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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8791735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18-01-26
책 소개
목차
1부 - 009
2부 - 197
작가의 노트 - 453
리뷰
책속에서
러시아인에게 강간을 당하거나 성추행을 당하지 않은 여자들은 거의 없었다. 전쟁 신경증을 앓고 있는 몇몇 군인의 성적 환상 탓이라고 백 번 양보할지라도 성범죄의 발생 건수는 상상을 초월했다. 아내는 아주 최근 러시아 혁명 30주년 기념의 밤에 성추행을 당한 여자 몇 명을 알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랑스도르프에 있는 어느 경찰서에서 무려 다섯 명의 붉은 군대 군인들에게 강간을 당해 매독에 걸렸다. 그녀는 그 군인들을 형사 고발하려고 했지만 강제로 의료 검진을 받은 후 오히려 매춘 행위로 기소되었다. 하지만 독일 여자들이 영국군이나 미군에게라면 기꺼이 몸을 파는 데 반해, 러시아군은 강간을 하는 것뿐이라는 일부 시각도 있었다.
나는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마도 아내에 대한 응어리가 나로 하여금 베커의 편을 들고 싶어지게 한 것이리라. 하지만 베커가 어떤 도움이라도 필요로 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다고 생각했다. 이 여자의 태도를 감안하면 그 이상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몰랐다.
“나 역시 소련 포로수용소에 있었습니다, 베커 부인. 공교롭게도 당신 남편보다도 짧게 있었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스파이는 아닙니다. 아마 운이 좋았을 뿐이겠죠. 하지만 스파이는 아닙니다.” 나는 현관문으로 걸어가 문을 열고 잠시 머뭇거렸다. “포로 생활이 나를 어떤 인간으로 만들었는지 말해 드릴까요? 경찰 같은 사람들의 눈에, 베커 부인 당신 같은 사람들의 눈에, 내가 집으로 돌아온 이래 나를 거의 만지지도 않는 내 아내 같은 사람들 눈에 말입니다. 그게 날 어떻게 만들었는지 말해 드릴까요? 환영받지 못할 인간으로 만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