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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16920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0-07-31
책 소개
목차
■ 발간사
제1부
강덕환 - 푸닥거리, 사북 / 서천꽃밭
고희림 - 그때 그랬다면 / 국가
권미강 - 오래전 사북 / 어느 봄날 이야기
김수열 - 사북을 지나며 / 사북의 여인들
김연희 - 나는 그를 앞질러 갈 수 없다 / 힘이 센 광부들
김용아 - 안경다리를 지나 / 사북, 그 이후
김이하 - 철시 / 노다지
제2부
김창규 - 사북항쟁 / 태백을 노래하며
김태수 - 도계(道溪)를 위하여 / 물고팡이꽃
김해화 - 막장수첩 1985년 / 우리들의 사랑가 1
문창길 - 마지막 광부 / 비정규직 김용균 아우여
박광배 - 사북 / 검은 강
박영희 - 증산역 / 또 다른 막장
서승현 - 미아 / 길 아랫집
제3부
서안나 - 진폐(塵肺) / 사북
성희직 - 지옥에서 돌아온 사나이 / 1980년 ‘사북’을 말한다
송경동 - 발파공의 편지 / 나는 그때 아주 작은 아이였습니다
안상학 - 사북의 꿈 / 생명선에 서서
양기창 - 사북, 봄날의 교향곡 / 봄에 대하여
이상국 - 우리는 그게 나라인 줄 알았다 / 다시 희망에 대하여
이승철 - 사북의 노래 1 / 사북의 노래 2
이원규 - 별다방 / 달빛을 깨물다
제4부
전선용 - 항쟁의 기억법 / 버찌 같은
정세훈 - 울 아버지 밤대거리 가시던 길 / 고향의 저 골 깊은 뿌리 7
정연수 - 사북은 봄날 / 카지노 불나방
정일남 - 꽃상여 / 석탄 채굴
조호진 - 자른 손가락 / 항쟁은 끝났는가?
최광임 - 사북 타란툴라 / 화절령 운탄도로
최승익 - 생환하는 그날까지 / 꺾쇠와 쐐기 되어
■ 작품 해설 : 사북항쟁의 역사성 - 맹문재
■ 시인들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힘이 센 광부들
- 김연희
사북에 와서
사북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전직 광부
젊은 날의 갑방 을방 병방들
광부에게 힘이란
곡괭이질 잘하는 것
삽질 잘하는 것
그것이 제일
먹고 사는 일이란
목숨을 내놓는 일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언감생심
배우고 센 놈들이
폭동이야 하고 외치면
광부는 폭도가 되고
누구는 빨갱이도 되었다가
명. 예. 회. 복.
그들에겐 너무 무거운 네 글자
40년간 밀고 온
사북의 광부들은 힘이 세다
1980년 ‘사북’을 말한다
- 성희직
가진 것 없고 배운 것도 없고
아무런 빽도 없어 선택한 막장인생
열심히 탄을 캐면 돈을 벌 줄 알았다
열심히 일하면 희망이 있을 줄 알았다
죽기 살기로 일하면 막장인생 벗어날 줄 알았다.
하지만 도급제 노동은 그게 아니었다
땀 흘린 대가는 너무도 보잘것없고
회사는 늘 안전보다 생산이 먼저였다
노동조합은 한 번도 우리 편이 아니었고
공권력마저도 한통속이었다.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보고도 못 본 채 듣고도 모른 채
‘주면 주는 대로 받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
그렇게 짐승이길 강요했다. 노예처럼 살라 했다
짐승도 발길에 차이면 눈빛이 달라지기 마련
더는 참고 살 수가 없었다
둑이 무너지듯, 활화산 불길처럼 폭발해버렸다.
계엄령 서슬에 꽁꽁 얼어붙은 대한민국
지식인들은 침묵했지만 우린 무식했기에 용감했다.
1980년 4월 사북항쟁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인권 사각지대 안전 사각지대에 버려진 막장 인생들
‘광산쟁이도 사람’임을 세상에 선언한 거다.
이러한 원인과 시대 상황을 무시하고서
누가 우리를 폭도로 내몰았나?
언론은 왜 폭동으로 진실을 왜곡했던가?
그 시절 역사의 현장에 함께했던 주역들은
고문 후유증과 생활고에 하나둘 쓸쓸히 죽어가고
사북광업소마저 폐광으로 2004년 10월 문을 닫았다
우리의 억울한 사연도 무너진 갱도에 묻히고 마는가?
이 세상천지에
우리의 검은 손 잡아줄 사람 아무도 없단 말인가?
이제 늙은 아버지 어머니 된 우리의 소원은
‘폭도’라는 이름의 주홍글씨
‘사북사태’란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