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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건강/취미 > 건강정보 > 건강에세이/건강정보
· ISBN : 9791155784624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17-11-13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 대한민국 모든 어머니들의 봄날을 위하여
척추 편
지리산 날다람쥐 엄마의 화려한 외출
겨울 한복판에서 봄을 만나다
꼬부랑 할머니의 기적
남해 멸치 어매의 바다 같은 인생
웃음 부자 엄마의 험한 세상 건너기
울산 최고령 해녀 엄마의 봄
시어머니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켜주세요
장모님을 의자에서 해방시켜주세요
우리 할머니 아픈 허리를 고쳐주세요
30년 만의 하늘바라기
아픈 사랑의 비닐하우스
엄마의 애끓는 사부곡
관절 편
장돌뱅이 모자의 두 번째 봄날
엄마의 사랑엔 유통기한이 없다
세월에 구부러진 엄마의 무릎
산골 노부부의 잠 못 드는 밤
이젠 허리 펴고 활짝 웃어요
호숫가 외딴집 엄마의 반백 년 흙발 인생
갯마을 여장부 엄마의 어느 멋진 날
굳세어라 순자 씨
칠순의 순정녀, 엄마의 끝없는 사랑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문자 씨와 남순 어머니는 2년 전 갑작스럽게 남편을 여의었다. 문자 씨 남편이 먼저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남순 어머니는 그로부터 한 달쯤 지나 같은 처지가 되었다. 평생의 반려자를 속절없이 떠나보낸 고통은 고스란히 남은 사람의 몫이었다. (…) 힘든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자신과 똑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상대는 어릴 적부터 한동네 살았던 오라버니의 부인이었다. 문자 씨는 나이 차이가 많은 두 분을 큰오빠 큰언니처럼 가깝게 여겼다. 평소 아내라면 끔찍이 여겼던 오라버니였다. 어쩌다 술이라고 한잔 걸치면 ‘메주야~, 메주야~’ 자신이 손주 지어준 애칭으로 아내를 불러대며 살갑게도 애정 표현을 하곤 하더니 병원에 입원한 지 석 달 만에 돌연 폐질환으로 세상을 등졌다. 그 후로 문자 씨는 오랫동안 그 언니가 외출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 알고 보니 남들 보기 부끄럽다고 결혼식이든 잔칫집이든 발길을 모두 끊었다는 것이었다. 갯벌에 일이 없는 날 걱정이 돼서 집으로 찾아가 보면 혼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자신을 보는 듯했다. 저 언니도 나처럼 힘든 세월을 보내겠구나. 혼자 살면서 아프지는 말아야 할 텐데. 문자 씨는 허리까지 구부러져 더 힘들게 사는 언니를 차마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한 번 시도했다 실패한 사연을 다시 꼼꼼하게 적어 보냈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들은 한 시간 일하고 쉴 때도 쪼그리고 앉아서 쉬는 게 습관이 되어 있다. 이렇게 쉬는 건 쉬는 게 아니다. 다리도 구부리고 허리고 구부러져 있는 자세로 쉬는 건 작업을 멈췄다 뿐이지 허리는 계속 일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허리가 점점 구부러지는 것이다. 김남순 어머니의 가장 큰 문제도 일하는 습관에 있었다. 허리가 구부러지기 시작하면 허리만 굽는 게 아니다. 나중엔 골반까지 굽고 그에 따라 무릎도 같이 구부러지게 된다. 보통 허리 운동을 한다고 하면 골반 운동도 같이 해줘야만 되는 게 그런 이유에서다.
뭐든 닥치는 대로 일하지 않으면 온 식구가 굶어야 할 판국이었다. 남들처럼 떵떵거리며 살지는 못할망정 당장 입에 풀칠할 걱정만은 면하려고 부부가 이를 악물었다. 그 바람에 젊은 아내는 빨리 늙어갔다. 남편의 소원은 멸치잡이 배 한 척 장만하는 것이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다. 그 하나의 믿음으로 48년을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었다. 어렵사리 배를 장만하고 좀 살 만하다 싶더니 생각지도 못한 풍파가 닥쳐왔다. 그토록 씩씩하던 아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가족의 동아줄 같은 멸치잡이가 허리를 망가뜨린 것이었다. “집사람이 수술하고 퇴원한 지 사흘 만에 또 일을 시작했어, 15년 전에. 그때부터 여태 이러고 살았으니 내가 무슨 할 말이 있나. 마음을 어디 둘 데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