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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1933411
· 쪽수 : 390쪽
· 출판일 : 2015-07-10
책 소개
목차
1화 그녀, 도화
2화 그와 그녀
3화 태자, 그 명현
4화 태자비, 죽다
5화 또다시 살다
6화 두 번째 태자비
7화 피의 연회
8화 동영의 꽃이 피다
외전
하나. 끝맺지 못한 이야기
둘. 잡을 수 없는 꽃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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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손목에 걸린 염주를 매만지며 아래로 몸을 움직였다. 저 아래, 그가 있을 것만 같아 그녀는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그리하여 다음 생이, 그리고 그다음 생에서 지금과 같은 생을 반복하지 않기를 소망했다.
숨이 끊어질 때까지.
***
“어머니, 소녀가 왔사온데 어찌 이리 기분이 좋지 않으십니까.”
붉은 비단에 화려한 자수가 놓인 옷감이 퍽 누군가가 신경을 써서 입혀준 것 같았다. 그러할지라도 지란은 눈앞의 아이가 천한 행동을 일삼을 것이라 여겼다.
“네가 미친 게로구나.”
“소녀, 어머니께옵서 찾으시어 이리 온 것이 아니옵니까. 아바님은 어디 계신지요. 소녀 여태 아바님께 인사조차 올리지 못했사옵니다.”
바르게 예를 갖추고 화사한 낯으로 다가와 말하는 아이의 모습에 지란은 그만 할 말을 잃었다.
“네가…….”
“소녀, 도화. 청에서 어머니의 부름을 받자와 이리 왔사옵니다. 그간 강녕하셨는지요. 별고 없으시었지요.”
지란은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천민 같지 않은 모습에 무어라 화를 내야 할지 몰랐다.
“소녀, 피곤하오니 쉬는 것이 좋겠지요?”
가볍게 손을 들어 아랫것들을 부르는 모습 하나하나. 지란은 외려 도화의 모습이 퍽 마음에 들었다.
“율. 내게는 별채가 좋겠지? 별채로 안내하지 않겠어?”
이 집안에서 지란과 형진이 아니고서는 명을 받지 않는 율에게 도화는 자연스럽게 하대를 하고 명을 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자못 흥미로워 지란은 자신이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을 까마득히 잊은 채로 그 모양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진짜 지란이 어머니라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이, 그 행동들이 우스웠다.
그리고 마음에 들었다.
***
“황녀의 뒤에 있는 저 아이는 누구입니까.”
“제 딸이지요. 이제 시집갈 때가 되었으니 청에서 불러들였답니다.”
“소신, 사씨 집안의 여식 도화라 하옵니다.”
그녀는 그의 모습을 기억한다. 그가 자신을 다독이며 귀하다 이야기했던 나날들이 선연히 떠올랐다. 그 무수한 마음들이 굽이져 자기 자신을 향한 지독한 연민이 될지라도 좋았다.
이토록 숨을 쉬고 살아 그를 마주할 수 있는 오늘이 있다는 사실이 한량없이 기쁘기만 했다.
이전에는 알지 못한 감정이 바람결처럼 스치고 지나갔음에 그녀는 애써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 작고 여린 행동이 어느 때보다 더 매혹적으로 보인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 채로 그녀는 황제의 앞에, 그리고 그의 앞에 서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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