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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23447
· 쪽수 : 114쪽
· 출판일 : 2025-12-10
책 소개
목차
제1부
작은 도서관 / 독수리의 부고 / 뻐꾸기는 왜 아프리카로 날아가나 / 동박새 한 마리가 지구를 멈춘다 / 숲새 / 칼새 / 바위를 품는 새를 보았다 / 굴뚝새 / 호랑지빠귀 우는 밤 / 새를 심었는데 꽃이 피었다 / 흰눈썹황금새의 탄생 / 조류 충돌
제2부
일보일배 일체투지 / 달팽이 성자 / 충무띠달팽이 / 도토리거위벌레의 낙법 / 늦반딧불이 / 수달 천년 / 인자한 고양이 씨 / 고라니 눈에 찍히다 / 귀뚜라미 / 연목구어 / 물고기 풍경 / 덤붕
제3부
나도수정초 / 흰진달래 / 해당화 / 바람꽃 / 수국 / 흑매 / 감꽃 / 산벚꽃 / 단풍 / 음의 나무 / 족도리풀 / 진달래 / 꽃삽 / 음지를 사랑한다 / 연꽃씨 한 알 / 괭이눈 / 가는잎그늘사초 / 물매화의 사랑법 / 그 꽃 / 감나무 빌딩 / 나무의 슬하
제4부
모퉁이에 달맞이꽃이 피어 있는 약국 / 숲속 책방 / 김목신 씨 / 달의 뒷면 / 세상에 이런 일이 / 탑 / 평형 / 불일폭포 / 우포늪에서 온 엽서 / 가라산 코끼리 바위 / 은어는 돌아오지 않는다 / 바닷가 독수리 식당 / 기수역에서 / 거제 노자산
▪ 작품 해설 : 풀잎의 사전, 새의 문장 : 생명적 상상력 _ 김하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동박새 한 마리가 지구를 멈춘다
출근길이었는데 차들이 멈춘다 갑자기
막 둥지를 벗어난 노란 주둥이 한 점
도로 황색 중앙선에 껌딱지처럼 붙어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파르르 눌어붙어서 떨고 있다
도롯가에서는 엄마 새가 동동
찍찍 힘을 내라고 울어 쌓는데
근처 밭에는 투명한 그물이 날개를 펴고
산기슭에는 길냥이 밥그릇이 입을 벌리고
세상은 참 험하다
차들은 일제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멈춰서 잠깐 멈춰서는
동박새 새끼를 응원한다
엄마한테 가라 어서 숲으로 가라
엄마가 기다린다 엄마가 울고 있다
집으로 가라
손 한 모금 크기밖에 되지 않는 동박새
얄궂은 새 한 마리가 가끔은
지구를 멈추기도 한다
해당화
당신은 무슨 깃발 아래서 싸우나요
해당화가 정색을 하고 묻는다
꽃 피는 일이란 예비된 패배
아무런 승산이 없는 시간
그냥 흔들리는 것 그러나
진력을 다해 피는 것이라고 대답하려다가
모래언덕처럼 하나마나한 말의 끄나풀이여
청라의 물결 위에 붉은 잎 진다
당신은 무슨 깃발 아래서 싸우나요
꽃 피는 당신이 깃발이면서 왜 묻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