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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동유럽소설
· ISBN : 9791143018717
· 쪽수 : 155쪽
· 출판일 : 2026-03-06
책 소개
목차
1편
3편
4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1.
아포스톨 볼로가는 죄수의 얼굴에 그의 시선이 조심스럽게 닿자 붉게 달아올랐다. 망치질하듯 고동치는 심장 소릴 들었고, 작은 것을 억지로 씌운 듯이 철모가 두개골을 조여 왔다. 이해할 수 없는 놀라움이 그의 뇌 속에서 들끓었다. 왜냐하면 떨리는 손가락 사이로 종이를 쥔 채 집행관이 범죄를 열거하는 동안, 올가미 줄 아래 소위의 얼굴에는 생명의 원기가 충만했고, 그의 동그란 눈동자는 마치 다른 세계에까지 비추듯이 불타오르는 자부심으로 광채를 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이 광경은 볼로가를 두렵게 만들었으며, 또한 그의 감정을 자극했다. 조금 지나지 않아 죄수의 눈에서 발하는 불꽃이 고통스러운 오명(汚名)처럼 그의 마음속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명확히 느낄 수가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애써 다른 곳을 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기결수의 눈은 죽음에 대한 경멸의 시선과 거대한 사랑으로 미화되어 그를 반하게 만들었다. 첫 그리스도교 순례자들이 강요된 죽음의 순간에 놓인 예수 그리스도를 본 것처럼, 급기야 볼로가는 죄수의 입에서 구원의 소름 끼치는 탄식이 쏟아져 나오길 기다렸다….
2.
부친의 귀환은 아포스톨의 인생에 마치 하나의 혁명처럼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역의 플랫폼은 온통 사람들로 붐볐다. 아이는 엄마의 치맛자락을 필사적으로 잡고 있었다. 마치 끔찍한 기적이라도 기다리듯이…. 이윽고 기차가 귀에 거슬리는 소음을 내며 멈추어 섰다. 감옥에서 자란 밤송이 같은 턱수염, 모자도 없이 검은 옷을 걸친 볼로가가 열차의 한 칸에서 내렸다. 잠시 플랫폼 위의 인파들을 둘러보다가 곧바로 어린 아포스톨에게로 달려왔다. 주위 사람들의 환영 인사로 왁자지껄한 가운데 그를 번쩍 들어 올려 양 볼에 소리가 나도록 키스를 했다.
3.
“난 뿌리 없는 나무일세.” 절망적인 시선을 던지며, 체르벤코는 쓰라린 마음으로 답했다. “볼로가, 들어보게. 오늘 밤 러시아 놈들이 우릴 공격한다고 하네!”
따귀라도 맞은 듯이 아포스톨은 노랗게 질렸다. 일전에 그도 역시 소위와 공격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지만, 지루한 질문을 피하기 위해서 그리고 관측 초소에 가기 위한 구실을 마련하기 위해서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 공격이 모든 계획을 다 뒤집어놓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