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아메리카 심야특급

아메리카 심야특급

조재민 (지은이)
이서원
13,0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11,700원 -10% 2,500원
650원
13,550원 >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11st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G마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서점 유형 등록개수 최저가 구매하기
알라딘 판매자 배송 11개 1,700원 >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아메리카 심야특급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아메리카 심야특급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중남미여행 > 중남미여행 에세이
· ISBN : 978899771417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3-11-10

책 소개

미국에서 받은 교통사고 보험금으로 시작된 남미여행.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를 거쳐 쿠바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아리따운 두 명의 살사 댄서와 한집에 살며 동갑 청년의 레스토랑 개업을 도왔다.

목차

제1부 나머지 반쪽을 보고 싶다 / 7

1장 아랫동네 콜롬비아, 에콰도르 / 9
되감기 / 9
레스토랑을 오픈 한다고? 내일? 여기서? / 17
칼리 걸Cali Girl / 23
매워 죽겠냐 / 31
# 달콤한 커피 / 45
2장 길거리 페루 / 49
캐러멜 사과를 파는 소녀 / 49
마추픽추의 사치스런 여행자 / 58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 65
심야버스 안에서 / 70
유리 벽에 갇힌 티티카카 호수 / 75
# Esse 담배를 피우다 / 86

제2부 아메리카에서 가장 불쌍한 여행자 / 91

3장 의심 볼리비아 / 93
모든 것에는 정가가 있다 / 93
링으로 만들어진 도시 / 103
늦은 밤, 남의 집 담벼락을 넘었던 이유 / 116
단 한 번에 모든 것을 잃다 / 127
사막이면서 바다면서 하늘인 곳 / 143
# 잃어버린 탄피 / 157
4장 유혹 칠레 / 162
왜, 왜, 이 버스 안에는 나 혼자뿐이지? / 162
나를 초대한 43살, 혼자 사는, 게이 / 173
그녀는 천사였을까 / 186
# 자유란 어쩌면 / 200

제3부 심야데이트 / 205

5장 두 세계 쿠바 / 207
첫날부터 기념품을 받다 / 207
조금씩 다가가다 / 214
내가 상상했던 곳은 이런 데가 아니야 / 226
넌 쿠바사람과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어 / 237
삐끼가 되다 / 251
붙잡히다 / 269
# 여행의 시작 / 280
6장 용서 쿠바 / 282
선택권은 또다시 나에게 있었다 / 282
새로운 하루 일과 / 291
이별 준비 / 300

저자소개

조재민 (지은이)    정보 더보기
늦은 밤, 캘리포니아의 한 고속도로. 막 좌회전을 하려던 나에게 차 한 대가 돌진했다. 운전면허를 딴 지 한 달 만에 타국에서 낸 대형 교통사고. 구경꾼들과 경찰차가 몰려왔다. 예견된 것이었다. 액셀과 브레이크를 혼동하는 실력으로, 밤새 자유의 도로를 내달렸으니까. ‘이걸로 미국 생활은 끝이구나!’ 하며 손톱을 물어뜯고 있을 때, 상대방이 음주 운전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감옥 대신 병원으로 가게 된다. 의사는 “괜찮아?” 라고 한마디 물어봤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2주 후, 우리는 3천 달러에서 5천 달러가 넘는 청구서를 각각 받게 된다. 망할 미국의 의료비.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무섭게 날라 오는 청구서를 제쳐놓고, 나는 변호사를 찾아다녔다. 어렵게 만난 한인 변호사는 웃으며 계약서 한 장을 건넸다. 없는 인맥을 총동원해, 그 변호사의 배경과 계약서의 철자 하나하나를 따져봤다. 그 반듯해 보이는 계약서 속에 우리를 꽁꽁 묶어둘 수 있는 조항들이 가득했다. 나는 다시 변호사를 찾았고, 결국 캘리포니아 최고의 교통사고 전문 로펌과 계약을 맺었다. 치료비와 변호사 선임료를 비롯한 모든 비용을 변호사가 내주고, 나중에 받을 보험금을 ‘반띵’ 하자는 조건이었다. 노련한 변호사는 사건을 참 잘 처리해 나갔다. 나는 새로 차를 구입할 수 있었다. 다시 시동을 걸어 캘리포니아에서 뉴욕까지 차를 몰고 달렸다. 이후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MLB Production(메이저리그 전문 방송 채널)에서 근무하게 된다. 6개월 후 계약 연장 제의를 받는 순간, “내가 이러려고 미국에 왔나?” 는 생각이 번쩍 든다. 며칠 뒤, 근처 백수들을 모아 다시 대륙의 반대편으로 차를 몰았다. 우리 앞에서 답답하게 달리는 경찰차를, 중앙선을 넘어 추월했다. 중간에 사고가 나서 범퍼가 내려앉았을 때는, 철사로 범퍼를 묶어 다녔다. 차량 바닥의 한 부분이 반쯤 뜯겨져 나갔을 때, 우리는 그것이 뭔지도 모르면서 그 부위를 가위로 잘라내고 달렸다. 그러면서 연비가 좋아졌다고 서로 즐거워했다. 그렇게 LA까지 도착하는 데 두 달이 걸렸다. 서서히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내가 곧 보험금을 받는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미국에 온 첫 달 발생했던 교통사고로 받을 피해보상금. 그 정의로운 미국이 나에게 주는 선물. 그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했다. 마음속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돈을 빨리 써라. 지금 이곳에서. 이 대륙에서 다 쓰고 가라.” 나는 며칠 뒤 콜롬비아로 가는 비행기 표를 끊었다. 마지막 여행지였던 쿠바에서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채 “1년 뒤에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손가락을 건 뒤, 올 2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책을 펴내 쿠바로 돌아가겠다는 순진한 생각으로 남미 여행기(아메리카 심야특급)와 미국 대륙 횡단기(아메리카 백수연맹)를 쓰기 시작했다. 두 달 후, 초안이 완성된 ‘아메리카 심야특급’ 기획서를 각 출판사에 보내기 시작했고, “정중히 원고를 돌려드립니다” 라는 답장이 50개 넘게 쌓였을 때, “네 글이 아니라, 네 패기를 사겠다”고 말한 괴짜 출판사 사장을 만나, 꿈에 그리던 책 한 권을 오늘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펼치기

책속에서

남미에서는 한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다. 페루에서 지내는 동안 손꼽아 12월 25일을 기다렸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반팔 반바지를 자주 입었다. “지금 여름이야, 그런데 곧 크리스마스라고!” 나에게 수시로 말해주고 싶었다. 재미있는 장면들을 기대했었다. 가령,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산타라든지, 산타 얼굴에서 흘러내린 땀이 그 거추장스러운 수염에 모인다든지 하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크리스마스를 느끼지 못하고 허탈하게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페루에서의 크리스마스는 우리네처럼 요란하게 바가지 쓰는 날이 아니었다. 남미 대부분이 가톨릭 국가여서 그런 걸까? 거리는 조용했고, 경건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거의 모든 식당들이 문을 닫아,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저녁을 해 먹어야 할 정도였으니까.

다만, 스스로 크리스마스를 발견했다고 믿은 날이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 둔 페루 쿠스코의 어느 날 밤. 아침부터 거리로 나갔지만, 크리스마스라고 부를만한 어떤 의미 있는 행위도, 기념적인 사진도 찾지 못한 채, 너덜너덜해진 몸을 이끌고 중앙 광장에 앉았을 때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는데, 광장을 에워싼 높은 산들에서 환상적인 불빛들이 쏟아졌다. 나를 뱅 둘러싼 산속에는 자로 잰 듯 삐뚤어짐 없는 불빛들이 빛나고 있었다. 산 정상을 중심으로 반듯하게 이어져있는 그 불빛들은 하나의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 같았다.

“크리스마스가 저기에 있었구나!” 저 불빛들이 보이는 산 속에, 그들만의 소박하지만 평온한 크리스마스가 있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 가슴 따뜻해지는 날이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 불빛이 새어 나오는 산 속으로 들어갈 일이 있었다. 마추픽추에서 돌아온 후 쿠스코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시내 관광 투어 코스로, 저녁 늦게 기념품 가게를 들렀을 때다. 늘 올려다보던 크리스마스의 한 가운데 있다는 사실에 나는 흥분해 있었다. 카메라를 챙겨 밖으로 나가면서 가이드에게 물었다.“아끼, 크리스마스? (여기, 크리스마스?)”
무슨 말을 하든 웃으며 받아쳐주던 가이드가 이상한 대답을 했다.“아끼, 노 크리스마스 (여기, 없다, 크리스마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불빛을 손으로 가리키며 다시 물었다.“미라, 미라, 무이 보니따, 크리스마스 (봐, 봐, 정말 예쁘다, 크리스마스)”
이번에는 단호한 말투로 가이드가 답했다.“아끼, 노 크리스마스, 아끼, 노 부에노 (여기, 없다, 크리스마스, 여기, 안 좋다)”‘가이드가 예민한가?‘ 아무튼 나는 카메라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나가자마자 다시 버스 안으로 들어와야 했다. 크리스마스 트리 한 가운데 있는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비극이었다. 각각의 집안에서 새어 나오는 아기자기한 불빛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던 것들은 모두 가로등이었다. 밤 9시도 안됐는데, 모든 집들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자로 잰 듯, 일정한 간격으로 빛나던 불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 암흑천지의 세상에서 유일하게 빛을 내는 것이 가로등 뿐이었기 때문이다.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것을 보고, 비슷한 것을 느꼈다. 사람들이 빠르게 버스 안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주머니 한 분이 버스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인적이 드문 남미 페루의 빈민가, 함부로 버스 밖을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버스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아주머니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삼 십분 가량을 버스 안에서 아주머니를 찾았는데, 결국 찾지 못했다. 그렇게 버스는 좀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때쯤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그 아주머니 혼자 택시타고 내려간 것 같은데.”관광객들 중 기를 공부하고 있다는 사람을 또 이렇게 거들었다.“맞아, 이 근처에 사람 기운이 안 느껴져, 택시 타고 내려간 게 분명해.”사람들도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버스 안의 사람들은 너무나 진지하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이 날 가장 무서웠던 것은 아주머니가 사라진 후 버스 안에서 사람들이 주고받은 대화였다. 사람들이 내린 결론이었다.

쿠스코 시내에서 매일 밤 감상했던 그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주머니 한 분과 함께 그 날 밤 사라졌다.

버스는 빠르게 시내로 내려왔고 나는 다시 중앙광장으로 돌아왔다. 멍하니 고개를 들어 산을 바라보니, 여전히 너무나 황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거기에 있었다. 광장에 있던 서양 여행자들은 신이 나 있었다. 그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준다고 바빴다. 그들의 사진에 담긴 크리스마스는 너무나 가족적이고 아름다운 것이었다. 나에게 다가와 단체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사진을 찍어주고 사진기를 돌려주는데, 그것을 건네받은 한 여행자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나는 지금도, ‘메리 크리스마스’란 말을 들으면 기분이 묘해진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커미션을 지급 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