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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대통령 2부 1~3 세트 - 전3권

밤의 대통령 2부 1~3 세트 - 전3권

(개정판)

이원호 (지은이)
청어람
3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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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대통령 2부 1~3 세트 - 전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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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밤의 대통령 2부 1~3 세트 - 전3권 (개정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04906497
· 쪽수 : 1216쪽
· 출판일 : 2016-03-02

책 소개

이원호 작가의 간결하고 힘 있는 문체, 광범위한 구성, 속도감 넘치는 전개는 밤의 대통령에서 정점을 찍고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밤의 대통령은 어둠 속에서 불꽃처럼 사는 김원국의 삶을 그린 이야기다.

목차

2부 1권
서장
제1장 연쇄 피습
제2장 그림자와의 전쟁
제3장 조웅남이 두 손으로
제4장 돌출되는 배후
제5장 내부 갈등
제6장 허물어지는 제국
제7장 인질 교환
제8장 치명타를 받다

2부 2권
제1장 섬으로 가는 사람들
제2장 불타는 섬
제3장 권부의 암투
제4장 도마뱀의 꼬리
제5장 귀향하는 사람들
제6장 배후의 조종자
제7장 세 여인
제8장 수송 작전
제9장 습격

2부 3권
제1장 끝없는 도피
제2장 지옥의 밤거리
제3장 벌거벗은 여자
제4장 의혹
제5장 삶과 죽음 사이로
제6장 세 구의 시체
제7장 심야의 저격
제8장 경기장의 두 사람
제9장 죽음의 예행연습
제10장 어둠의 끝

저자소개

이원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라북도 전주 출생 무역업에 20년간 종사한 후 1991년부터 대중 소설가로 변신함 1992년, 1993년, 『밤의 대통령』(전4부 12권), 『황제의 꿈』(전3부 9권)으로 연속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후에 대중 소설가의 입지를 굳힘 현재까지 매년 7, 8권의 소설을 출간하여 31년 동안 117종 300여권의 소설을 출간함 기업소설, 역사소설, 개척소설, 폭력소설, 애정소설, SF소설, 정치소설, 무협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로 이원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형성함 주요 작품으로는 『서유기』 『제국의 탄생』 『황금제국』 『영웅전설』 『불륜시대』 『고려혼』 『신의 전설』 『영웅시대 1부』(전3권) 『영웅시대 2부』(전2권) 『영웅시대 3부』(전3권) 『영웅시대 4부 거인의 탄생』(전4권) 『영웅시대 5부 영웅의 조건』(전2권) 『영웅시대 6부 기업의 신』(전2권) 『신의 아들』(전3권) 『영웅시대 7부 특명관』(전3권) 『영웅시대 8부 암살자』(전3권) 『영웅시대 9부 황제』(전3권) 『영웅시대 10부 후계자』(전3권) 『영웅시대 완결편 폭풍의 시대』(전3권) 등이 있음
펼치기

책속에서

조웅남의 승용차가 청산빌라의 입구로 들어서자 경비실 주위에 서 있던 서너 명의 사내가 일제히 몸을 굳혔다. 모두 짙은 색 양복 차림이었고 20대의 건장한 체격이었다. 조웅남이 입맛을 다시면서 그들을 둘러보았다. 모두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쟈들, 어디 아들이여?”
앞쪽에 앉아 있던 오덕수가 몸을 돌렸다.
“제가 부산에서 데려온 애들입니다.”
“고생 많이 헌다.”
처음에는 부하들이 경호하는 것에 대해서 화를 냈던 조웅남도 이제는 그들에게 수고한다고 말할 정도가 되었다.
저녁 7시가 되어서 주변은 어두웠으나 활기찼다. 남편들의 퇴근 시간인 것이다. 외출했던 주부들도 서둘러 차 옆을 스쳐 지나갔다.
“이것, 받아라. 애들헌티 나눠 주든지, 술을 먹든지 니 맘대로 허고.”
승용차에서 내린 조웅남이 오덕수에게 두툼한 봉투 한 개를 건네주었다.
“아닙니다, 형님. 저희들은…….”
질색을 한 오덕수가 한 걸음 물러섰으나 조웅남은 내민 손을 거두지 않았다.
“글씨, 알어. 느그들이 칠성이헌티 활동비 받는 거. 이건 내 성의여.”
“칠성 형님한테 혼납니다.”
“그러믄 내가 그 시키를 혼낼 팅게.”
오덕수가 납작한 콧날을 들어 조웅남을 바라보았다. 이제까지 두 번쯤 먼발치에서 보기만 했던 조웅남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웅남의 측근 경호원으로 선택되었다.
“고맙습니다, 사장님.”
두 손으로 봉투를 받은 오덕수가 허리를 굽혔다.
“인마, 무신 사장. 나는 니 형님여.”
이맛살을 찌푸린 조웅남이 그를 스쳐 현관으로 다가갔다.
현관의 좌우에 서 있던 오덕수의 부하들이 주춤거리다가 몸을 굳혔다. 주민들의 시선을 끌지 않으려는 듯 허리를 굽히지는 않는다. 장바구니를 든 아래층 부인이 서두르듯 다가오다가 조웅남을 보고는 웃음을 띠었다. 남편이 무역 회사 사장인 40대의 밝은 분위기의 여자였다.
계단을 올라 빌라의 현관으로 들어서던 조웅남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오는 작업복 차림의 두 사내를 보았다. 사내 한 명은 한 손에 커다란 철제 연장통을 들고 있었다.
옆에서 걷던 오덕수의 시선도 그쪽으로 향해 있었다. 장바구니를 든 부인이 그들을 먼저 스쳐 지나갔다. 오덕수가 걸음을 크게 떼어서 조웅남의 옆쪽을 반걸음쯤 앞장섰다.
작업복 사내들이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허름한 작업복에 기름이 묻어 있었고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두어 걸음 걷던 오덕수가 걸음을 늦추면서 머리를 돌렸다. 얼굴의 기름칠이 마치 야간 전투를 할 때처럼 주욱 바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심하지는 않았으나 일부러 그린 것 같았다. 그러자 오덕수의 눈이 크게 치켜떠졌다. 사내들이 몸을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 쥐어진 것이 보였다. 권총이었다.
“형님!”
현관이 떠나갈 듯 고함을 지르면서 오덕수는 두 팔을 활짝 벌렸다. 그러고는 와락 그들에게로 덮쳐 들어갔다. 시야를 가로막으려는 본능적인 동작이다. 그러나 그가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 순간 무딘 총소리가 들렸다.
“이 새끼들!”
배에 격렬한 충격을 받았으나 두 팔을 벌린 오덕수가 악을 쓰듯 소리쳤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던 부인이 째질 듯한 비명을 질렀다.
조웅남은 오덕수의 고함 소리를 듣는 순간 몸을 돌렸고, 이미 이쪽으로 두 걸음쯤 다가오는 중이었다.
사내들의 시야에 오덕수의 몸통에 가린 조웅남의 머리통과 옆구리의 한쪽이 어른거렸으나 다시 쏜 두 발의 총탄은 한 발이 오덕수의 어깨에 맞았고 다른 한 발은 옆쪽으로 흘렀다.
“이 새끼들 잡아라!”
악을 쓰듯 소리치던 오덕수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의 시야에 사내들의 뒤쪽으로 달려드는 부하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누무 시키들!”
입과 콧구멍으로 뜨거운 증기를 뿜으면서 조웅남이 무릎을 땅에 대는 오덕수를 스쳐 지나갔다. 두 손으로 막 움켜쥐려는 순간이다. 뒤쪽에서 다시 째질 듯한 부인의 비명이 들려왔고 사내들의 대여섯 발짝 뒤쪽으로 부하들이 미친 듯이 달려들고 있었다.
조웅남은 배와 가슴을 꼬챙이로 쑤시는 듯한 충격을 받으면서 사내들의 목을 두 손으로 하나씩 쥐었다. 다시 아랫배에 충격이 왔으나 두 손아귀에 온 힘을 쏟으면서 사내들과 함께 넘어졌다.
사내들이 발버둥을 쳤다. 부하들이 달려와 사내들을 어지럽게 쳤다. 조웅남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몸에 통증은 없다.
“병원! 구급차를 불러라!”
누군가가 악을 썼고, 형님 하면서 누군가가 자신의 어깨를 흔들었다. 어지러운 발소리도 났고 부인이 흐느끼는 소리도 들렸다. 조웅남은 엎드린 자세로 다시 진저리를 치듯이 두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온몸으로 힘이 뻗쳐 나갔고 그것은 상쾌한 기분이었다. 그러자 손에 쥐었던 두 사내의 목뼈가 부러지는 진동이 손바닥에 전달되었다.
“형님!”
누군가가 다시 자신의 어깨를 흔들었으나 길게 숨을 내쉰 조웅남은 한쪽 뺨을 시멘트 바닥에 대었다. 차가웠으나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

- 2부 1권 본문 발췌

배는 50톤급 어선으로 꽤 큼지막했고, 겉모양은 허름했지만 안은 깨끗했다. 선실의 바닥에는 화학 섬유로 만든 잿빛 양탄자가 깔려 있었고, 소파에 씌운 흰색 커버도 새것이었다. 유리창 너머로 검푸른 바다가 출렁이고 있었다. 배는 남쪽으로 내려가는 중이었다.
소파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던 김원국이 일어섰다.
“난 바람 좀 쏘이고 올 테니까…….”
“저도 같이 가요.”
따라 일어선 이재영을 힐끗 바라본 김원국은 아무 말 없이 선실을 나왔다.
바닷바람이 몰려와 머리칼을 날렸고 파도가 부서지면서 날리는 물방울이 얼굴을 때렸다. 오함마는 앞쪽의 조타실에 있는 모양인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배의 난간을 잡고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배는 엔진 소리를 숨 가쁘게 내면서 속력을 내는 중이었다.
“섬을 떠난 지 꽤 오래되셨지요?”
머리칼을 날리면서 이재영이 소리치듯 물었다. 물보라에 젖지 않으려는 듯 그녀는 바바리코트의 깃을 세웠다.
김원국이 아무 말 없이 머리를 끄덕이자 그녀는 옆쪽으로 바짝 붙어 섰다.
“거긴 언제나 따뜻하다면서요?”
“덥지.”
“네?”
그녀가 얼굴을 가까이 대었다.
“덥단 말이야.”
“그럼 벗고 살아요? 원주민들 말이에요.”
김원국이 바다에 시선을 준 채 머리를 끄덕였다.
“집을 손수 지으셨다면서요?”
셔츠 차림으로 난간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있던 김원국은 잠자코 앞쪽을 바라보았다. 배가 파도를 타고 출렁이며 흔들렸다.
수평선은 흐린 하늘과 맞닿아서 윤곽이 분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저도 이 일이 끝나면 그런 곳에 가서 쉬고 싶어요. 따뜻하고 평화로운 곳, 푸른 숲이 있고…….”
김원국이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렸으므로 이재영은 자신도 모르게 어금니를 물었다.
선실로 들어온 김원국이 물에 젖은 셔츠를 갈아입는데 오함마가 들어섰다.
“형님, 시내는 온통 아주일보 기사 이야기로 시끄럽다는데요. 조금 전에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의 얼굴은 밝게 펴져 있었다.
“아직 정부에서는 공식 논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심각한 모양이지요?”
“이재영 씨는 어디 있어?”
김원국이 불쑥 묻자 그가 눈을 껌벅이며 선실 안을 둘러보았다.
“글쎄요, 저는 보지 못했는데, 찾아올까요?”
“아니, 그럴 필요 없다. 하지만 앞으로는 나하고 둘이 있게끔 머리를 쓰지 마라. 알았나?”
“예, 형님.”
오함마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래서, 강 국장은 어떻게 되었어?”
옷을 갈아입은 김원국이 소파에 앉으면서 물었다.
“신문사에 있습니다. 조사를 받기는 하는데, 아직 경찰서로 끌려가지는 않았습니다.”
“고 차장은?”
“사무실에서 대기하고 있답니다.”
“어젯밤의 소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곳에도 보도되지 않았단 말이지?”
“예, 형님. 다친 놈들이 모두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아주일보의 전화통이 불이 난다고 합니다. 그건 방송에서 들었습니다.”
그때 이재영이 선실로 들어왔다. 물에 젖은 머리가 이마와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고, 바바리코트는 물에 담갔다가 꺼낸 것 같았다. 오함마가 그녀를 바라보며 엉거주춤 서 있다가 슬그머니 선실을 나갔다.
“어디 있었어? 물에 빠진 사람 같군.”
자리에서 일어선 김원국이 벽에 걸려 있던 수건을 건네주었다.
잠자코 얼굴의 물기를 닦던 이재영이 문득 시선을 들었다.
“그냥 궁금했어요, 사생활이. 물론 직업상의 호기심만은 아닙니다.”
“…….”
“번번이 굴욕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를 저도 자세히 모르겠어요.”
얼굴의 물기를 닦은 그녀가 코트를 벗어 벽에 걸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제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
“골목대장을 동경하는 동네 처녀 같은 거야. 단순하고 본능적인 것이지.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게 되는 일이다. 내가 수없이 겪어 보아서 알아.”
“저를 어린애로 취급하지 마세요. 그리고 당신은 골목대장도 아니에요.”
“그저 힘에 대한 동경이라고 그랬다. 힘센 수컷에 대한 암컷의. 이재영 씨는 어쩔 수 없이 이런 분위기에 어울렸고, 곧 떠날 사람이야.”
“전 지금이 중요해요. 그리고 후회하지도 않을 거예요.”
김원국이 머리를 저었다.
“그만, 나는 이런 이야기가 싫다.”
“나를 싫어할 이유가 없다고도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너무 벽을 쌓고 있어요.”
얼굴이 굳은 이재영이 그의 앞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무릎 위에 올려놓은 두 손을 깍지 낀 채 얼굴을 똑바로 들었다.
“말씀대로 힘센 수컷처럼 저를 다스려도 좋아요. 제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당신도 알 것이고.”
김원국은 이재영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고는 창 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이런 이야기를 할 기분이 아냐, 이재영 씨. 타의에 의해서 우리 사이에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었어.”
“…….”
“당신은 젊고 아름다운 데다 지성까지 갖춘 여자야. 이런 이야기로 자꾸 자신을 격하시키지 말어.”
“장민애 씨가 부럽군요.”
“…….”
“이런 이야기는 못 쓰겠죠?”
이재영이 입술 끝을 올리며 웃자 김원국이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았다. 먼 곳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는데 이재영은 그것이 자신을 관통하여 멀리 섬에 있는 장민애를 바라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2부 2권 본문 발췌

손채석은 턱을 조금 치켜든 채 벽을 바라보았고, 이강일은 그와 반대로 방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두 명 모두 방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것이 얼핏 보면 학생이 벌을 받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들의 앞쪽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것은 조웅남이다.
그는 물컵에 따른 소주를 냉수 마시듯이 벌컥이며 삼키고는 물컵을 내려놓았다.
“느그덜도 한 잔씩 혀라.”
“예, 형님.”
대답은 얼른 하였지만 손채석은 앞에 놓인 잔에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 옆에 앉은 이강일도 주춤거리며 조웅남과 손채석의 눈치를 살피다가 역시 술잔을 잡지 않았다. 그는 아래층에서 심부름을 왔다가 조웅남에게 잡힌 것이었다.
“내가 술에 약혀졌어. 왕년에 소주 30병은 족히 먹었는디.”
물컵에 소주를 따르며 조웅남이 말했다. 벌써 빈 소주병이 7, 8개가 한쪽으로 놓여 있다.
“지금은 열댓 병만 먹어도 알딸딸허단 말여.”
스무 번도 더 듣는 이야기였으므로 손채석은 잠자코 벽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제 조웅남의 레퍼토리를 훤히 외우고 있었다.
술 이야기 다음에는 오유철의 이야기였고, 마지막에는 강만철 순서가 된다. 조웅남이 말을 이었다.
“내가 유철이허고 제수씨를 합장시켜 주고 말여, 쇠주를 먹었는디 한 50병은 먹었을 거여. 근디 배만 부르고 하나도 안 취혀. 그리서 오짐을 쌌는디 오짐에서 술 냄새가 나더란 말여.”
그는 다시 벌컥이며 술을 삼켰다.
이강일이 힐끗 손채석을 바라보았다. 좀이 쑤시는지 연신 몸을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술잔을 내려놓은 조웅남이 말을 이었다.
“그리서 양푼에다가 오짐을 받아서 마셔 봉게로 그것이 쇠주여. 하, 그것참, 희한허드만. 그리서 그걸 마셨당게. 술병을 깔 필요가 없었단 말여. 오짐 싼 걸 마시고, 또 싸고, 마시고.”
방문이 열리더니 부하 한 명이 전화기를 손에 쥐고 들어섰다.
“형님, 전화가 연결되었습니다.”
조웅남이 수화기를 받더니 귀에 대었다.
“여보시오.”
―여보세요, 저예요.
만탄 섬에 있는 김경지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귀에 들렸다. 조웅남은 트림을 했다.
“거시기, 제수씨 바꿔.”
―아이참, 오랜만에 목소리 들었는데…….
투정이 섞인 김경지의 목소리는 그래도 반가움에 밝게 들렸다. 섬에 온 후 처음 받는 전화인 것이다.
―별일 없으시죠? 식사 제때 하시구요?
“그려, 잘 있어. 그니까 제수씨 얼릉 바꿔.”
―영옥이 엄마 말씀이세요?
“이런, 지기미.”
조웅남이 와락 이맛살을 찌푸렸다.
“거시기 상도동 말여, 상도동.”
상도동은 강만철이 살았던 곳이다.
―어쩌나, 지금 묘지에 갔는데. 형님하고 태훈이 묘를 손질한다고 영옥이 엄마하고 이재영 씨하고 같이 갔어요.
“뭐여?”
조웅남이 눈을 껌벅이며 앞에 앉은 손채석을 바라보았다.
“뭐라고 혔어, 시방? 태훈이 묘에 갔다고?”
―네, 묘에 풀들이 많이 자라서요.
침을 삼키고 난 조웅남이 숨을 커다랗게 들이마셨다.
“태훈이가 묘지에 왜?”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가 형님하고 태훈이 묘도 돌보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우린 매일 묘지에 가요.
“죽었어?”
손채석은 초점을 잃은 조웅남의 눈을 보았다. 반쯤 벌린 입가에서 술인지 침인지는 모르지만 물기가 흘러나와 있다.
“긍게, 죽었단 말여? 그러고 형수님은 또 무슨…….”
―당신,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동문서답 비슷하게 조웅남과 말을 주고받던 김경지가 이제는 짜증을 내었다.
―당신, 술 마셨어요?
“묘지에 있단 말여, 형수님허고 태훈이가?”
―그래요, 편히 잠들고 계세요.
“언지 죽었는디?”
그러자 김경지가 말을 멈추었다. 무언가 이상한 것이다.
“빨리 말 안 혀?”
조웅남이 버럭 고함을 치자 앞에 앉아 있던 이강일이 번쩍 상체를 세웠다. 손채석은 이제 술잔을 내려다보고 있다. 수화기를 내던진 조웅남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는 방문을 박차고 나가서는 곧장 아래채의 현관으로 들어섰다. 방에서 나오던 김칠성이 눈을 둥그렇게 떴다.
“너, 이 시키, 이리 좀 와.”
그는 김칠성의 멱살을 움켜쥐고는 방으로 끌고 갔다. 그것을 본 집 안에 있던 부하들이 놀라 멈칫했다. 김칠성이 그의 팔을 쥐었다.
“왜 이러는 거요, 형님?”
“나는 니 형님 아녀. 너 같은 동생 없고.”
입맛을 다신 김칠성이 멱살을 잡힌 채 방으로 발을 옮겼다.
“너 이 시키.”
방문이 닫히자 조웅남이 김칠성을 벽에다 세차게 밀어붙였다. 얼굴이 검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악문 잇새에서 지독한 술 냄새가 풍겨 나왔다.
“도대체 왜…….”
김칠성도 눈을 치켜떴다.
“대낮부터 술 마시고 이게 뭡니까?”
“이 씨발 놈아, 형수씨허고 태훈이가 죽었담서?”
악문 잇새로 조웅남의 말소리가 흘러나오자 김칠성이 온몸을 굳혔다.
“왜 나헌티는 말 안 혔냐? 나는 형제간 아니냐, 이 씨발 놈아?”
“형님.”
“내가 미친놈이 될랑가 겁나서 그렸냐?”
“…….”
“왜 나헌티만, 나헌티만 말 안 허고…….”
“형님.”
“어이고, 어쩐디야.”
갑자기 김칠성에게서 떨어져 나간 조웅남이 방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두 손으로 방바닥을 짚은 채 머리를 숙이고 있었으므로 그의 앞에 선 김칠성에게 절을 하는 모습이 되었다.
“어이고, 형님…….”
조웅남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조웅남의 옆으로 다가온 김칠성이 무릎을 꿇었다.
“형님.”
그러자 조웅남이 번쩍 머리를 들었다.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칠성아, 형수씨허고 태훈이는 어뜨케 죽었냐?”
“고통 없이 죽었습니다. 만철 형님이 그렇게 말했어요. 저는 못 봤습니다.”
“갸가 봤다냐?”
“예, 봤답니다.”
“직사혔단 말이지?”
“…예.”
“그 씨발 놈은 그리서 죽었고만.”
“…….”
“긍게로 섬에 묘똥이 세 개고만.”
“형님, 죄송합니다.”
김칠성이 머리를 떨구었다.
“저도 그때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녀, 다 이해혀.”
조웅남이 손을 들어 김칠성의 어깨에 올려놓았다.
“니가 살어서 다행여. 만철이가 죽은 것도 이해허고. 나헌티 말들을 안 혀 준 것도, 그 속 다 알어. 그런디 형수씨허고 태훈이가 죽은 것은 이해 못 혀.”
조웅남은 소매를 들어 눈물을 훔쳤다.
“갸들이, 아니 형수씨허고 태훈이가 무신 죄가 있다고.”
이제는 김칠성이 손바닥으로 눈을 씻었다.

- 2부 3권 본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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