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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04909948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6-10-26
책 소개
목차
Chapter 2 전환점은 우연히 찾아온다
Chapter 3 우연한 만남
Chapter 4 악연, 아니면 필연
Chapter 5 시작이 반
Chapter 6 황무지에 씨앗을 심어라
Chapter 7 배우 낚아 올리기
Chapter 8 상대를 이해하는 법
Chapter 9 여배우 길들이기
Chapter 10 시간을 단축하는 법
저자소개
책속에서
“방금 촬영한 장면인데, 같이 봐볼래?”
“응.”
해조가 바짝 붙어서 화면을 주시했다.
이내 지호가 재생을 시키자 금방 촬영한 분량이 나오기 시작했다.
음침한 분위기 속에 해조의 뒷모습이 보이더니 시점이 느리게 다가갔다. 이런 움직임은 점점 긴장감을 고조시키다가, 해조의 얼굴을 막 비추려할 때쯤 끝나 버렸다.
“아······.”
낮게 감탄한 해조가 의아한 듯 말했다.
“음, 뭔가 답답하다.”
“그렇지? 여기선 답답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느낌이 포인트야.”
뿌듯하게 대답한 지호가 벌떡 일어나 가짜 피로 적신 탈지면을 해조에게 건넸다.
“이번에도 얼굴은 안 보이게 하되 코피가 떨어지는 씬을 촬영할 건데. 일단 코에 넣고 내가 신호를 주면 콧 볼을 눌러서 피를 짜내면 돼. 점차적으로 후두둑, 떨어지게끔.”
“응. 공포영화에서 많이 봤어.”
“좋아, 간다.”
대답한 지호가 다시 카메라를 잡았다.
한편 얼굴을 돌리고 탈지면을 코 속에 삽입한 해조가 세면대 앞에 그대로 섰다.
“됐어?”
그녀가 묻자 지호가 위치를 잡아줬다.
“반 발자국 앞으로. 아니, 거기서 조금만 오른쪽으로 가줘.”
해조가 그 말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였다.
“지금은?”
“응. 좋아.”
“코피 흘리는 신호는?”
“음, 내가 조금 있다가 네 어깨를 살짝 밀칠게. 그럼 그때 코피를 흘리면 돼!”
대답한 지호는 카메라를 작동시키며 신호를 보냈다.
“롤.”
카메라가 작동한다. 이제부터 찍히는 모든 순간은 ‘장면’이 된다.
이윽고 지호의 싸인이 떨어졌다.
“액션!”
지호는 살금살금 변기에 올라서서 해조의 정수리 위쪽에 카메라를 위치시켰다. 그러자 시점이 해조의 머리 넘어 세면대를 비췄다. 촬영할 준비를 마친 지호는 무릎으로 해조의 어깨를 살짝 밀쳐서 신호를 보냈다.
이내 해조가 세면대 위로 코피를 떨어트렸다. 한 방울씩 낙하하던 핏방울이 이내 소낙비처럼 후두둑 떨어졌다. 여전히 교묘하게 그녀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여배우 없이 시작한 촬영은 아쉽게도 거기서 끝이 났다.
-1권 본문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