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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24086063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5-12-01
책 소개
세상에 다양한 기쁨을 들려주세요
달로와의 ‘기쁨 시리즈’
“누구에게나 기쁨의 순간은 똑같을까?” 마인드빌딩의 문학 브랜드, 달로와에서 선보이는 ‘기쁨 시리즈’는 이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왜 나에겐 끔찍한 일이 저 사람에겐 기쁨이 되고, 나에겐 기쁨이 되는 일이 누군가에겐 끔찍한 순간인 걸까?
기쁨 시리즈는 행복을 발견하는 작업이다. 우리 모두의 행복이 아니라 당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누구도 행복으로 여기지 않았던 순간에 관한, 누구도 행복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던 나만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행복이 바로 지금, 이곳에, 누구에게나 있음을 전한다. 각자의 기쁨이 모여 우리의 다양성이 되기를 바란다.
‘기쁨 시리즈’의 다섯 번째, 〈비추는 기쁨〉
아침 산책길에서 마주친 오리에게 ‘어디를 다녀왔냐’고 묻는다. 가지치기를 하다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라고 속삭이고, 커피를 내리면서 ‘흐르는 게 맞다’라고 중얼거리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게도 좋아하는 게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무 냄새를 맡고 흙을 만지다 보면 그 오랜 시간 속에 파묻혀 있던 보석 같은 추억이 틈새를 비집고 흘러나와 지금을 비추는 듯하다. 어떻게 하다가 목공을 하고 도예도 하게 되었냐고 사람들이 물어본다. “모르겠어요. 어찌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장난감 상자와 수저받침> 중에서)
삶이란 숨은그림찾기 같아서 아무리 찾으려 해도 보이지 않던 것을 우연히 발견할 때의 놀라움과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은 소설 같은 특별한 일은 매일 벌어지지 않지만, 그 속에서 반짝하고 빛나는 것을 찾아내는 사람과 그의 기쁨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상의 사물과 사건이 거울처럼 비추어 내 삶을 되돌아볼 수 있기를…
이 세상은 빛나는 것들로 가득하다. 도시의 밤거리부터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배, 화려한 옷들과 한껏 치장한 화려한 사람들, 빛나는 사람들. 나만 빼고 모든 것이 빛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빛나고자 한다. 다른 이가 아니라 내가 바로 빛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세상에 빛나는 것들만 모여 있다면, 과연 정말로 ‘빛나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삶의 속도가 다르다. 지금, 이 순간은 그들의 속도와 나의 속도가 만나는 시간. 그들이 나를 보고, 내가 그들을 볼 때 예상할 수 없는 삶의 변주가 시작된다. 그러니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고, 어제의 너와 오늘의 너도 다르다. 어제 걸었던 길과 지금 걷는 길도 다르다. 다른 나와 다른 네가 서로 만나는 시간. 순간순간 변주되고 있는 삶이 아름답다.”(〈그들의 속도가 나의 속도와 만나는 시간〉 중에서)
시간과 공간을 교차하며, 비우고 연결하고 비추어
당신이 나를, 내가 당신을 채워갈 수 있기를…
빛나는 일은 나를 보이는 일일 뿐, 나를 보는 일은 아니다. 무언가 빛나기 위해서는 그것을 비추는 일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비추기 위해 나를 비워내는 일은 결국 나를 알고, 진정한 내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내’가 선명해지는 순간 우리는 연결된다. ‘내’가 가득한 것만이 나를 아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 세상에,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나를 비워내고 타인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무언가 빛나기 위해서는 그것을 비추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마음 구석구석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오래 함께한 시간, 상대방을 떠올리고 뭐가 좋을지 생각하는 시간, 포장을 풀고 놀라고 즐거워하는 시간, 그리고 선물과 함께할 앞으로의 시간까지. 나를 위해 살아가는 많은 시간 중에서 길든 짧든 작은 일부를 다른 사람의 시간으로 채운다는 것, 그것이 선물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선물의 의미> 중에서)
각자의 삶이 서로를 비추어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수 있기를…
“마주하는 나뭇잎마다 싱싱한 햇빛이 담겨 있었고, 바람이 불면 머물러 있던 햇빛이 보석 조각처럼 흩어져 계곡으로 흘러 들어갔다. 하늘의 소리와 땅의 소리가 그렇게 계곡을 따라 흘러갔다. 내 몸 어딘가에 있던 잡생각과 근심도 발바닥을 타고 땅속으로 하나씩 흘러 들어가는 것 같았다.”(〈비추는 기쁨〉 중에서)
나를 스친 사람들과 나를 스친 생각들을 가만히 바라보면, 나에게 유익한 것이 나를 떠받치는 다른 생명에게도 유익한 것인지를 생각하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비추는 기쁨>은 각자의 묵은 마음을 비우고, 서로가 서로에게 해돋이가 되는 순간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디자이너의 말
어떤 빛은 곧게 뻗어 나가고, 어떤 빛은 잔물결처럼 번져 간다. 또 어떤 빛은 동그랗게 손바닥에 머물다 조용히 사라지기도 한다. 예상치 못한 곳에 스민 밝음이 문득 더 따뜻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 작은 우연들이 모여 이 책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목차
책머리
1부 비우다
가지치기
비어 있는 것이 좋다
그릇을 깨는 마음
비밀 공간
손과 마음
민달팽이의 집은 어디인가?
구멍 뚫린 마음
당신의 시선
앵두야 안녕
2부 연결하다
그들의 속도가 나의 속도와 만나는 시간
흐르는 게 맞다
가을의 연주
나를 스친 사람들, 나를 스친 생각들
선물의 의미
장난감 상자와 수저받침
3부 꽃이 피다
흔들리는 겨울
감자 말고 고구마
미나리 예찬
동물은 기호가 아니다
삼식이와 삼숙이
조금은 허풍스럽게, 다소 과장되게
어제처럼 그대로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비추는 기쁨
책속에서
지금 부는 바람은 그저 평범하지만, 그 옛날 공기가 만들어지고 바람이 생긴 것은 세상을 온통 바꾸어 놓는 경이로움이었다. 글은 바람을 닮았다. 오늘 내게 온 문장은 하나하나가 특별하다. 평범함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글이 주는 기쁨이다. 땀 흘려 일한 후, 바람 한 점이 참 귀하다. --- <책 머리>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정상이다. 생각대로 된다면 기적이다. 손가락을 움직여 밥숟가락을
입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적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 수많은 기적 중에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길 때마다 나는 버릇처럼 사진 속 산초나무 가지를 바라본다. ‘괜찮아. 괜찮아. 새로운 길이 열릴 거야.’ 이렇게 속삭인다. --- <가지치기>
채워진 것보다는 비어 있는 것,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이 좋다. 그들은 내 무의식을 자극하고
상상을 흔들어 깨운다. 저곳에 무엇이 있었을까. 그곳엔 뭐라 쓰여 있었을까. 그것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사람들은 각자의 상상대로 그곳을 채워 간다. 그곳은 채워도 채워도 계
속 채워지는 마법 같은 공간일 테니까. --- 〈비어 있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