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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ISBN : 9788997706846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3-10-10
목차
작가의 말
짜이숍에서
돌아와서
Prologue
47 ℃
28
모기
꼿꼿한 허리
설사병에 관한 미흡한 언급
11호- 광장애호증
3호- 프랑스식 정찬
4호- 크리스의 방
반역자
의문
갠지스강 오 드 퍼퓸 Ganges R. EAU DE PARFUM
사용 후기
원숭이의 의중
산제의 입장
밤샘 음악회
옥상
옴 레스토랑 Om Restaurant
아닐의 레코드가게
그녀의 인사
Epilogue
펼쳐진 손가락
저자소개
책속에서
책을 준비하는 동안에 달팽이가 태어났고, 새하얀 마거리트(Marguerite)가 피어났다. 무더운 여름 내내 연꽃이 홀연히 열리고 닫히고를 반복하더니 어느새 가을이다. 요즘‘몸’이라는 것에 관심이 많다. 매일 산행을 하고 돌아와서 간간이 마당의 잡초를 뽑는다.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으로 그것은 반드시 뿌리까지 뽑아야 한다.
고추 농사는 풍년이고, 이른 아침. 주로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들의 화법은 준엄하다. 마음이 약해지고 단전(丹田)이 흔들릴 때면, 그들은 다람쥐를 대동하고 가차 없이 매운맛을 보여준다. 잠을 줄여 보겠다고 방 안의 침대를 치웠다. 잠이 많은 내게 이것은 큰 도전이었다. 금세 얼굴이 홀쭉해지고 두 눈이 팍팍해 졌다. 그래도 하는 데까지는 해보려고 한다.
오늘도 꽃을 떠나 푸른 창공으로 비상하는 용감한 나비를 독려하고, 잠자리 떼의 힘찬 군무에 기분이 한껏 경쾌하다. 새들, 뱀, 거미, 메뚜기, 귀뚜라미, 지렁이, 수많은 나무와 예쁜 꽃들로부터 진실한 응원과 조언을 듣는다. 때론 자연이 사람보다 훨씬 낫지 싶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과의 교류는 영 시원찮다. 그래도 이 와중에 데이트는 한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조금 바빴다. 내일 원고 수정을 마치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대필 작가를 해서 번 돈으로 책을 낸다.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이 지면을 빌어 사막의 선인장이 된 모택동 동지에게 안부인사를 올립니다. 오늘 오전에 언니의 미발표작 시 한 편을 꺼내어 보고 왈칵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에. 나는 지금 이 때가 얼마나 사무치게 그리울까?
어쩌면 어떤 측면에서는 지금이 내 인생의 정점일는지도 모르겠다.
부모님은 아직 건강하시다. 그래도 연세가 있으신데, 두 분 다 정신력으로 버티시지 싶다. 보고 싶은 큰오빠는 오겡끼데스까. 알콩달콩 작은오빠 가족은 얼마 전 퍼뜩 부산에 정착했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이여! 당신들의 이상한 딸이자 이상한 동생은 요즘 이렇게 살고, 글을 쓰고, 책을 냅니다. 참 이상하지요. 어느 날 문득 쟤가 왜 저러나 싶지요? 그러게 말입니다. 정말 그러게 말입니다. 그냥 저냥 이렇게 모자란 듯 솔직 담백하게 삽니다. 그리고 친구들아 안녕. 헤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