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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화집
· ISBN : 9788998145644
· 쪽수 : 96쪽
책 소개
목차
6 마음을 담은 그림, 섬
10 섬
16 자동차가 있는 산수풍경
19 패러글라이더와 섬
20 하얀 등대가 있는 소매물도
22 상상의 다도해를 날다
24 하얀 달빛 아래 보길도
29 세상에 떠있는 섬
32 섬과 길
34 빨간 스쿨버스
36 사막의 붉은 섬 울룰루
38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서
42 금오도 비렁길
45 여백의 바다1
46 아름다운 풍경과 다도해가 있는 욕지도
50 용머리 해안이 있는 연화도
52 따뜻한 남쪽, 남해
54 나의 삶은 춤, 나의 춤은 나의 그림
56 여백
61 모노톤의 산수화와 초록색의 풍경화
62 돌섬
64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66 스치는 풍경, 제주
72 꼬불꼬불 라면준
74 여백의 바다2
77 창밖의 풍경- 숲바다
80 밤섬
82 사람이 섬이되다
84 멀미
87 내 청춘의 기억이 살아 있는곳 석모도
88 캘리포니아 해안도로
91 등 대
92 나의 섬 풍경이 시작된 곳, 흑산도
94 작가 프로필 Profile
저자소개
책속에서
마음을 담은 그림, 섬
섬을 그리는 일은 내 일상에서 가장 편안한 즐거움 중 하나이다. 머리를 써야하고 꽤나 큰 노동력이 들어가야 하는 작업에 지쳐 있을 때 섬을 그리고 있으면 마치 내가 그 섬을 여행하며 쉬고 있는 것처럼 편안해진다. 섬 그림의 대부분이 산위에서 마을을 내려 보고 저 멀리 다도해를 조망하는 구도이다 보니 섬을 그릴 때면 내가 산위에 올라 있는 기분이다.
작품의 소재를 구하기 위해 혼자서 섬으로 여행을 다닐 때면 사람들을 만나고 혼자 민박을 하거나 해안가를 산책하고 또 섬의 가장 높은 산을 오르고 하는 일이 즐겁다. 그리고 그 모든 여정에 늘 스케치북과 화첩이 함께 해서 나는 외롭지 않다. 화가의 가장 든든한 벗, 스케치북은 주머니가 두둑한 죽마고우와 함께 여행하는 것 같은 위안을 준다. 나는 그 스케치북에 섬사람들과 고깃배, 작은 부둣가와 해변, 밤섬과 기암절벽을 그리고 산위에 올라 드넓은 다도해를 품는다. 섬으로의 여행은 내게 가장 행복한 힐링이다. 그곳에 가면 나는 알 수 없는 흥분으로 가득하다. 음식도 사람도 풍경도 다 나를 감동 시키고 내가 좋아하는 꾸불꾸불한 해안선을 가진 바다가 있어 행복하다.
섬은 가까이 가면 치열한 삶과 고단한 일상이 뒤엉킨 현실이지만 배나 산위에서 바라보는 섬은 현실이 아닌 꿈속의 이상경으로 보인다. 안개 속에 묻혀 신비스럽기도 하고 빗속에 가려 스산하기도 하고 신기루처럼 둥둥 떠 있어 추상적이기도 하다.
작업실 한 켠에 20여권의 스케치북과 10여권의 화첩이 쌓여있다. 전시를 준비하고 출판을 위해 다시 꺼내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그림을 그리던 그날의 장면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모든 스케치들이 작품으로 옮겨질 순 없지만 모두가 소중한 기록이다. 세상사가 그렇듯이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 것들이 있다. 모두다 영원히 그 자리를 지킬 것 같지만 어느 날 그것은 한 낮 꿈처럼 희미한 과거가 돼버린다. 그런 희미한 과거가 쌓여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혹은 쓸쓸하게 치장할 것이다. 나와 함께 섬으로 여행을 갔던 많은 사람들이 곁에 없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함께 했던 추억을 가슴에 안고 각자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한참동안 정신없이 뛰었다. 섬으로 산으로 들로 낯선 곳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많은 스케치를 바리바리 싸들고 작업실로 돌아왔지만 막상 그림으로 옮겨보지도 못하고 또 다른 여행을 떠나기를 반복했다. 최근 다시 그 그림들은 생각해본다. 스케치 사이사이에 쓰인 단상들을 읽으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가 이런 글도 썼던가! 기억조차 없는 글들도 있다.
부족하고 어설프지만 섬에 관한 혹은 섬에서 쓴 글들을 모아 그림과 함께 감상하도록 편집을 했다. 글재주는 없는데 화가의 마음이 담긴 담담한 글을 잘 써 보는 것이 내 소원이다. 시작을 했으니 앞으로 나아지리라 마음을 모아본다.
나의 섬 그림은 바다와 꿈과 추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제목을 ‘마음을 담은 그림, 섬’ 이라 이름 붙였다. 누군가가 나의 그림을 보고 화중유정(畵中有情), ‘그림속에 마음이 있다’ 라고 한적이 있다. 나는 그 말을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언제나 그런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 나의 마음을 담은 이 책을 출간하게 되어 기쁘다. ( 2016. 9 박병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