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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7768691
· 쪽수 : 176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바람의 문장
거미줄 | 4월 | 마들 정거장 | 문장들 | 테이블의 감정 | 나비무늬 조끼 | 바람의 문장 | 미륵불 | 피아노 | 찜질방 | 오래된 꽃밭 | 옷장 | 번호key를 외우는 방법 | 짧은 지린내의 시간 | 돌산마을 놀이터 | 그리운 흔들림 | 아차산 | 간이역 | 겨울 종점 | 만년필 | 누수의 시간 | 낡은 턴테이블 | 눈사람 | 문신 | 바닥의 감정 | 봄날의 시선 | 수박
2부 위독한 것들
엿장수 가위 | 우물 혹은 우울 | 익숙한 순서 | 춘화 | 라쿤 털이 달린 모자 | 유리벽 | 뫼비우스의 띠 | 나비효과 | 구두는 | 구씨의 신발 | 잠수함 | 천장 | 착한 배달 | 입주하기 좋은날 | 자세 | 천막 위에 내리는 눈 | 가난한 동네 | 위독한 것들 | 우편배달부 | 꽃사과나무 | 어색한 걸음 | 강아지풀 | 군무 | 노가리 | 낙엽 | 개 | 그해 서울역
3부 시를 찾아서
그날 | 도봉면허시험장 | 화양연화 | 풍천장어 | 어두운 달나라 | 일반적인 질문 | 실러켄스 | 담쟁이 | 실직 | 숨바꼭질 | 미담이 있는 | 달걀 | 가을의 행방 | 무거운 신발 | 목재소 최씨 | 늙은 리트리버 | 밴드 | 다시 봄 | 볼링 배우기 | 시를 찾아서 | 가을이 온다 | 모래시계 | 벽 | 돌멩이국 만드는 방법 | 구름 | 소시민 | 성냥
저자소개
책속에서
30분 남짓 산책하는 길에 사람을 만나는 일은 드물었다
가끔씩 비료를 실은 차량이 지나가고 인근 굴다리 옆 밭에서는
깨 냄새가 났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늘 나보다 먼저 떨어지는 것들에게
위로를 받으며 나는
그리운 흔들림이라는 수사를
발로 툭툭 차며 살아 있으니”
-「그리운 흔들림」 중에서
길을 지나는 동안 정확히 네 곳에서 개들을 만난다
며칠 다니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데
인적이 드문 두 곳에서는 두려움 혹은 반가움, 인지는 모르겠으나
꼬리를 맹렬히 흔들며 개들이 짖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집들이 밀집된 한 곳과 형용모순이긴 하지만
조그만 슈퍼마켓 근처에 사는 개들은 짖기는커녕 살갑게 불러도
대꾸를 하지 않는다.
이해한다.
“인적 드문 골목에 서 있는 나에게
허물어지는 계절에게
녹을 때 가장 반짝이는 눈사람에게”
-「눈사람」 중에서
문장은 인적이 없어서 시작이 되었다
그리움이라 불러도 상관이 없겠다
먼 곳의 기척에, 바람소리에 귀 기울였다
나는 이 세계가 두렵고 반가웠다
“지상으로 이어주던 보폭이
무겁게 기울어졌다
익숙한 길을 벗어나는 것은
구두 안쪽으로 깊어진 그늘을 받아들이는 일”
-「구두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