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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히말라야 마르디 히말 트레킹기)

옥영경 (지은이)
  |  
공명
2020-05-20
  |  
16,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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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책 정보

· 제목 :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히말라야 마르디 히말 트레킹기)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에세이
· ISBN : 9788997870400
· 쪽수 : 324쪽

책 소개

옥영경 에세이. 젊지 않은 나이에 포터도 가이드도 없이, 배낭 하나 달랑 짊어지고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자락을 오르고 돌아왔다. "숱한 여행지 중 으뜸"이었다는 히말라야 산군의 가장 높은 마르디 히말을 이 책을 통해 함께 걸어본다.

목차

추천사 - 히말라야 너머 영동 땅으로 보내는 축하 메시지
여는 글

1장 산에 살아도 산이 그립다
지금 못 하는 건 나중에도 못 하리|가방 하나의 무게로|누구 눈을 찌르랴|기억은 변주된다 |산 자들은 럼두들로, 망자들은 바그마티로|이 봉투는 뭐지?|일사천리네팔행 창공만리기서운|거기 정글이라구|걷기는 항상 길을 잃는 주제다|거짓말이다

2장 마르디 히말, 그 빛나는 기억
비단 옷자락이 한들한들|빨래가 모두 몇 장이지요?|그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남자 대여섯이 쇠파이프를 휘둘렀다|발을 삐었어요!|I'm fine. Thank you. And you?|일어날 일을 일어나게 하라|바람마저 떠난|해는 져서 어두운데!|인성교육은 무슨. 너나 잘하세요!|언제 바람이 그리 불었더냐

3장 안녕, 안나푸르나! 우린 어떻게든 살아갈 거야
세 시간을 되돌아가라고?|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살펴봐, 내비를!|폭풍이 몰아치기 전|자주를 잃어버린 세계에서|내 생각은 내가 걸어온 삶의 결론|비극을 건너가는 법|어떻게든 살아간다|성공이란 간절했던 열망 속에 이미 들어 있는 것|쾅! 하고 시간이 사라지기 전

닫는 글

저자소개

옥영경 (지은이)    정보 더보기
자유학교 물꼬 교장 나이 스물두 살에 시작한 ‘공동체 실험’과 ‘새로운 학교 운동’의 길 위를 34년째 걷고 있다. 자유학교 물꼬는 ‘아이들의 학교’이자 ‘어른의 학교’인 ‘멧골 작은 배움숲’이다. 진리에 이르는 길이 꼭 학교라는 제도 울타리에서만 가능한가, 사람 노릇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교육의 목표라고 할 때 그것 역시 학교 밖에서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물꼬는 조심스럽게 주장한다. 과거 제도학교에 맞서 시작한 학교였다면, 지금의 물꼬는 공교육에서 다루지 못하거나 손이 채 미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거들고 보탠다. 아무 조건 없이 교육받을 아이들의 권리를 어떻게 지켜 낼까 하는 숙제만큼은 변함없이 쥔 채. 자녀교육철학에세이 《내 삶은 내가 살 게 네 삶은 네가 살아》, 트레킹산문집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 교육에세이 《다시 학교를 읽다》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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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런데 너무 길지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고 너무 붐비지도 않는, 그러면서도 제법 높은 산들이 주는 즐거움은 깎이지 않는 아직 숨은 길이 하나 있으니,
“마르디 히말 이즈 뉴!(Mardi Himal is new!)”
트레일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한결같이 그랬다. 마르디 히말에 첫 로지(Lodge,산장)가 생긴 지도 2017년 현재 겨우 10년 안짝에 불과하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ABC 트레일 일부를 멀리서 내려다보며 능선을 따라 오르는, 왼편으로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를 눈 시리게 바라보며, 앞으로는 건조하게 보이는 마르디 히말 너머 마차푸차레(‘물고기꼬리’라는 뜻의 네팔어. 하여 ‘피시테일 <fish tail>’로도 불리는)를 만질 듯 걷는 트렉이다. ‘네팔의 마터호른’이라 불릴 만큼 깎아지른 바위산인 마차푸차레는 힌두교 3대신 가운데 하나인 시바신에게 봉헌된 산으로 신성시하여 네팔 정부에서도 등정을 허락하지 않는다. 쿰부 히말라야의 아마다블람, 알프스의 마터호른과 함께 세계 3대 미봉(美峰)의 하나다. 그리고 그 앞에 솟은 암봉이 바로 마르디 히말!
마르디 히말은 베이스캠프로 따지자면 안나푸르나 산군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잘 알려진 ABC는 실제 원정대 베이스캠프는 아니며 그것은 안나푸르나 북쪽 면에 있다.


새벽, 로지의 2층 베란다 끝에서 해우소 가려고 돌아서는데 앗, 물고기 꼬리 모양 봉우리가 눈앞을 막아섰다. 이른 아침이 마을로 데리고 온 마차푸차레가 밤새 손님처럼 내 앞에 왔다, 어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다른 산이었던 양. 걸음을 멈추고 난간에 섰다. 산도 나도 움직이지 않았다.
거기 있겠지, 거기 있어, 그러고도 눈앞에서 매양 경이로운 산 군락. 6,000미터 아래로는 산으로 이름도 못 얻는다는 네팔의 산들, 너무 놀라운 풍경이다가 어느새 일상의 한 장면으로 산들이 들어오던 지난 경험이 있어도, 사진으로 먼저 만났던 풍경이 이렇게 실물로 설라치면, 그야말로 외마디 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전조를 충분히 보이며 어둠을 가르고 서서히 떠오르는 해도 막상 솟고 나면 놀라고 말듯 아무리 준비하고 있었던 마음이라도 장엄을 이길 수 없다.
산 라인을 따라 빛 부스러기가 앉기 시작하면 산은 더욱 선명하게 어두운 형체가 되었다가, 이내 웅크리고 있던 바위 같은 산이 하나의 생명체로 꿈틀대듯 잠을 깬다. 그제야 알아듣는 말처럼 저 아름다운 산이 내 앞에 있구나! 하고 거듭 놀라는 동안, 봉우리에 얹혔던 햇살이 아래로 조금씩 흘러내리고, 숨 쉬는 걸 잊었음을 퍼뜩 깨닫는다. 찰나가 어떻게 영원으로 가는지 그 앞에서 그만 깨칠 것도 같은 순간이다.
이제 되었다, 산을 내려가도 좋겠는, 지금 여행이 끝나도 전혀 아쉬울 것 없겠는 그런 순간.
‘안나푸르나 남봉-히운출리-안나푸르나 1봉-마르디 히말-마차푸차레-안나푸르나 3봉-안나푸르나 4봉-안나푸르나 2봉-람중히말-남운 라 패스’.
포카라 페와탈(페와호수)에선 늘어선 안나푸르나 히말리안 렌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뛰다시피 하며 오직 직관만 믿고 나아갔다. 바위가 많아지자 지금까지 올라왔던 길처럼 선명한 길이 아니었다. 불안이라고 왜 없을까. 하지만 마르디 히말 베이스캠프가 소리치고 있었다. 이스라엘 청년도 그 소리를 좇았을 것이다. 돌아오지 못했을 뿐.
어쩌면 그건 미친 짓이었을지도 모른다. 로지 청년의 말처럼 뭐에 씐 것일지도 모른다. 온 게 아까워 간다?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그것만이 또 전부는 아니었을 거다. 한 감정이 그렇게 단색인 건 아니니까. 다만 가슴이 뜨겁게 뛰었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어린 날 아껴먹던 사탕처럼 조금씩 다가서는 두려움을 어떻게든 눌렀지만, 결국 내려갈 수도 없는 순간이 오고 말았다. 앞으로도 뒤로도 보이지 않는 길. 후회할 짬도 없었다. 필요도 없었고. 후회가 다 무어란 말인가. 살길을 찾거나 죽거나 할 뿐. 비는 아닌데 모자에서 빠져나온 머리는 얼음이었다. 안개는 무거워져 어둠이 되었다. 길은 길일 테지만 주욱 알기 쉽게 이어지는 흙길 능선이 아니라 바위와 바윗길이었다. 온통 바위였다. 그나마 바로 눈 아래 돌은 보여 미끈한 흔적으로 사람의 흔적을 읽으려 했다. 바람이 마구 몰아쳤다. 벽처럼 기댈 수 있는 바위 무더기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하지만 불안은 오래 쉴 수 없도록 했다. 움직여야 했다.
멈춰서 눈을 감고 내 모든 촉수를 뻗쳤다. 이제 믿을 건 그것밖에 없었다. 시야는 도저히 확보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청년이 나를 데려가느냐, 먼저 간 그가 내게 길을 보여주느냐, 그건 순전히 그의 마음이었다.
도무지 길이 구분이 되지 않았다. 넓게 바위 너덜이 펼쳐졌다고 이해했다.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길이 아닐 것인가. 다시 눈을 감고 감각의 불을 지폈다. 다른 수가 없었으니.
살아오며 백척간두에 서는 때가 더러 있었다. 꼭 원해서만 그 길에 있었던 건 아니었다. 삶은 언제나 존재냐 부재냐,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였다. 어째도 지나와 여기 이르렀다. 이 길도 그렇지 않겠는가.
거대한 짐승의 시커먼 입아귀 같은, 그것도 5,000미터가 넘는 이 산에서 나는 왜 그토록 나아가고 싶어 한 걸까.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조정권의 시 <산정묘지>에서)이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곳은 산이었고, 높은 곳이었고, 높은 정신에 빗대졌을 법하다. 나는 인간으로서의 품격, 높은 정신을 갈구했음 듯도 하다.
하지만 더 솔직한 대답은 내 삶의 태도 때문이지 않았을까. 계란으로 바위 치듯 내가 싸우고 싶은, 또는 싸워야만 하는 것들을 향한 전진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아찔한 죽음의 상황에서 위로 위로 옮긴 걸음을 설명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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