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30687872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6-09-17
책 소개
목차
재고 정리 대상
체험판의 설렘
프리미엄 결제 완료
유효기간 종료 임박
복구 불가 판정
요절 금지
추천의 말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 내 장례식 ‘무료 나눔’합니다
네가 죽고 난 뒤의 광경을 상상해 본 적 있어?
사실 난 꽤 자주 하는 편이거든. 10년 뒤에 내가 뭘 해 먹고 살지는 도무지 상상이 안 되는데, 이상하게 내 장례식장은 초고화질로 그려져.
오늘부터 이 블로그에 내 장례식 대본이나 미리 유출해 보려고 해. 예고편만 보고 하차할 인생이라면 엔딩크레디트 정도는 내 마음대로 연출할 권리가 있잖아.
블로그 이름은 대충 ‘요절 희망자의 기록’으로 정했어. 젊은 나이에 일찍 죽는다는 ‘요절’이라는 단어가 고2가 되자마자 우리를 ‘예비 고3’이라고 부르며 앞으로 2년 동안 죽은 듯이 살라고 협박하는 현실과 기가 막히게 찰떡이었거든. 안 죽고 배기겠냐 싶더라.
아무튼 첫 글 발행 완료. 이제 자야겠다. 내일 1교시 종 치기 전까지 내가 증발해 버리지 않는다면 다음 편도 올라오겠지.
관심 있으면 이웃 추가나 누르고 가든가. 어차피 이 연재는 내가 사라지는 날 자동 완결이니까.
[10] 만점짜리 성적표와 0점짜리 칭찬
“……수학이 아직 힘드네. 최상위권 애들은 수학 때문에 고민 안 한다던데, 부족한 과목에 더 집중했어야지. 그러라고 수학 학원도 다니는 거 아냐. 원래 잘하던 과목에만 너무 힘 뺀 거 아니니?”
“국어는 만점이야. 전교에 네 명밖에 없다고.”
“알아, 잘했어. 근데 국어는 네가 평소에 책을 많이 읽으니까 당연히 유지되어야 하는 거고……. 엄마 말은 지금 네 미래를 위해서 더 급한 걸 메워야 한다는 뜻이야.”
“요즘 국어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책만 많이 읽는다고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깊은 땅속에서 가까스로 올라왔는데, 부모님은 내가 올라온 높이 대신 여전히 정복하지 못한 정상만 가리키며 채찍질을 해대네.
부모라는 최종 보스는 내가 아무리 레벨 업해도 계속 클리어 조건을 올려버려. 진짜 깰 맛 안 나게.
엄마, 아빠가 방으로 들어가고 나서 식탁에 남겨진 성적표를 가만히 바라봤어. 만점을 들이밀어도 걱정만 돌아오는 걸 보니 노력으로 인정받으려 했던 내 전략이 얼마나 효율 떨어지는 일이었는지 새삼 깨달았지. 잘한 것보다 못한 것에, 성취한 것보다 부진한 것에만 꽂히는 부모님의 ‘결함 추적 시스템’이 오작동하지 않는 이상, 사랑받을 확률은 0퍼센트에 수렴할지도 모르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