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위한 결혼

Prologue
1~15
Epilogue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그녀를 대놓고 쳐다봤다.

“아버지가 얼마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의 일들을 정리하고 어머니를 돕고 있는 중입니다.”

“유감입니다. 정말 안되셨어요. 나는 몰랐어요.”

물론 너는 몰랐겠지. 그가 냉소적으로 생각했다. 아버지는 네 아버지가 이 집을 너한테 주려고 법적으로 훔쳐 간 바로 다음날 돌아가셨으니까.

“유감이에요. 얼마나 슬프실지 나는 짐작도 못 할 것 같아요.”

“심장에 총을 맞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버지는 예순밖에 안 되셨거든요.”

그는 과장되게 고개를 흔들었다. 클로디아 부세타가 뛰어난 배우일지 몰라도, 이 순간을 위해 일주일간 준비해 왔고, 상황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정확히 아는 시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원인이 무엇이었나요? 스트레스?”

“그런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최근에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았거든요.”

그녀는 아주 예쁜 손을 입에 대고 가볍게 흔들었다.

“그게 집을 이사한 것과 관련 있지는 않겠지요?”

우리 부모님에게서 집을 훔쳐 간 것을 의미하겠지.

“여러 가지 일들이 쌓였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