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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연극 > 연극사/연극.희극론/연극비평
· ISBN : 9791130823584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6-02-12
책 소개
목차
■ 책머리에
김미희 _ 동시대 한국의 장애연극과 새로운 극미학
1. 들어가며
2. 한국 장애연극의 형성 배경
3. 한국 장애연극의 전개 양상
4. 한국 장애연극의 발전 거점, 모두예술극장
5. 장애연극 창작 및 제작을 위한 교육
6. 나가며
남지수 _ 대안 언론으로서의 버바팀 연극
1. 버바팀 연극과 다큐멘터리 연극
2. 버바팀 연극
3. 영국 버바팀 연극:밀레니엄 정치극의 산실
4. 미국 버바팀 연극:안나 드베어 스미스와 9·11테러 이후의 버바팀
5. 남아프리카공화국 버바팀 연극:아파르트헤이트와 진실과화해위원회
6. 한국 버바팀 연극:세월호 참사와 블랙리스트 이후
7. 나가며
서지영 _ 연극을 디스포지티브로 정의하는 것에 대하여
1. 기센에서 시작된 새로운 도전
2. 푸코의 디스포지티브
3. 디스포지티브와 ‘배치’
4. 디스포지티브의 불완전성과 오류에 대하여
5. 연극 디스포지티브 모델
6. 연극 디스포지티브의 파손점과 소외된 존재들
7. 연극 속의 사회, 사회 속의 연극:사회적 디스포지티브의 연극화
8. 사회적 디스포지티브와 연극적 행동:밀로 라우의 <총회>
9. 글을 마치며:역사의 귀환과 제도의 복원을 위한 연극 모델
엄현희 _ 아르코예술극장의 ‘기후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가:극장의 재발견과 포스트휴먼
1. ‘기후 프로젝트’의 소개와 의의
2. 균, (토종)씨앗, 박쥐에 대한 탐구, 인간중심을 넘어 포스트휴먼으로
3. 미생물을 키우며 인간보다 커다란 균의 세계를 모험하다 :[균ㅤㄴㅔㅋ(균사체+네트워크)]
4. 텃밭 가꾸기와 공연 만들기의 교차와 접합:[극장앞텃밭]
5. 서로의 소리를 맞춰가며 함께하기를 찾아가다:[박쥐구실]
6.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상상과 이어지는 질문, 그리고 공연미학
이미원 _ 한국연극의 정체성과 그 미래
1. 서론
2. 정체성이란 무엇인가:그 해석의 가변성
3. 한국연극 정체성 담론의 흐름
4. 전통의 현재화와 새로운 정체성:단절 극복을 향하여
5. ‘세월호 사건’ 이후의 모색과 신세대의 부상
6. 결론:전통연희와 근대극의 단절 극복 가능성과 한국연극의 미래
임형진 _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의미 생산 방식:몸의 현상과 수행성
1. 들어가며
2. 로고스-연극-헤게모니
3. 몸의 현상과 정치성
4. 몸의 의미 생산 방식
5. 나가며
정명문 _ 여성 전기 뮤지컬의 지향과 캐릭터 변화
1. 역사 뮤지컬과 여성 전기 뮤지컬
2. 컨셉 연계와 자기 극복 의지
3. 당사자성 반영과 비주류의 연대
4. 다큐 기법과 도덕적 실천
5. 문제 해결의 캐릭터화
조만수 _ 근대적 개인의 소멸과 극장의 몸:거기 누가 존재하는가?
1. 거기 누구요?
2. “저 피흘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3. 몸의 현존:현존의 자리와 개인의 몸
4. 부재의 경험 그리고 복수의 몸
5. 메타버스:분열하는 몸 “내가 누구인지 내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최성희 _ 연극의 파국, 파국의 연극:인류세 시대의 드라마터지
1. 인류세 시대의 연극
2. 파국 서사의 생태학
3. 파국 다시 상상하기
4. 미래의 유령
황승경 _ 코로나 이후 지속가능발전교육적 관점에서 분석한 연극적 영향력 탐색:방정환 연극 Dream 축제를 중심으로
1. 서론
2.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교육철학 및 이론적 구조
3. 코로나19 이후 교육환경 변화의 구조적 분석
4. 청소년 문화의 문화·정서 발달적 특성과 교육적 의미
5. 학교지속가능발전교육 관점에서 본 지역 연극축제 사례 분석
6. 연극기반 지역문화 교육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결론 및 전망
■ 찾아보기
■ 필자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책머리에’ 중에서
1990년대 후반 독일에서부터 명명되기 시작한 ‘포스트 드라마 연극’은 실제로는 1960년대 이래의 긴 기간 동안의 흐름을 이론화한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 드라마연극은 우리 무대에서는 몇몇 간헐적이고 예외적인 움직임 이외에는 2010년대 초까지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베케트 이래 드라마적 구성과 전통적 인물을 해체하는 몇몇 글쓰기의 시도들, 극장을 벗어나려는 시도, 몸의 강조 등등이 ‘실험’, ‘전위’, ‘해체’라는 이름으로 두루뭉술하게 범주화되며 주류 연극의 주변을 이루고 있었을 뿐 연극은 단수성으로서의 ‘연극’의 모습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었다. 부르주아적 예술에 대한 반발이라는 실험적 시도들은 아직 예술 안에서의 이단아적인 목소리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것은 다른 형식의 연극이 등장해도 이내 주변화시키고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게 할 만큼 주류 드라마 연극의 힘이 강력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60년대 이래 2000년대까지는 우리의 삶을 표현하는 형식이 드라마 연극에 의해 포착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아니 드라마에 의해 포착될 수 있는 감수성의 소지자로서의 ‘우리’가―실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단일한 몸을 이루고 있다고 여겨진 것이다.
새로운 연극적 흐름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중반 미투운동, 세월호 사건, 그리고 코로나 전염병 국면을 겪으면서이다. 급변하는 사회적 움직임 앞에서, 그리고 용인할 수 있는 윤리성의 한계를 경험하면서, 겉으로는 이제껏의 단수성을 유지하던 연극은, 그 아래서 이미 변화를 모색하던 자신의 다수성으로서의 ‘연극들’에게 발화의 자리를 내주기 시작했다. 일련의 변화의 계기들은 우리 사회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지던 집단이 도덕적으로 신뢰할 수 없으며, 사회적으로 무책임하고, 위기를 관리할 능력이 현격히 부족하다는 것을 어떤 환상도 없이 드러내주었다. 우리 사회에서의 새로운 ‘연극들’의 대두는 사회적 변화가 새로운 언어의 탄생을 위한 조건이 되었다는 점에서 급작스럽지만, 납득할 만한 필연적 변화였다. 더불어 이 시기 이후 연극 수용의 중심을 이루는 MZ세대는 앞선 세대들과는 대비되는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추구하는 삶의 모습과 가치가 달랐다. 포스트드라마 연극이라고 일컫게 되는 연극적 경향이 우리 사회에서 이 시기에 비로소 구체적인 형식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단지 서구 예술이론이 지칭하는 예술의 새로운 경향의 등장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표현의 방식으로서의 예술 형식이 발현하는 구체적인 사회적 계기들의 작동을 관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중략)
연극이 연극들로 분화해간다고 해서 연극들의 목소리들이 다성의 화음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이들 목소리들은 제각기 혼자말로 떠들거나, 서로를 향한다 하더라도 대화로서 기능하기보다는 경합하고 갈등한다. 게다가 다양한 만큼 목소리 하나하나의 힘은 작아진다. 하지만 이 연극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발화하는 방식을 각기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각각의 목소리들은 자신이 선택한 주제에 대한 더 깊은 천착이 필요하며, 그 주제를 이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실천적 측면에서도 수행성을 갖는 시간이 필요하다. 극장에서 수행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현실 속에서의 가치의 실천 행위의 중요성도 강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포스트드라마 연극은 그런 의미에서 한 편의 제작을 위해서 드라마 연극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연극이 연극들로 분화되면서, 분화된 연극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담길 새로운 형식을 찾아야 한다. 가치공동체 내의 목소리로 남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치 지향성을 갖는 이들에게까지 확장된 말을 건네기 위한 형식을 찾아야 한다. 때로 어떤 창작자는 의미 대신 감각을 공유하는 작업을 통해 이 대화를 시도하며, 또 때로 어떤 창작자들은 소통 가능한 현실의 장을 무대 위에서 펼쳐보고자 시도한다. 감각적 공공성이든, 현실을 함께 제작해가는 사회적 공공성이든 간에, 연극들이 자신의 형식과 타자의 형식을 접속시켜 서로에게서 공동의 것으로 소통할 수 있는 움직임을 이어갈 때, 연극들은 연극보다 풍요로운 결과물을 지니게 될 것이다.
오늘날 주류 장애학은 장애 정체성을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장애를 초래하는 사회, 사회적 불평등의 산물로 본다. 한국에서 비장애연극 창작자들이 대거 장애연극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동시대 한국 사회변혁의 기점이 된 정치·사회적 사건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연극인들이 블랙리스트 사태로 그 어떤 분야에서보다 정치적으로 각성된 상태에서 미투운동은 연극의 소재와 주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급격히 바꿔놓았다. 연극예술가들이 사회악과 불평등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며 창작해낸 ‘올바름의 연극’이 지난 10년 이상 한국 연극계의 주된 흐름을 이어온 이유다.
정치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버바팀 연극은 이데올로기적으로 편향된 연극, 선동/선전연극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버바팀을 통해 현실과 연극의 거리를 가능한 가까이 좁히려 하는 이러한 연극들은 그 어떤 연극보다 현실을 보다 구체적이고 비판적으로 사유하게 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제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정치사회적 이슈를 공론화하는 버바팀 연극을 정치적이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이들이 정치적 이슈를 다루고 있어서라기보다는 그 문제들이 토론될 수 있는 공적 공간으로서의 연극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대안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버바팀 연극은 시민사회의 성숙한 공론화를 견인하는 하나의 장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