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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26402199
· 쪽수 : 1032쪽
· 출판일 : 2015-11-13
책 소개
목차
서장
제1장. 학자
제2장. 악몽의 밤
제3장. 자매
제4장. 기해의 경우
제5장. 악몽의 경우
제6장. 진왕
제7장. 잔칫날
[하권]
제8장. 악몽을 알고 있는 사람들
제9장. 역사에 새기는 이름
제10장. 기해가 죽는 날
제11장. 너의 이름
제12장. 죽으러 가는 길
제13장. 눈雪
종장
외전 1. 말은 씨가 된다
외전 2. 소문
외전 3. 고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건드리지 말아야 했어. 내가 잘못했다고 빌어야 했어. 그러지 말아야 했어.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돈에 미쳐서 무얼 한 거지? 왕께서 우릴 용서할 리가 없어. 우리를 살려 둘 리가 없잖아.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들었는데……. 다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다들 미쳤어. 괜찮다고? 아무것도 못할 거라고? 바보 같은 사람들. 두려워서 현실에서 고개를 돌렸어. 그래서 전부 죽었어. 도망쳐야 했는데 도망치지 않아서 다들 죽었어.”
“어떤 왕이었지?”
“웃는 얼굴이 인상적인 왕이었어. 웃었어. 계속 웃었어. 날 이해한다고 했어. 용서하러 왔다고 했어. 달콤한 목소리로 달빛처럼 웃으면서. 왕은 아름다웠어. 그런데 무서웠어. 심장이 계속 뛰었어. 무서워서 혓바닥이 굳어 버렸어. 그때는 몰랐어. 왕이 용서해 준다고 말하는데도 왜 무서운지 알 수가 없었어. 하지만 조금 지나니까 알 수 있었어. 왕은 용서하지 않은 거야. 거짓말을 했어. 내가 속았어. 내가 벌을 받은 거야. 내가 그런 짓을 했으니까, 벌을. 벌을. 벌을.”
사내는 이제 머리를 처박고 초점 없는 눈동자가 흔들렸다. 학자가 꿀꺽 침을 삼켰다.
“용서해 주세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잘못했어요.”
“무덤도, 시신도 없어. 이름을 아는 사람도 몇 안 돼. 십몇 년이 지나면 그 이름도 잊히겠지. 그렇게 갈 놈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가 버렸으니까 어쩔 도리가 있나. 그럼 적어도 친구 된 도리로 이름 하난 남겨 줘야 하지 않겠어? 어떤 삶을 가다가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똑똑히 증명해 줘야지. 그래야 그나마 살아 있었다는 자국이라도 남지.”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
어때, 좋잖아? 그렇지? 악몽이 확인하듯이 되물었다.
“절대 잊히지 않도록 역사에 새길 거야. 증명하고 증언하고 세차게 떠들어서 사실로 만들고 말거야. 이런 놈이 살았다는 것을 역사에 새겨 놓지 않으면 억울하니까 반드시 해낼 생각이야. 특히 알 바 아니라는 네놈 같은 머릿속에는 칼집을 내서라도 새겨 넣을 테니까 각오해 두는 건 어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