읽는다.
그들은 이런 책을 한 권의 비유문학으로 보는 대신 저자가 진실이라고 믿는, 숨겨온 사실을 폭로하며 정확하고 세밀한 선언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착한 사마리아 사람에 관한 예수님의 이야기를 두고 그것이 예리코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그런 경향에 비추어 먼저 이 책을 읽기 전에 분명히 말해 둘 것이 있다.

첫째, 나는 죄와 죄의 벌로 고통받는 것에 대해 생각하거나 글 쓰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시대 문화의 윤리 나침반은 너무나 뒤틀려 있어 이 일을 하기에 적합한 시간대에 우리가 사는 것 같다. 사실 그런 점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다. 이 책 초판이 나오기 직전인 1992년에 발표한 몇몇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서구인이 죄의 사후 심판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다. 예측하건대 그런 논의는 점점 증가하고 더 격렬해질 뿐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지옥으로 떨어질 후보들을 찾기 위해 멀리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내가 일간신문에서 백 개도 넘는 새로운 사건을 오려내 페이지를 장식한다 해도 당신은 알아내지 못할 것이다.「신곡」을 쓴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는 700년 전에 이미 “나는 나의 진짜 지옥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둘째, 이 책에서 나는 지옥이 어떤 모습인지 그것을 알리고 싶은 의도는 없다. 성경은 죽음 이후에 대해 몇 가지 자세한 설명을 들려주며 심판 때의 공포를 제시한다. 나는 두려운 실제 상황 외에 잘 다듬어진 지옥의 사진을 제시하고 싶다. 나는 여기서 다만 성경에 바탕을 둔 확장된 비유와 교회의 전통적 가르침을 제시하는 것뿐이다. 교회 역사 안에서 이런 책을 쓰는 것은 내가 처음은 아니다. 실제로 이것은 ‘지옥 여행’이라고 알려진 문학 형식의 최근 첨가물일 뿐이다. 그리고 더 많은 책이 소개될 것이다. 그렇다면 왜 내가 지옥에 대해 책을 쓰는 것일까? 예수님께서 부자와 라자로에 대해 비유로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이유다. 불편한 몇몇 관점을 건너기 위한 상상의 수단을 만들어 내기 위함이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하느님께서는 ‘예술가로서’ 때로는 악마마저도 사용하신다.”라고 말했다.
셋째, 이 책은 여기서 기술한 것과 같은 죄 지은 사람들을 저주하려는 의도는 없다. 당신이 이 책의 어떤 페이지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나도 거기서 나 자신을 발견했음을 기억하라.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은총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우리가 죄에서 그분께 돌아서기만 하면 은총을 우리에게 풍성하게 내려주신다.
넷째, 역사적인 인물을 이 책에서 참고로 인용했다면, 그 특별한 사람이 실제로 지금 지옥에 있다는 내 개인적인 심판의 표현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오직 하느님만이 우리 각자의 영혼의 마지막 운명을 알고 계신다. 내가 작가로서 철저한 조사가 없었더라면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저주를 면치 못할 길로 인도했을, 인류의 죄를 대표하는 잘 알려진 그 이름들을 단순히 빌려온 것뿐이다. 동시에 역사 속의 어떤 특별한 인물의 이름이 거명되지 않았다면 그의 신분이 아니라 그의 죄와 그 죄에 해당하는 벌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이 나의 의도임을 밝힌다.
마지막으로 어떤 독자도 이 책에 쓰인 모든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충분히 알고 있다. 어떤 두 사람이 자신들이 지은 여러 가지 죄의 심각성에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무게를 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일에서 어떤 특정 장면은 어떤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가혹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가벼운 벌로 보일 수도 있다.
여기 나오는 불타는 지옥의 ‘건축물’들은 오래전 성 토머스 아퀴나스에 의해 설계된 서방교회의 윤리신학 전통의 폭넓은 라인을 반영한다. 이 전통은 나에게 합리적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아마 당신도 이 전통에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다른 것들은 좀 더 생각하고 묵상할 자료로 값어치가 있다. 감사의 뜻으로 나는 단테의 ‘지옥’ 편에서 지옥의 윤리 지형도라 할 수 있는 것을 자유로이 인용했음을 고백한다.
14세기에 나온 책도 그전의 여러 지옥 여행기록에서 인용했으며 아퀴나스 윤리신학을 풍요롭게 했다. 이 책은 아직도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죄의식을 입증해 줄 놀라운 통찰력으로 인간성 위에 펼쳐지고 제시되었다. 그런데도 이 책과 단테의 영향을 받은 다른 현대판 작업의 유사성은 단테의 ‘지옥’에 기초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책의 최초의 제목은「게헨나Gehenna」(예루살렘의 힌놈 골짜기로 악한 자가 영원히 벌 받는 곳), 곧 신약에서 일컫는 ‘지옥’이다.
나는 이 책을 집필할 때 단테와 마찬가지로 나의 지옥 전망을 현대 문화를 참고하는 연예인, 현시대 사건과 유명한 광고 문안까지 사용해 이 시대와 더욱 생생하게 연결하고자 했다. 나는 이 같은 참조는 재빨리 시간이 지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15년이 지난 후, 출판사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최신 정보로 새롭게 수정하는 작업을 허락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새 시대의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베트남, 이라크, 아이포드와 같은 단어도 지나갈 것이다. 나의 믿음도 그동안 변화했다. 관심 있는 독자들은 이번 판과 초판을 비교해 보고 몇몇 장에서 변화가 있었음을 발견할 것이다. 최신판은 나의 유머 감각을 도입했음을 인정한다. 초판을 읽은 독자의 독후감이 유머 감각을 더하게 했다.
그는 단테가 그런 변화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자신이 단테의 책을 읽지 않았음을 말해 주고 있다. 그 같은 변화는 단테가 나에게 제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단테의 ‘지옥’에서 그의 익살스런 악마 이야기가 나에게 필요한 변형, 익살스런 표현을 허락한 셈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내내 피할 길 없는 무겁고 어두운 이야기만 계속되었을 것이다. 초판에서 나는 바니게티 장모님께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이 책을 쓰도록 집을 제공해 준 친구 팀과 주얼 하워드, 그리고 일 년이 넘도록 성실하게 나를 격려하고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토론 광장을 마련해 준 친구 로니 랭, 크리에이션 하우스 출판사의 훌륭한 편집부 팀 월터 워커, 데비 콜, 셀리 더프, 항상 기도로 감싸준 친구와 가족,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라이샤와 리디아, 엘리야에게 감사를 보낸다.
이 최신판에서 나는 몇 마디 감사 말씀을 더하고 싶다. 더할 나위 없는 친구이자 편집자며 이 책을 업데이트할 길을 마련해 주고 지금은 스트랭 출판사에서 은퇴한 버트 게치, 재치 있는 책 판매자, 관대한 용역을 제공해 준 리임사 간부들, 특히 사랑하는 친구, 열심한 독자 린다 파넬 은 초판에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책을 판매했으며 나에게 개정판을 출판할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계속 갖도록 격려해 주었다. 불타는 지옥 서클을 지나갈 때 내 앞을 비추어 주던 빛이 그들에게도 비추어지기를 바란다.

2006년 모든 성인 대축일에
폴 틱펜


5. 죽은 육체, 산 영혼

그녀가 나를 또다시 붙잡아 주지 않았다면 나는 계단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다. 우리가 몇 미터 아래로 내려갔을 때 나는 주저앉아 다시 한 번 머리를 무릎 사이에 틀어박았다.
“어디 아픈 데라도?” 그녀가 내 팔을 놓아주며 동정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그 마지막 ‘미지근’ 그게 내 사촌입니다.”
“사촌과 가까운 사이였나요?”
“아뇨, 어렸을 때 같이 놀곤 했어요.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은 가족들 결혼식과 장례식에서나 만났어요.”
“사촌이 죽은 것을 몰랐습니까?”
대답하려 했으나 할 수 없었다. 생각들이 쫓기는 개와 토끼처럼 내 마음을 가로질러 오갔다. 오랜 침묵 끝에 위를 올려다보았다.
“네, 나는 사촌이 죽은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나는 사촌이 거기 앉아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사촌이 천국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아니면 지옥의 더 깊은 곳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아뇨!” 나는 소리치며 일어섰다. “나는 사촌이 묘지에 묻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장례식 때 사촌이 묻히는 것을 보았거든요. 나는 사촌이 거기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벌써 썩었겠지요. 왜 그의 몸이 소금에 절인 생선처럼 그 의자에 버티고 앉아 있어야 하나요?”
여자의 눈이 작아졌다. “사촌의 육신은 아직 무덤에 있겠지요. 부름이 있으면 그것은 또다시 합쳐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 의자에는 무엇이 앉아 있는 겁니까?”
“사촌의 영혼이 당신에게 보이는 것입니다.”
“나는 영혼을 믿지 않습니다. 설사 믿는다 해도 어떻게 영혼을 볼 수 있겠습니까?”
“지상에서도 어느 때는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그건 환상이지요.”
“아뇨, 환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실제 세계를 실체보다 더 풍부하게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그 실체가 더욱 생생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여기는 보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숨겨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결국에는 다 드러나게 됩니다.”
나는 내가 내려온 계단 레일을 주먹으로 쳤다.
“그렇다면 왜 사촌 버질의 영혼은 죽을 때 모습 그대로 있지 않고 귀신처럼 무섭게 보이는 겁니까?”
“육신은 당신이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훌륭하게 영혼을 흉내 낼 수 있지요.”
“그러나 어떻게 벌레가 영혼을 먹을 수 있나요? 그리고 저기 불이 있다면 그 불이 어떻게 영혼을 태울 수 있습니까?”
“영혼도 정신적인 힘에 상처를 입을 수 있지요. 몸이 화상을 입고 불구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죄와 죄의 결과도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손상시킨답니다. 여기서 당신은 영적인 실체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당신이 보기에 그들이 확실히 육적인 존재로 보인다면, 그것은 그들이 모든 면에서 당신이 익숙하게 체험한 세상의 모든 것과 꼭 같기 때문이지요.”
“버질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가 죽은 겁니까?”
여자는 마치 선생님 앞에 선 초등학생처럼 대답했다.
“네, 토마스. 그는 죽은 겁니다.”
“텔레비전 방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다 죽은 겁니까?”
“네, 모든 사람이….”
“그래서 그들이 움직이지 않은 거로군요.”
여자의 검은 얼굴에 불쾌한 빛이 나타났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나 자신도 죽은 거예요. 그런데도 내가 이렇게 움직이고 있잖아요? 지옥에 있는 모든 남자와 여자는 모두 죽은 사람들이에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신이 보겠지만, 움직일 수 있답니다. 알고 나면 후회할 거예요. ‘미지근’들은 움직일 수가 없지요. 그들이 움직이고자 하는 의지는 그들이 살아 있을 때 했던 행동 때문에 서서히 그들의 몸을 뻣뻣하게 만들고 그것이 그들의 영혼을 경직시켜 버렸기 때문이지요.”
“그럼 나는요?”
“당신은 예외입니다. 극소수 사람들만 자신의 지상 시간이 다하기 전에 이곳에 보내졌습니다. 그들은 필요에 따라, 지옥 방문을 통해 완수해야 할 사명 때문에 보내진 것입니다. 나는 당신의 지옥 방문을 안내하기 위해 이곳에 보내진 것입니다.”
“도대체 누가 당신을 보냈습니까? 그 사람이 벌레와 피를 즐기며 내 사촌을 닮은 인형을 만들어 나를 겁주려는 변태성 정신병원 원장이 아니란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입니까?”
여자는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계단을 응시했다.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아직 부서진 건 아닌 것 같았다.
“당신도 당신이 살았던 시대에서 온 사람들과 다를 바 없군요. 왜 당신이 지옥에 있다는 것을, 당신이 지옥에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것일까요? 당신은 정말 인간의 행동이 영원한 결과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믿나요? 행동의 결과가 무덤으로까지 연결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당신의 사촌도 무덤에서 끝난 게 아니었다니까요.”
우리는 어떤 것도 동의하지 못하는 것 같다.
“보세요, 누가 이곳 책임자인지 지금 당장 만나게 해줘요.”
“고집 부리지 마세요. 이곳의 책임자는 당신을 이곳에 보내신 분이세요. 나에게 당신을 안내하라고 보내신 분이세요. 곧 그분을 만날 시간이 올 거예요.”
“오, 그래요? 그분에게 말해 주세요. 난 이곳에 보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요. 당신을 보내 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고요.”
“당신이 했어요. 이곳에 떨어질 때도 당신은 도와달라고 소리 지르며 애원했잖아요?”
내가 처음 떨어지던 순간이 다시 떠올랐다. ‘하느님, 도와주세요!’라고 소리친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런데 이 여자가 그것을 어떻게 알았지? 이제는 방어태세를 취해야 할까 보다.
“나는 정말 별 뜻 없었어요. 나는 논쟁을 좋아하며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도 믿지 않았어요. 그냥 내뱉은 말입니다. 어머니한테 듣고 배워 습관이 된 것뿐이니까요.”
“그런 애원은 언제나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답니다. 무슨 지향이든지….”
나는 다시 주저앉았고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아스팔트에 떨어졌을 때도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았다. 버질은 자신의 실물대 모델을 만들라는 허락은커녕 그 누구에게도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C양은 그녀가 알 수 없는 일까지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이것을 어떻게 다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아직도 이 여자가 제정신이라는 확신은 없다.
C양은 손을 앞치마 앞에 포개더니 내 옆에 앉았다. “어떻게 하면 당신이 믿을 수 있겠습니까?”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죽은 걸 보는 것 말고, 그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인형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여자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여기는 죽은 사람이 몇백만 명이나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역사책에서 본 어떤 사람의 초상화를 알아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그 사람과 친분을 나눌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당신은 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지옥에는 우연이란 없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보세요!”
여자는 일어서서 계단 레일을 붙잡았다. 그리고 또다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몇 발자국 뒤에서 여자를 따라갔다. 내려가는 길은 몇 시간이나 걸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시계가 없으니 정확하게 얼마나 오래 내려갔는지, 끝없는 잿빛이 밤인지 낮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나는 고소공포증으로 아래를 내려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보다 더 짙은 잿빛을 나는 본 적이 없다.
C양이 말하는 서늘하고 습기 찬 입구는 이제 숨 막힐 듯한 수증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나 뜨거운지 날아다니던 바퀴벌레들이 우리를 따라오지 못했다.
이곳은 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내가 벽돌로 된 건물 안에 있는 걸까? 그러기엔 너무 희미했고, 잿빛 흐름은 굽이굽이 종잇장처럼 내 주위를 휘감아 돌며 떠다니고 있다. 안개일까? 그러나 안개보다 훨씬 더 짙은, 마치 마르지 않은 콘크리트가 형태를 만들어 가는 것 같은 냄새가 났다.
마침내 앞장서 계단을 내려가던 C양의 발소리가 멈춰 서더니 물 튀기는 소리가 들렸다. 몇 초 뒤에 나는 그녀 곁에, 얕은 물에 잠긴 채 기름에 찌든, 쓰레기가 떠다니는 시멘트 바닥에 서 있었다. 이제는 사방이 더 짙은 잿빛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나 여자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마치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출발했다.
나는 뒤따라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쥐들이 쓰레기 더미에서 게걸스럽게 먹이를 찾다가 우리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움직임을 멈춘 채 날카로운 눈으로 흘겨보았다. 마침내 우리는 시궁창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깊은 물줄기를 따라 흐르는 악취 풍기는 콘크리트의 급작스런 끝자락에 와 섰다.
출렁이는 물결이 가장자리에 부딪혀 더럽고 질펀한 물 바닥을 만들어 놓았다. 잿빛 공기는 엷어져 있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사방 몇 미터 너머는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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