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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6410249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15-03-10
책 소개
목차
1장. 우리의 이혼은 시시했다 ? 7
2장. 사람은 누구나 입장이 바뀔 수도 있는 거야 ? 55
3장. 아픔을 잊는 방법? 재혼? 연애? ? 89
4장. 세 사람의 다른 만남의 시작 ? 107
5장. 이혼한 사람들의 동거는 말이 안 되지? ? 144
6장. 옛날의 남자와 현재의 남자 ? 177
7장. 운명이라고 말해? ? 258
8장. 어쩌란 말이야 ? 271
9장. 진짜 이별하자 ? 297
10장. 계산 착오 ? 314
11장.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시작이다 ? 347
한번 이혼하고 두 번 결혼하기 ? 367
저자소개
책속에서
“알았어. 그럼 이따가 저녁에 보자.”
강수는 지훈과 저녁에 만날 약속을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마음 맞는 좋은 친구와 통화를 한 끝이라 그런지 유난히도 예진이 생각났다.
두 달 전쯤에 전화를 걸었을 때 그녀의 핸드폰 번호는 결번이었다.
바로 송주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지만 그녀 또한 쉽게 가르쳐 주려 하지 않았다.
“차송주, 내가 빌게. 빌 테니깐 예진이 전화 번호 좀 가르쳐 줘.”
-임강수, 나도 한 가지 물어보자. 너희들 이혼한 지 2년이 지났고, 예진이가 핸드폰 번호 바꾼 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왜 이제야 번호를 묻는 거야? 배우자와 싸우셨어?
“넌 내가 미울 거야. 당연하지. 예진이한테 상처를 줬으니깐. 근데 난 그동안 내 자신을 이렇게 만든 신을 미워했어. 그렇지 않으면 내 속의 화를 어떻게 누르고 살았겠냐? 송주야, 넌 알잖아. 내가 예진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잖아. 나 예진이하고 같은 서울 하늘에 사는 걸로 만족하며 살았었다. 근데 이젠 얼굴 좀 봐야겠어. 예진이한테 뺨을 맞더라도 그 녀석 손길이라도 한번 느껴보고 싶어.”
송주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이대로 송주가 말해 주지 않으면 그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할 것이었다.
-정말 미치겠네. 그러게 왜 이렇게 된 거야? 넌 왜 그랬냐구? 감당도 못할 거면서 왜 예진이한테 상처를 줘서 지금 이 꼴이 뭐야? 넌 너대로 미쳐서 살고, 예진은 예진대로 생각이란 건 달나라로 보내고 돈만 벌면서 산다고 하고. 너희 둘 다 아주 미워죽겠어.
“예진이 아픈 데는 없지?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지금 장모님하고 같이 사는 거 아니야? 전에 이사 갔다고 했는데.”
-왜 아픈 데가 없겠냐? 비쩍 말라가지고 살도 안 찐다. 근데 재혼한 부인은 어쩌고 너 이래도 되는 거야?
송주의 말에 강수는 고개를 떨궜다.
가슴에 박혀 있던 돌덩어리에 못질을 당하는 것처럼 묵직한 통증이 몰려왔다.
“부탁이다. 제발 연락처 좀 가르쳐줘. 이사 간 곳 주소도.”
다행히도 송주는 예진의 핸드폰 번호와 주소까지 알려 주었었다. 하지만 강수는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 전화를 걸어 보지 못했고, 찾아가지도 못했다.
당장이라도 찾아가고 싶지만 이혼하고 찾아온 자신을 혹시라도 오해할까봐 두려워 전화조차 걸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수야, 무슨 일 있어? 오늘 왜 이렇게 마셔?”“일? 있쥐. 이 바보 같은 임강수 때문에 골치가 좀 아프거든. 지훈아, 우리 아가씨들 있는 술집으로 2차 갈까? 어때?”
지훈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취한 강수의 모습을 살폈다.
괴로운 듯 강수는 독한 양주를 작은 잔에 따라 계속 입에 털어 붓고 있었다.
“그럴까? 예쁜 여자들 있는 술집이 어딨냐? 주워듣기로는 강남 쪽이 물이 좋다던데. 그쪽으로 갈까?”
“자식, 미국에서 와서 모른 척하면서 알 건 다 아네. 근데 넌 애인도 없어? 너 정도면 휴, 여자들이 정말 줄설 거 같은데.”
“줄서는 여자는 없고, 내가 좋아서 쫓아다니는 여자는 있다.”
취한 강수에게도 지훈의 말은 반가웠던지 금방 그의 눈이 조금 살아나는 듯했다.
“그래? 이 자식 봐라. 근데 왜 여태 얘기 안 했어? 누구야? 어떤 여자야?”
“예쁘고 빛이 나는 사람이지. 그리고 아픔도 있고. 너와 같은 아픔.”
순간 입가에 가져갔던 술잔을 든 채 강수가 지훈을 응시했다.
“이혼한 사람이야. 내가 볼 때는 아직도 그것 때문에 너처럼 아파하는 것도 같고.”
뭐라 말할까. 이혼 경력이 있는 여자를 좋아한다는 친구를 말려야 할까, 힘든 사랑을 한다며 격려를 해줘야 할까.
강수는 취한 머릿속으로 너무 많은 생각들이 터져 나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내가 많이 마셨나 보다. 정신이 하나도 없네.”
“그 사람 너무 좋고, 영원히 내 안에 가두고 싶은 사람이야. 가지고 있는 상처까지도 내가 도와주고 싶어.”
“그랬구나. 캬. 술맛 좋다. 어쨌든 넌 나처럼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어떤 선택을 하든 네 마음이 하는 소리를 무시하지 마. 우리 진짜 진하게 놀아야 하는 거 아니야? 앞으로는 애인 때문에 이 외로운 친구도 못 만날 거 아니야?”
“그렇지? 가자. 나가서 택시 잡을까?”
히죽거리며 웃던 강수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아니야. 그러면 뭐하냐? 예쁜 여자들이 나한테 안기면 뭐해? 그 사람이 없는데, 내 여자가 없는데, 그 계집애가 없는데. 아이 씨! 보고 싶어. 왜 이렇게 보고 싶지? 술을 마셔도 취하지도 않고, 좋은 걸 봐도 좋은 줄 모른다. 몸이 아파도 그 사람, 보고 싶은 마음보다 덜하다면서 병원도 안 가게 돼. 나 그렇게 살았는데 그랬는데 지훈아, 이젠 싫어. 나 이젠 싫다.”
괴로워하는 강수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도, 머리를 손으로 감싸 표현하지 않아도 친구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힘겨운지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강수야, 많이 힘드냐? 그럼, 용기를 내서 다시 와이프한테 가보지 그래? 이렇게 매일 힘들어하지만 말고 가서 나 죽겠으니 같이 살자고 들이대.”
다시 술잔을 들자 이번엔 지훈이 말렸다. 몸이 흔들리던 그도 그대로 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정말 답답해 죽을 것 같다, 지훈아. 나 왜 이러지? 이제 그 사람이 막 내 머릿속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거 있지. 나 이러다 어떻게 되는 거 아니야?”
이번엔 자신의 잔에 술을 따라 마시던 지훈이 강수의 잔에 술을 따라 놓고 잔을 들었다.
“임강수! 사내자식이 허약한 소리만 하고. 너 왜 이렇게 약해졌어? 내일이라도 당장 찾아가서 두 손이 두 발 되게 빌고 애원해. 알았어? 그게 네가 살 방법이야, 인마.”
강수는 지훈의 말에 천천히 시선을 들어 그의 눈과 마주쳤다.
“그래도 될까? 지훈아, 나 그래도 되는 거냐?”
“그래, 내가 허락할게. 가서 무조건 들이대. 알았어?”
정말 아이의 얼굴처럼 강수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고, 두 사람은 술잔을 높이 들어 건배를 했다.
- 발췌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