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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31946039
· 쪽수 : 632쪽
· 출판일 : 2016-06-2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그대 내게 오는 길 001
-외전. 그해, 크리스마스 선물
그대 내게 오는 길 002
-외전. 태풍의 눈
그대 내게 오는 길 003
-외전. 차도견, 노랭이
그대 내게 오는 길 004
-외전. 살리에르의 모차르트
그대 내게 오는 길 005
-외전. 친구의 의미
그대 내게 오는 길 006
-외전. 우물 안 왕자님
그대 내게 오는 길 007
-외전. 가족의 이름으로
그대 내게 오는 길 008
그대 내게 오는 길 009
-외전. 서투른 사람
그대 내게 오는 길 010
에필로그. 그대와 함께 걷는 길
저자소개
책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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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
“……뭐 하고 있는 거지?”
“……피아노 치고 있는데요.”
내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건지 남자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정말 피아노 치고 있었는걸. 왜 찡그리는 거지? 내 대답의 어느 부분이 잘못된 건지 알 수 없어서 당황해하다가 깨달았다. 이곳이 정후의 집이고, 아무도 없는 거실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내가 수상한 외부인으로 보일 거라는 것을.
“이유현입니다.”
“…….”
“정후 친구입니다.”
“…….”
“정후가 피아노 쳐도 된다고 해서요.”
“…….”
“…….”
“…….”
“수상한 사람 아닌데요.”
이름을 말해도, 신분을 밝혀도 남자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의심의 눈초리는 아닌 것 같았지만 계속 쳐다보기만 할 뿐이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난…….”
“어? 큰형? 월요일에 온다더니 왜 이렇게 일찍 왔어?”
긴 침묵 끝에 남자가 드디어 입을 여는 순간, 현관문이 열리고 정후가 뭔가가 가득 든 커다란 봉투를 양손에 든 채 들어왔다. 뒤따라 들어온 정태 역시 뭔가를 잔뜩 들고 있었는데, 남자를 보더니 ‘오랜만입니다.’라며 인사했다. 눈짓으로 답인사하는 남자를 보니 정태를 아는 모양이었다. 나는 여전히 엉거주춤 일어선 채로 현관 앞에 서 있는 정후와 남자를 보고 있었는데,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은 꽤 닮아 있었다. 정후에게 형이 두 명, 누나가 두 명 있다고는 들었는데 형제가 다 저렇게 잘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직 정후에게는 소년의 풋풋함이 남아 있는 반면, 정후의 큰형이라는 사람은 ‘완벽한 어른’이었다.
“오랜만이긴 하지만 정태는 알지? 몇 번 봤잖아. 저쪽은…….”
“이유현. 안다. 좀 전에 들었으니까.”
정후가 내 소개를 하려고 나를 가리켰지만 남자가 말을 끊었다. 아까 소개를 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더니만, 듣고는 있었던 모양이었다. 언제나 듣던 내 이름인데, 남자의 낮은 저음으로 불리는 ‘이유현’은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추운 건가 싶을 정도로 살짝 몸이 떨렸다.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날씨가 더워졌는데, 감기라도 걸린 걸까 싶어 고민하는 내게 어느새 남자가 바짝 다가와 있었다.
“강시후다. 정후의 큰형이지.”
“…….”
“……수상한 사람은 아니다.”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하면서 웃고 있는 그의 눈을 보다가, 그가 내가 했던 소개를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까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내 모습이 웃겼던 걸까?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정후와 정태가 다가와서는 수상한 사람이라니 무슨 말이냐며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수선스러운 두 사람을 무시한 그는 캐리어를 챙겨 이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