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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야기/건축가
· ISBN : 9791186363270
· 쪽수 : 508쪽
· 출판일 : 2025-12-22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조현정, ‘일본 시기의 김중업: 보자르, 아르데코, 그리고 한국적 모더니즘’ 중에서
따라서 르 코르뷔지에의 초기 사무실에서 엄정한 기하학적 어휘를 습득한 마에카와 구니오나 사카쿠라 준조 같은 이들과 달리, 1950년대 르 코르뷔지에 아틀리에에 있었던 김중업에게 장식적인 것은 모더니즘과 반드시 상충하는 요소가 아니었다. 오히려 후기 르 코르뷔지에 아틀리에에서 요구되는 능력은 숙련된 드로잉 실력에 더해, 건축의 지역성, 상징성, 조형성에 대한 이해였고, 이러한 능력은 다름 아닌 요코하마 고공의 교육이 추구했던 바였다. ... 따라서 김중업의 일본 시기 교육은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과 불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그가 후기식민지 국가의 건축가에게 필요한 중요한 덕목, 즉 상징과 기념비를 만드는 능력을 장착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었을 것이다.
모더니즘에 장식적인 요소를 도입하는 것은 아직 충분히 ‘근대’적이지 못한 한국 건축의 기술적, 재료적 한계를 상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 중 하나였다. 나아가 건축의 상징성과 조형성에 대한 추구는 후기 식민적 조건에서 국가 세우기에 매진하던 한국 사회의 요구에 건축이 응답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자 야심찬 시도이기도 했다.
안창모, ‘김중업의 글과 세평을 통한 김중업의 건축교육과 건축관’ 중에서
김중업은 르 코르뷔지에라는 대가의 건축을 한국에 소개했고, 전쟁과 가난으로 황폐한 한국 건축계에 ‘예술로서 건축’의 가능성을 보여준 건축가이기는 했지만, 코르뷔지에의 건축 사상이 아닌 그가 이룩한 건축적 성과의 어휘만 도입했다. 동시대에 김중업과 미국을 통해 이루어진 ‘모더니즘의 사상이 제거된 모더니즘 건축 어휘의 도입’이 전후 복구와 경제개발기의 폭발적인 건축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서양의 모더니즘 건축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불러온 시작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