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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소설론
· ISBN : 9791130813790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8-10-31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총론:신체표징과 파르마콘의 역설
한국 소설과 신체표징
신체표징의 사적 탐색
제1부 결핵·불임·기형의 몸과 저항의 제스처
제1장 이상 소설의 신체표징과 탈주 욕망
1. 사회로부터의 일탈과 결핵
2. 근대적 질서 추구와 절름발이
3. 글쓰기에 대한 집착과 죽음의 유보
제2장 오정희 소설의 신체표징과 여성적 자아
1. 여성 욕망의 잉여와 불임
2. 여성의 출산 거부와 낙태
3. 불모의 관계와 생식에 대한 환상
제3장 조세희 소설의 신체표징과 물화된 세계
1. 자본주의의 부작용과 난장이
2. 산업사회의 환경오염과 질병
3. 물화되는 성과 세습되는 노동
제2부 공포·허무·도착의 온상, 전쟁 트라우마
제1장 손창섭 소설의 신체표징과 사회병리
1. 혼란한 사회와 불구적 그로테스크
2. 전망의 부재와 병적 허무주의
3. 성적 트라우마와 도착적 증후
제2장 장용학 소설의 신체표징과 터부 와해
1. 병든 정상인, 육(肉)에 갇힌 수인(囚人)들
2. 역설의 전략과 신체 부정의 메타포
3. 전쟁과 터부의 와해, 원시 자연으로의 회귀
제3장 하근찬 소설의 신체표징과 전후 의식
1. 전쟁과 불구의 신체:1950~60년대
2. 훈육과 노동의 신체:1970년대
3. 예술과 죽음의 신체:1980년 이후
제4장 한국 전쟁 소설의 혼혈 표상
1. 경멸과 공포의 혼혈 의식
2. 은폐와 외면의 혼혈 표상
3. 동정과 참회의 혼혈 표상
결론:신체표징, 부정의 현실을 경계하는 환상적 역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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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책은 한국 현대소설에 나타난 신체표징(標徵)을 검토하여 한국 현대소설이 사회와 관계 맺고 있는 양상과 그 의미를 살펴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신체는 사회성을 체현하고 함축하는 담론 생성의 장(場)이다. 개인의 신체는 사회와의 깊은 관련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또 변화한다. 신체와 사회는 각각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소설 속에 나타나는 신체표징은 그 소설이 창작되던 시기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신체표징 분석을 통해 소설이 어떻게 사회를 표현하고 또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해명할 수 있다. (중략)
소설과 신체표징 사이에는 사회라는 매개항이 설정되어 있다. 표징을 통해 드러나는 신체는 개인의 특수성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비유로 작용함으로써 고유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소설에 나타나는 신체표징은 지금까지의 문학이 보여주었던 그 어떤 기법이나 장치보다 더 사회를 잘 드러낸다. 그것은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은 아니다. 그러나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상징이 때로는 직접적인 발언보다 더 실효성을 갖기도 한다. 소설에 나타난 사회적 메타포로서의 신체표징은 은유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독자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고민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질병은 현대 문학의 중요한 모티프 중 하나이다. 문학에서 질병의 은유는 하나의 기호이다. 그것은 일종의 상징이며 상징을 해석한다는 것은 어떤 기표가 가지고 있는 표면적인 의미 너머의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질병을 상징화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사회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로 신체를 다루게 된다. 예술의 영역에서 사회의 부정적인 현상들이 신체적 고통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토대가 되는 이유는 신체와 사회의 비유적 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이때 병든 신체는 사회적 상황으로부터 일탈하고자 하는 의식과 관련된다. 예술적인 메타포로서의 신체적 질병은 위태로운 외부 현실을 표현해 내고자하는 작자의 의도를 위해 사용되며,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현실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전략을 숨기고 있다. 따라서 이상의 소설에 등장하는 질병 및 신체에 대한 표징을 천착해보는 것은 그의 문학에 접근하는 또 하나의 유효한 방식이 된다.
혼혈 문제는 문학적인 것보다 더 광범위한 문화적 차원의 문제임을 전제해야 한다. 문화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구조를 지니며 문화가 지닌 그런 성격은 그 문화에 접근하는 태도나 양식을 다양하게 허용하도록 만든다. 한국 전쟁 소설의 혼혈 표상을 연구하는 과정의 궁극적인 과제 역시 문화의 심층적인 내용들을 분석해 내는 것이다. 그러한 문화의 분석을 위해서는 문화 담론 생성의 관습적인 면과 현재의 문화 현상이 만나는 지점의 담론 구조와 의미가 규명되어야 한다. 혼혈 현상은 단순히 한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메라시안(Amerasian)이나 코시안(Kosian)이라 불리는 혼혈인의 정체는 개인의 특수성보다는 한국+α에서 α에 해당하는 문화권의 보편성으로 확대되기 마련이다. 이 개인과 문화권의 동일시로 인해 발생하는 편견과 배제의 심리가 어떤 것인지를 찾기 위해서라도 변화하는 문화 인식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