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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23살 2

11살, 23살 2

박희영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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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23살 2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11살, 23살 2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내 BL
· ISBN : 9791156410447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6-01-25

책 소개

희영 장편소설. "저는 엄마를 죽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네가 거기 없었다면 언니는 죽지 않았겠지." 어머니를 잃고 쏟아진 비난, 고작 열한 살 어린애가 감당하기에는 힘든 죄책감이 은한을 까맣게 옭아매었다. 정말 엄마의 죽음이 내 탓이 아닐까? 엄마는 내가 없었더라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목차

6. 인과응보
7. 원하다
8. 바람은 덧없이
9. 눈물 덜어 내고
10. 꿈길에 기대어
[후일담]

저자소개

박희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저자 박희영은 취미에 골몰하는 직장인. 매일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글 쓸 시간을 짜내는 게 목표입니다. * 출간작 악하소서 마타 하리 外
펼치기

책속에서

11살,

“……사고잖습니까. 그건.”
정희는 귀찮다는 듯 눈꺼풀을 내려 시선을 피했다.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이 자리를 빠져나가야 할지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사고잖습니까! 그건!”
준성은 제 목소리가 얼마나 커지는지 의식하지도 못한 채 매달리듯 외쳤다. 정희는 그런 그를 스치듯 보았다가 은한이 있을 방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입귀가 허물어지듯 늘어지면서 슬그머니 올라갔다.
“명백히 따지자면 애가 죽인 건 아니죠.”
“그럼!”
“하지만 애 탓이 없다고는 할 수 없죠.”
정희의 눈동자가 스르르 움직여 준성을 향했다.
“안 그래요? 그 애가 거기 없었다면 언니는 안 죽었을 거니까요.”
정화를 닮은 얼굴에 걸린 해사한 미소가 비리다. 준성은 마치 썩은 생선 냄새를 맡은 듯 훅 역겨워졌다. 더 이상은 하고 싶은 말도, 할 말을 찾지도 못해 가만히 서 있었다. 그를 가만히 응시하던 정희는 볼 일을 끝낸 사람처럼 고개를 까딱였다.
“그럼 저도 이만 가 볼게요. 저도 언니를 죽게 한 살인자 새끼는 아직 꼴도 보기 싫어서요.”
휙 뒤돌아 가 버리는 그녀를 보며 준성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갈 길은 먼데 사면이 벽으로 막혀 버린 느낌이었다. 벽에 기대어 숨을 골라 볼까 하다가, 모퉁이를 끼고 드리워진 작은 그림자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서둘러 모퉁이를 돈 순간, 보았다.
“은한아.”
“…….”
준성은 제 아둔함을 자책했다. 조금 전의 상황에 화가 치민데다 대화가 들릴 거리가 아니라는 것만 믿어 방심했다. 땅에 시선을 박고 있던 은한이 투명한 눈동자를 들어 그를 올려다봤다. 어미의 품을 애타게 갈구하는 새끼 새 같은 눈으로 빤히. 티 없이 맑은 눈은 곧 눈물로 축축이 젖어 들었다.
“……아저씨.”
“…….”
“집으로 가요.”
“…….”
“집으로 데려가 주세요, 제발요.”
애간장을 녹일 정도로 짙고 짙은 애원이었다.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모의 말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고민하던 준성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은한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23살,

“우리는 가족이잖아. 은한아.”
준성이 한 발짝 다가오자 은한은 딱 그만큼 물러났다. 오지 마세요. 온몸으로 몸부림치며 외치고 있었다. 옆에 성호가 있는데도 시시각각 준성에게 반응하는 심장이 끔찍했다. 이 시커먼 마음을 그가 안다면 영원히 떠나 버릴 것이다. 상상만으로 입 안 가득 비릿한 맛이 퍼져나갔다.
“……가족요?”
“그래, 우린 가족이잖아.”
“가족…….”
잇새로 신음하듯 내뱉는다. 세상이 푹 꺼지는 느낌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미쳐서 딱 돌아 버릴 것 같은데, 그는 너무도 태연하게 가족이라고 단정 지어 버릴 뿐이었다. 처음에 그러했듯 지금까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저 키우는 아이. 아이. 아이……. 그 단어를 되뇌는 입 속이 쓰리다. 어깨를 짓누르는 허무함과 공허함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그냥, 버리세요. 이런 가족 따위, 데리고 있을 필요 없잖아요.”
“은한아.”
“그거 아세요? 저한테, 아저씨는 어느 순간부터 가족이 아니었어요.”
말라비틀어진 푸른 눈빛을 띠고서 괴롭게 내뱉었다. 준성이 가족이 아니게 느껴진 때는, 정확히 준성이 남달리 보이기 시작한 때와 맞닿는다. 은한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슬프게 웃는 준성 때문에 다시 한 번 심장이 내려앉는다. 그의 존재가 은한에게는 너무도 커서, 질식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대체 왜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저 한 사람을 사랑했을 뿐인데 그 자체가 죄악이 되어 버린다.
분명 다짐하고 또 다짐했었는데. 남의 인생을 망친 건 엄마로도 충분하다고. 그러니 다시는 아저씨에 대한 욕심은 가지지 말고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자고. 최대한 곁을 빨리 떠나자고. 그런데 어째서 자꾸만 이 절실한 마음을 깨닫게만 되는 걸까.
나는 당신에게 감히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도 꺼낼 수 없는데. 나는 온전히 당신에게 속해 있지만 당신은 아니다. 그것이 비참하다.
이 마음 하나로 모든 게 망가졌다. 망가뜨리고 있다.
목구멍 아래에서 무언가 치밀어 올라, 은한이 휙 뒤돌아서 뛰어가기 시작했다. 뒤에서 성호가 ‘이은한, 거기 서!’라는 고함을 질러 댔지만, 이명처럼 울려 퍼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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