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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삽시다

같이 삽시다

이정숙(릴케)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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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삽시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같이 삽시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5586173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5-01-29

책 소개

이정숙의 로맨스 소설. 유준상 앞에 10년 전 과외 했던, 아니 하려고 했던 소녀가 나타났다. 단발머리를 커튼처럼 치고서 이리저리 도망치던 그 소녀가 그의 손안으로 걸어 들어오다니, 한번 맛 좀 봐라. 한쪽 입가를 살짝 비틀어 올리고 의뭉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죽어라 공부 안 하고 도망 다니던 날라리 고딩 박소혜 씨, 같이 삽시다."

목차

프롤로그, 셰어 하우스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수업
건강을 해치는 그의 요리 수업법
양파의 매운 냄새를 없애는 방법
나란히 놓인 슬리퍼 여섯 개
두근두근 그와의 접촉 레시피
막노동의 끝?
처음부터 싹 다시 써야 할 나의 레시피
질투의 매운맛
그 남자의 요리법
데이트는 감미롭게. 버터밀크 팬케이크처럼
사랑은 쌉싸래한 캐러멜소스 푸딩처럼
셰어하우스
모든 음식에 그가 들어 있어
에필로그, 당신을 위한 스페셜 케이크
작가 후기

저자소개

이정숙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필명: 릴케 늘 꿈꾸는 로맨스 소설 작가 [파초], [쿨러브], [퓨어 러브], [어른의 연애], [너를 사다], [천만 명 속의 너] 등 출간. [내사랑 염라], [청소하실, 레옹?], [마성의 빌라] 웹소설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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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선생님, 제 걱정 많이 하셨나 봐요. 그래서 제 생각도 하신 거예요?”
그가 어쭈 하는 얼굴로 쳐다봤다.
“생각은 한 적 없었지만 걱정은 그나마 좀 했지.”
“아, 그렇구나. 근데 걱정도 생각에 포함되거든요?”
흥!
나름 한 방 먹였다 생각하고 소혜는 휙 돌아섰다. 하지만 바로 후회했다. 이게 무슨 오버질이야? 그러나 이미 늦어 버렸기에 모르는 척 대파 뿌리를 뭉텅뭉텅 잘랐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우짜지. 이번엔 대파가 두 포대로 늘어날 텐데.
“생각이야 당연히 했지. 십 년 전에 널 좋아하고 있었는데.”
으악!
딴생각을 하다가 급습을 당하고 말았다.
“조심 좀 하지!”
준상은 싱크대 위에 있던 깨끗한 천을 확 잡아채 바람처럼 달려가 소혜의 피 나는 손가락부터 꽉 눌렀다. 이 끝으로 천을 찢어 지혈하기 위해 손가락을 둥둥 감았다. 자신도 아찔했지만 손을 벤 당사자도 많이 놀랐는지 오히려 아픈 것도 모르는 얼굴로 넋이 나가 있었다.
“좀 일어나 봐.”
손목을 잡아 일으켜 세워 그대로 2층으로 향했다.
갑작스레 괜한 소리를 한 자신 탓이란 생각에 준상은 마음이 저절로 날카로워졌다.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 소혜를 앉혀 놓고 구급상자를 갖고 와 바로 치료를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천을 걷어 내자 소혜가 움찔했다. 그제야 통증이 왔는지 두려워 손을 가늘게 떨며 자꾸만 빼내려고 했다.
“일단 응급조치했으니까 내일 병원 가 봐.”
그제야 소혜가 눈을 뜨고서 쭈뼛쭈뼛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 끝났어요?”
아팠는지 촉촉하게 젖은 소혜의 동그란 눈동자와 마주치자 준상은 순간 괜히 심장이 쿵 해서 시선을 옆으로 두었다. 자신이 여자와 시선이 잠깐 마주친 걸로 이렇게 우왕좌왕할 줄이야.
“그렇게 꼴 보기 싫어요? 하지만 이번엔 저도 억울하거든요?”
그 소리에 준상은 어이가 없어서 소혜를 휙 쏘아보며 눈을 치켜떴다.
“당연히 놀랐으니까……! 아니, 됐다. 너 때문에 신경질 나 죽겠다 정말. 알아들어?”
도대체가, 사람 마음도 모르고 저런 볼멘소리나 투덜거리고 있으니 이걸 야속하다고 해야 하나, 얄밉다고 해야 하나.
“이게 다 선생님 때문이잖아요. 장난 좀 쳤다고 똑같이 이상한 소리나 하고. 한번 좀 져 주면 어디가 덧나요?”
“내가 너한테 이기려고 그런 짓이나 하고 있었겠어?”
“그럼 그건 무슨 소리였는데요?”
준상이 멈칫했다. 무슨 소리였는지 설명해 주면 알아나 들을 거고? 이런 소아과에 갈 애를 두고 자신은 뭘 진지해지려고 하는 건지.
“다음부턴 수업하기 싫다고 자해하지 마.”
“네. 이래서 말이 씨가 된다나 봐요. 하기 싫다고 잔꾀 부렸더니 정말로 이렇게 다칠 줄이야.”
“교훈이 됐다니 다행이네.”
그런데 소혜가 갸웃하며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있어서 준상은 의아했다. 소혜가 어색한 얼굴로 그 이유를 말해 주었다.
“저기, 이제 손 놓으셔도 되거든요.”
준상은 천천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치료는 벌써 한참 전에 끝났는데 아직까지 소혜의 손을 잡고 있었나 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작은 손. 그 손의 기분 좋은 온기를 이상하게 놓아주기 싫단 욕심이 일었다. 소혜가 슬그머니 손을 빼려고 했다. 마치 그때 그렇게나 잡으려고 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기만 하던 10년 전 그 여고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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