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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에서 창조까지 하는 에이전트 2

모방에서 창조까지 하는 에이전트 2

킹묵 (지은이)
청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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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에서 창조까지 하는 에이전트 2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모방에서 창조까지 하는 에이전트 2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04924590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2-10-08

책 소개

킹묵의 현대 판타지 소설. 어린 시절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태진. 끊임없는 재활 운동과 치료로 다시 걸을 수 있게 된다. 그런 그에게 사고 후유증으로 남은 두통과 함께 기이한 능력이 찾아온다.

목차

제1장. 연기는 당구처럼Ⅱ
제2장. 3팀으로
제3장. 영국인
제4장. 2팀으로
제5장. 채이주
제6장. 라이브 액팅
제7장. 후회 없는 선택
제8장. 선택과 집중Ⅰ

저자소개

킹묵 (지은이)    정보 더보기
사람 사는 이야기, 이야기 속에 사람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 작품 『여섯 영혼의 노래, 그리고 가수』, 『너의 옷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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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프로 생활이 딱 당구 같거든요. 당구공이 나가는 방향을 내가 결정하듯 상금도 내가 하는 거에 따라 결정되거든요. 또 상금만이 전부가 아니에요. 같은 포지션이라고 해도 맞는 방법이 여러 가지이듯 프로 생활로 돈을 버는 방법도 여러 가지예요. 나처럼 당구장을 차리는 것도 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교습할 수도 있고. 물론 프로가 되는 게 먼저지만 잘할 거 같은데. 어때요?”
“일단은 취미로 해 볼게요.”
“아쉬운데.”

그때, 당구장 문이 열리면서 기다리던 이정훈이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뒤에 앉아 있던 수잔이 벌떡 일어나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그러자 이정훈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다른 말 없이 카운터 앞에 위치한 당구대에 자리를 잡았다. 이제 이정훈이 도착했으니 더 이상 당구를 칠 이유가 없어졌기에 태진은 큐대를 내려놓으려 했다. 그때, 이정훈이 태진을 보며 말했다.

“기다려도 됩니다. 마저 치세요.”

브라운이 얘기하기로는 말 한마디 섞어 보지도 못했다고 그랬는데 이정훈이 먼저 말을 걸었다.
아마 당구 교습을 받으러 온 걸로 오해한 모양이었다. 오히려 태진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는지 난감했다. 이대로 당구를 배우러 온 사람으로 위장해 대화를 나눠 볼까 아니면 솔직히 말을 해야 될까 고민이 되었다. 그때, 수잔이 고민도 하지 않고 들고 온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태진을 불렀다.

“고민해요? 내가 이 일 하면서 한 가지 배운 게 있는데, 사람을 대할 때는 거짓을 섞으면 안 돼요. 말하기 싫은 게 있으면 아예 얘기를 꺼내지 말고, 그게 아니면 최대한 솔직하게 대해야 성공하거든요.”
“아!”
“가죠.”

태진은 수잔의 뒷모습을 보며 뒤따라갔다. 여자 중에도 왜소한 수잔의 등이 지금은 굉장히 듬직하게 느껴졌다. 이정훈에게 도착한 수잔은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MfB에서 나왔습니다. 연락을 많이 드렸는데 연락이 안 되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최대한 공손하고 친절하게 대화를 시작했는데 이정훈은 인사를 듣는 순간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고는 더 이상 대화하기 싫다는 듯 앞을 가리고 있는 수잔을 피해 최석달에게 말했다.

“최 프로, 정말 이럴 거야?”
“왜요? 저분들 손님인데! 저기 포인트 누른 거 안 보여요?”
“아, 정말. 알았다. 빨리 치기나 하자.”

이정훈은 수잔과 태진을 없는 사람 취급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카운터로 가서 스스로 공을 가져왔다. 그러고는 비키라고 말하듯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공을 치기 시작했다. 괜히 방해가 되어서 좋을 게 없었기에 태진과 수잔은 뒤로 살짝 물러났다. 그때, 최석달이 다가오며 태진의 귀에다 혀를 찼다.

“좀 기다렸다 하지 그랬어요. 저러면 얘기하기 힘들 텐데.”

태진은 수잔을 힐끔 봤다. 약간 위축될 줄 알았는데 수잔의 표정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부담되시겠다. 우리 자리로 돌아가서 기다릴까요?”
“네.”

원래 테이블로 돌아온 수잔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생각보다 힘들겠는데요? 왜 날 쳐다봐요? 아! 표정이 없어서 어떻게 쳐다보는지 알 수가 없네.”
“아니에요.”
“아니긴. 나 민망해하나 안 하나 살펴보는 거예요?”
“진짜 아니에요.”
“하나도 안 민망해요. 지금 이정훈 씨는 받아 주지 않았지만, 솔직해야 된다는 생각은 변함없어요. 만약에 숨기고 같이 당구 치다가 갑자기 일 얘기를 해 봐요. 속셈이 있어서 다가온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뒤통수 맞은 기분이지 않을까요?”

신념이 뚜렷한 수잔의 모습에 태진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존경할 수 있는 사수를 만난 것 같았다. 수잔은 그런 태진을 보더니 갑자기 당구대를 가리켰다.

“우리도 당구 쳐요.”
“그래도 될까요?”
“치는 게 나을 거 같은데요? 브라운은 계속 앉아만 있었다고 그러니까 우리는 조금 변화를 줘야죠. 그리고 프로한테도 인정받았으니까 이정훈 씨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에이! 프로가 인정했잖아요. 빨리 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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