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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31986592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8-09-1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화 신께서 계실 것 같아
제2화 너도?
제3화 좋아하니까
제4화 마노와 닮았어
제5화 겁쟁이에, 비겁하고, 최악이었다
제6화 기적을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우리 반에는 천사가 있다.
천사처럼 귀엽다는 비유가 아니라 진짜 천사가 있다.
어딘지 연예인의 예명 같은 호즈키 유카(星月優花)라는 이름의 그 아이는, 한자만큼은 아니지만 꽤 귀엽고, 표정을 움직이는 게 매력적이고, 웃음에는 반짝 빛나는 화려함이 있고…….
등에 크고 하얀 날개를 달고 있다.
그런 그녀가 쉬는 시간인 지금, 내 대각선 앞자리에서 같은 반 여학생과 장난을 치면서,
“천사라는 건 당연히 상상 속의 존재잖아!”
라고 말하며 등의 날개를 퍼덕거리고 있었다.
나는 조금 두근거리면서 손을 뻗어 그녀의 날개를…… 만졌다.
딱 한 번, 비둘기 날개를 만져 본 적이 있다. 부러질 것처럼 가냘픈 뼈와 얇은 케라틴을 묶은 예리하고 기능적인 깃털의 감촉.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생물학적으로 연마된 질감이 아니라 순간 놀랄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 비유하자면 ‘공기를 만지듯’ 투명한 감촉이었다.
“바래다줄게.”
나는 서둘러 말했다.
“위험하니까.”
마음속으로는 변명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걱정된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조금이라도 함께 있고 싶었다.
호즈키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듯 시선을 들었다.
“도중까지만 갈 테니까.”
우스울 정도로 필사적이었다.
“……그럼 역 근처까지만.”
그녀가 웃었다.
내 가슴이 가벼운 공기로 가득 채워졌다.
그녀가 내 자전거의 짐칸을 보았다.
둘이서 타면 역까지 순식간이다. 나는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걸어서 가자.”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