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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693521
· 쪽수 : 410쪽
· 출판일 : 2022-10-07
책 소개
목차
제1부 주미
푸른 눈 / 디바인 핸즈 / 케이팝 루키 / 사막 / 파란 별 / 먹잇감 / 마지막 무대 / 기타 피크
제2부 요나
변신 / 듀엣 / 위도 횟집 / 비밀 / 바다 아래Ⅰ / 바다 아래Ⅱ / 배웅Ⅰ / 배웅Ⅱ
제3부 고래인간
미제 사건 / 케이지 / 정치망 / 미끼 / 사랍 천사 / 바다 아래 바다
선곡 목록
참고 자료
심사평
수상 소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고래의 울음소리가 지진 같은 무거운 진동으로 가까워졌다. 순간에 거대한 고래가 수면을 뚫어 솟구쳐 올랐다. 배와 가슴의 여섯 지느러미를 기다랗게 늘어뜨린, 몸 전체가 빙산처럼 새하얀 혹등고래였다. / 하얀 혹등고래는 공중에서 드러누워 바다에 떨어졌다. 큰 몸집으로 바닷물을 충격하여 일어난 소용돌이에 요나는 속절없이 빨려 들어갔다. 고래는 줄줄이 세로진 주름의 배와 널따란 턱을 보인 채 여섯 지느러미를 펼쳐 바닷속을 내려갔다. 위쪽 지느러미 한 쌍이 제일 길고, 중간의 한 쌍과 아래쪽 한 쌍의 지느러미가 차례로 작아지는 생김새였다. 어둑한 바다에서도 고래의 하얀 몸은 아지랑이 빛줄기를 자욱하게 퍼뜨렸다.
요나는 소리를 지를 뻔했다. 하얀 뭉게구름 사이로 하얀 혹등고래 무리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구름결 아래로 끝없는 황금빛 사막과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푸른빛의 사람 형상이 노란빛 띠를 늘어뜨리며 하나둘씩 그곳의 바다에 떨어졌다. 저 아래에 사람들이 사느냐고 고래에게 묻고 싶었다. 헤엄치기를 멈추고 연둣빛에 바짝 붙어 하얀 혹등고래 무리를 보고 사막과 바다를 내려다보고 싶었다. 고래는 그저 느껴보라고 권하듯이 앞만 바라보며 요나를 이끌었다. 지금은 바다 아래를 자세히 들여다볼 때가 아니라고 일러주는 묵계가 내려졌다. / 요나는 바다 아래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잠들다가 깨어났다. 엄마와 할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은 묽게 희석되어 하얀 혹등고래와 한없이 바닷속을 순례해도 좋겠다고 순응할 때에, 요나는 깨달았다. 해저 지형은 단지 바다 아래 세상을 덮는 껍질에 불과한 것을. 언젠가 요나 자신이 그곳의 또다른 바다에서 헤엄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