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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9167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7-09-29
책 소개
목차
1. preface
2. 산산이 부서진 여자
3. 거미 여인의 키스
4.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5. 구해 줘
6. 순수의 시대
7. 푸른 수염
8. 악의 기원
9. 부활
10. 부나방
11. 그 전 혹은 그 후
12. 사랑의 이름으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제게 막무가내로 어리광을 부리는 오라비를 언제 상상이나 해 봤을까. 이레인은 답답하면서도 안쓰러운 마음 또한 드는 게 사실이었다. 결국 인상을 쓰면서도 헤레이스를 향해 팔을 벌렸다.
“이리 와.”
키가 껑충하게 자라서 얼핏 보면 벌써 어른인 헤레이스가 허리를 굽혀 자그마한 제 동생에게 머리를 기댔다. 엉거주춤하게 구부린 그의 등을 이레인이 토닥였다.
“이제 안 그럴 거지? 난 네가 혼자 마음속에 쌓아 뒀던 거 다 풀어 버렸으면 좋겠어.”
“그렇게 할게. 네가 계속 내 편 들어 준다면.”
“열 살은 어디에 갖다 떼어 버렸어? 자꾸 일곱 살처럼 구는 건 곤란해.”
이레인이 오라비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어 올리며 나무랐다. 헤레이스가 이레인의 손가락을 잡아 제 손안에 가두고 물었다.
“근데 말이야. 내가 유리시온을 좋아한다고 했으면 그땐 뭐라고 할 생각이었어?”
“좋아하면 그렇게 표현해선 안 된다고 가르쳐 주려고 했지.”
“하핫, 나 참. 내가 걔를 좋아하는 건 괜찮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게 잘못은 아니니까…….”
“세상엔 사랑할 자격이 없는 사람도 있어. 사랑해선 안 될 상대도 있고.”
오라비가 제 등 뒤 너머를 바라보는 줄도 모르고 이레인이 무심히 대꾸했다.
“마음이 가는 걸 어쩌겠어. 막지 못할 수도 있잖아. 억지로 부정하고 참으려다 마음이 병드는 것보다는 순순히 인정하고 일찍 받아 드리는 게 나을 수도 있어. 대신 제대로 사랑하는 거야. 후회가 남지 않게.”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응.”
“나중에 말이야. 아마 너 지금 말한 걸 후회하게 될걸…….”
낮게 깔리는 그의 음성에 이레인이 고개를 들었다. 그제야 헤레이스가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집안으로 들어간 줄만 알았던 유리시온이 등이 꺼진 문간 아래 우두커니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