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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5921654
· 쪽수 : 436쪽
· 출판일 : 2015-10-3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추천사
왕년의 한 스타의 죽음
드라이아이스
바빌로니아 연가
영숙이가 돌아왔다
사마귀, 그녀의 사랑법
바람의 패러글라이딩
내 거울 속 달팽이
로즈타투(Rose Tattoo)
유랑(流浪)의 도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한동안 모든 기능이 정지되어 있었던 몸 안으로 이윽고 산소가 들어오고 피가 구석구석 도는 것 같은 명료한 기분이 든다.
…
이름 모를 작은 꽃이 핀 화분을 하나 사들고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자,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옆집 여자가 왜 그리 자주 인테리어 공사를 하느냐며 말을 건넨다.
“하루에 수천 번도 더 갈아치우고 싶은 남편 갈아치울 수 없고, 내 맘대로 안 되는 자식도 갈아치울 수 없으니 만만한 인테리어 갈아치우는 걸로 대신하는 거죠 뭐.”
―'왕년의 한 스타의 죽음' 중에서
민재는 말없이 전화를 끊었다. 피가 거꾸로 끓는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우리 할머니는 병원비가 없어서 죽어가고 있는데, 그런 사정을 빤히 아는 사장은 내 월급을 3개월치나 떼먹고 팔자 좋게 해외여행 중이라고?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참을 필요가 더는 없었다. 이대로 더 참는다는 건 할머니에 대한, 그리고 나름 최선을 다해 착하게 살았노라 자부하는 제 인생에 대한 모독인 것만 같았다.
―'드라이아이스' 중에서
그날 저녁, 엄마는 나한테 바보등신 같은 년이라며 핏대를 세웠다. 네 팔자가 뭐가 되려고 그러냐고. 엄마는 나대신 분해하며 울고 있었다. 나는 그런 엄마가 보기 싫어 내 방으로 건너가면서 들릴 듯 말 듯 낮은 음성으로 한마디 툭 던졌다. 엄마 닮아서 그래.
―'바빌로니아 연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