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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6346784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6-03-13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04
제1부 지구인의 부끄러움
오래된 질문 하나 14
삶의 그늘에서 16
익어가는 삶이여 18
어머니의 편지 20
생존 현장으로 22
수상한 통행(1) 24
수상한 통행(2) 26
수상한 통행(3) 28
수상한 통행(4) 30
수상한 통행(5) 32
아래로 멀리로 34
숲의 비명소리 36
지구인의 부끄러움 38
오시는 가을은 40
시인을 낭독하다 42
짝사랑 44
제2부 바다로 가는 이유
중년의 꽃 48
가라앉은 자를 자를 위하여 50
겨울나무를 닮았다 52
칸트의 마을 54
아침 유산 56
기억 속 그 사람 58
속 타다 60
나이 들수록 62
삶 곁에 죽음이 64
보셔요 어머니 66
어머니의 거짓말 68
겨울 행랑채에서 71
바람에게 74
아직은 먼 듯, 여전히 76
바다로 가는 이유 78
서서 자는 나무에게서 배운다 80
꽃과 나 82
책 84
제3부 하나님의 손수건
봄비에 기대어 88
사람아 사람아 90
꽃이여 미안하다 92
실존적 아픔이여 94
쓸쓸해서 좋다 96
단단한 말 98
씁쓸한 날 100
속앓이 102
이상한 꿈 104
꽃피는 봄이다 106
홀로 108
씨앗 기도 110
시담(詩談) 112
시인의 눈 114
하나님의 손수건 116
제4부 영혼, 고독의 모자를 쓰다
눈을 감고 가슴으로 읽는다 120
다시 옹이로 돌아가 122
결별 124
꽃을 찾아가는 길 126
영혼, 고독한 모자를 쓰다 128
우울에 녹색 리본을 달아드려요 130
어리석은 거인 132
익명의 합창 134
하루 136
삶의 매듭을 풀며 138
불 꺼진 방에서 140
행복 사다리 142
가마 속 토끼 144
익명의 초대장 146
인간의 두 얼굴 148
제5부 단독자의 노래
나쁜 그리스도인 152
예배당 숲에는 154
겨울에 만난 사람들 156
눈 내린 길을 걸으며 158
이제는 160
밤에만 피는 꽃 162
단독자의 노래 164
말의 그늘 166
울어야 사는 세상 168
노모 170
임 172
사람 꽃 174
먼지의 혼 176
사유의 사잇길에서 178
숨겨진 언어 180
나의 시 182
사람, 그 앞에 놓인 고독의 다리 184
꽃에게로 가서 웃자 186
영혼의 강 188
들풀 숲에 집을 짓고 190
바다에 영혼을 씻고 192
아름다운 유언 194
나의 또는 우리의 시를 놓고 195
숙고의 시간을 갖는다 - 이충재 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겨울나무를 닮았다
눈바람 나리는 날
겉옷을 챙겨입고 무장한 채
무작정 길을 나서다가
문득 맞닥뜨린 한 그루 겨울나무 곁에서
앙상한 나무가지들이 쏟아내는 질문을 받는다
가슴 저리도록 답을 해야 하는 그 질문앞에선 늘 허수아비
당신이 지나온 길목
그 한 사람의 추억을 잊었는가
옷깃 하나 잡을 수 없는 사람을 잊었는가
하나 남은 잎을 부여잡고
욕망에 사로잡혀 자유를 향해서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는
가여운 인생들
밤새워 그리워했던 허상들도
생존경쟁의 현장에서 날아든 강펀치도 맞아보니 괜찮다던
지난날들의 쓰라린 아픔도
가슴에서 하나둘 꺼내어 뒤척이며 바라다보는
위태로운 듯 떨고 있는 저 나뭇잎 하나
나무곁으로 다가가 백 허깅을 하곤 살짝 온기를 전한다
아름다웠던 한 사람의 여배우가
서른하나의 잔치를 마치고 운명했다는 부고를 접하곤
다시 나무 그늘 아래서
잎 앙상하게 품고 힘에 겨운 듯 졸고 있는 나무를 애무한다
돌아서서 무거워진 몸뚱아리를 거울 앞에 세워두고
이제 내려놓아야 할 지난날의 생애 목록을 작성하는 중이다
서서 자는 나무에게서 배운다
만나고 이별해도
그리움 한자락 들지 않은 사람이 있다
돌아보면 자지러질 듯
잊혀지는 사람이 있다
수신호로 안부를 묻고 싶은 열망조차 들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다
언덕 위 앙상한 나무 한 그루
나뭇잎 수건으로 얼굴을 닦는다
바람이 스칠 때 따가운 햇살의 열기에도 미소가 번지는
저 하나의 생명에 온 생애를 바쳐
밤 낮 지칠 줄 모르고 생명지기로 남는
알고보면 피곤하기는 저나 인간이나 매 한 가지란 사실
나무는 서서 밤을 지새우는 것 같지만
저들도 살짝 졸기도 하고 숙면에 들기도 한다
대놓고 잘난 척하거나 명예를 추구하지 않아서 그렇지
나무들과 같이 인류에게 유익을 주는 피조물도 없다
생각하면 숲에 들거나 황량한 벌판을 지나다가도 쉬 만나는
나무에게서 뿜어져 나온 녹색미소로부터 배우는 것이 많다
수많은 만남이 스쳐도
밀어를 주고 받기조차 두려운 사람이 있다
그와의 거리를 무작정 넓히고 싶은 사람이 있다
차 한 잔의 권유로 유혹해 올까 봐
깊은 숲 붓꽃 보듯 바라보기만 하는 그런 사람이 있다
또한 나는 그에게서 어떤 의미의 한 그루 나무가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