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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외교정책/외교학
· ISBN : 9788998229993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_손석희
글을 시작하며_정제윤
휘몰아친 5년간을 돌아보며
1장 다이내믹 2018~2019
“김정은이 혹시 술을 많이 마시거나 약을 하진 않습니까?”
“제가 잘하고 있는 거죠?”_도보다리 브로맨스
김여정 방남 준비 목록에는 “‘엄마손 밥집’ 찾기”
밥 먹으면서도 김정은에게 실시간 보고하는 북한 사람들
“평양냉면 멀리 온, 멀다 하면 안 되갔구나”
카톡으로 알려진 2차 남북 정상회담
김정은·김여정·현송월_로비에서 만난 그들
세기의 악수
김여정 통해 20분 만에 빌린 ‘백두산 천지행’ 비행기
가톨릭 단체에 ‘평양지부’ 만들어달라던 북한
“위원장님이 직접 말씀하실 겁니다”
스톡홀름 협상 ‘막전막후’
“일단 내가 김정은을 만나봐야겠어”
‘영변’ 때문에…… ‘하노이 결렬’ 초강수 둔 미국
‘하노이 결렬’ 전날 밤, 초저녁에 불 꺼진 트럼프의 방
회담장 나가는 트럼프 대통령 붙잡은 최선희
도대체 영변은 어떤 곳?_외무성도 못 건드리는 과학자들의 성지
역사적 판문점 남‧북‧미 회동의 굴욕
‘김정은 서울 답방’ 본격 준비했던 청와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난 판문점 소나무
종전선언, 공허한 외침이었나
2장 외교전 : 대미, 대일, 대중 외교의 분투기
◇ 트럼프의 미국을 상대한다는 것
‘독도 새우’로 시작된 불만
평창동계올림픽과 펜스 부통령 ‘자리’
“주한미군을 빼면 왜 안 되는지 설명하라”
“한미 동시 무력시위는 돈 낭비” 을지훈련엔 “그게 뭐지?”
포틴저가 내민 ‘50억 달러 파워포인트’
비건의 닭 한 마리
“기름도 가져가지 마라”_북한보다 넘기 어려운 유엔사의 관문
동맹의 균형추, 지소미아
야구장부터 온천까지, 일본의 대미 로비
◇ 대놓고 싫어할 수 있는 나라, 일본
한일 관료들이 사석에서 만나면……
비공개회의에서도 ‘동해 아닌 일본해’ 외친 일본
일본의 ‘사과’ 진실공방 내막
북한 미사일보다 중요한 ‘연휴’
‘성적 발언’한 소마 공사_일본 정부 관료들이 보는 한국
“후쿠시마 방류, 일본에 적극 항의” 진실은?
과거사가 ‘과거사’가 아닌 이유_강제동원 후손들의 피눈물
◇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미중 사이에 낀 한국
10 중에 미국이 5.5면 나머지는 중국
기자 폭행 의식한 문 대통령
‘사드’ 단어조차 부담스러운 한국
미세먼지 인정 안 하는 중국
중국, 유엔 안보리의 황소개구리
3장 대한민국의 외교 현장 취재기
◇ ‘코로나19’ 속 한국 외교
우한 전세기 007 작전
떠다니는 배양접시 ‘일본 크루즈선’에 갇힌 사람들
입국 제한 100개국 넘자 ‘한국 대응 홍보해라’
‘홍보는 하지만’……_보건복지부가 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나길 꺼렸던 이유
“바닷물도 막고 날아오는 건 다 쏴라”_북한의 코로나19 외교
◇ 청와대 주도권 싸움
남‧북‧미 사안 결정 권한을 가진 단 3명
‘공’은 청와대가 ‘과’는 부처가
김현종 vs. 강경화_영어 싸움의 진실
◇ ‘찐’ 선진국을 향한 한 발짝
WTO 사무총장 선거 출마한 한국, 그리고 일본의 방해공작
‘미라클 작전’은 기적이 아니었다
유엔 가입 30주년, 은퇴한 외교관들이 전한 상전벽해
존 케리가 수시로 장관에 전화하는 나라_기후변화의 무게
◇ 21세기 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진짜 터질 줄 몰랐다”
민간인 피해도 ‘가짜뉴스’라는 러시아 대사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을 가다
의용군에 골머리 앓는 외교부
글을 맺으며_신진
리뷰
책속에서
사실 김정은-트럼프 간 협의 방식이 기존과 많이 달랐던 점 중 하나는 ‘탑 다운’ 방식이라는 거다. 즉 정상과 정상이 먼저 합의를 하고, 그 후에 실무진이 이행하는 방식이다. 통상 기존에 정상 간 합의라고 하면, 실무진에서 먼저 합의를 끝낸 뒤 합의 내용을 각 정상에게 확인받고, 두 정상은 만남에서 그 내용을 다시 한 번 논의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뒤 서명하고 헤어지는 식이다. 그런데 트럼프-김정은 두 정상은 본인들이 허심탄회하게 협의해보고 합의가 이뤄지면 그 내용을 실무진이 이행하라는 방식이다. 물론 실무진에서 기본적인 틀은 논의했겠지만, 두 정상이 서명할 합의문 자체를 미리 만들어두지 않았다는 얘기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 만나보자’라는 의지로 북미 정상의 역사적 만남은 시작된 것이다.
사실 하노이 회담 결렬 배경은 이렇다. 북한은 가장 중요한 핵시설 중 하나인 ‘영변’을 내놓기로 마음먹고 하노이에 왔다. 그렇게 마음먹기까지 뒤에서 큰 역할을 한 건 우리 정부다. 영변을 포기하면 미국이 그에 맞는 보상을 해줄 것이라고, 북한을 안심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 정부도, 북한도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미국이 그걸로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정상 간 회담이 이뤄지기 전에는 정상들이 서명할 결과물을 최종 조율해놓는 게 통상적이다. 그런데 큰 틀에서의 조율만 해둔 채 정상 간 서명할 부분은 남겨둔 것이 큰 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영변’이라는 카드 하나를 들고 60시간 이상 기차를 타고 온 김정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은 당연한 것이고, 이것도 같이 내놔’라고 한 것이다. 이에 김정은은 적잖이 당황했을 것이고, 그에 비해 미국은 그다지 급할 게 없었던 거다. 트럼프가 모두 기대하던 ‘영변’ 하나 받고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누가 그를 칭찬해줄 리 없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술에 만취해 괴로워했다고 한다. 하노이에서 평양까지의 거리는 4500킬로미터. 기차로 60시간 이상 걸리는 먼 길을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심경은 어땠을까. 김정은은 당시 ‘역사적인 조미 수뇌 상봉’을 치적으로 내세우던 터였다. 선대에서 하지 못했던 성과를 이뤘다는 점, 북한이 더 이상 고립된 테러국가가 아닌 정상국가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인민에게 과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로부터 몇 달 뒤, 김정은은 협상을 지휘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경질하고 협상 라인을 대거 교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