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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혀

욕망의 혀

박서영 (지은이)
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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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욕망의 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8606640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19-08-10

목차

-추천사

박서영의 작품 세계 _ 4
-유한근(문학평론가, 서울문화대학교 교수)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_ 6
-이영철(소설가, 한국문인협회 이사)

작가의 말 _ 8

욕망의 혀 _ 14
블로홀 _ 46
가면무도회 _ 84
야바위꾼 _ 118
모래 위의 정원 _ 164
17.5페이지 _ 196
위험한 동거 _ 222
거미집 _ 254

저자소개

박서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출생, 2004년 문학세계신인상(소설 「장미 그늘」)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 시작, 2005년 동서 문학상(소설 「블로홀」)을 수상했고, 2012년 한국 근로자문학대상(소설 「가면무도회」)을 수상했고, 2015년 미래에셋생명문학상(소설 「욕망의 혀」)을 수상했으며, 2016년 스토리문학상(소설 「모래 위 의 정원」)을 수상했고, 발표지는 2008년 소설집 『달빛고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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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깊이 잠들어 있던 새벽녘이었다. 탁. 탁. 매우 둔탁한 소리였다. 집 안 어딘가를 두들기는 것도 같았다. 탁. 탁. 가만히 귀를 열고 들어보니 지팡이로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였다. 이봐요. 문 좀 열어봐요. 신 씨였다. 신 씨는 뭣엔가 쫓기는 듯 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떨림이 가미되어 있었다. 올 것이 왔구나 싶어 봉숙은 벌떡 일어났다. 이런 시간 신 씨가 정신줄을 놓지 않고서는 남의 방문을 두들길 여자가 아니었다. 어둑한 허공에는 시커먼 보자기를 뒤집어 쓴 형상이 앉아 있었다. 휠체어에 앉은 검은 형상은 허공에 대고 지팡이로 노를 젓고 있었다. 왜요? 무슨 일 났어요? 봉숙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는 대신 검은 형상에 대고 질문부터 던졌다. 죽었나봐. 좀 가 봐. 신 씨는 남이 먼저 말을 걸 때는 반말로 대꾸를 하다가도 본인이 말을 걸 때는 어정쩡한 존댓말을 썼다. 상황 설명을 더 듣지 않아도 사태를 파악한 봉숙은 이불을 제치고 황 씨 방으로 내달렸다. 검은 허공에서 분리된 신 씨는 휠체어를 굴리며 봉숙의 꽁무니를 따라 붙었다. 얼굴을 벽 쪽으로 돌린 황 씨는 침대에 푹 엎어져 있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봉숙은 오렌지색 티셔츠를 잡아 흔들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아무 반응이 없었다. 어서 미화한테 연락을 해봐요! 신 씨는 휠체어를 굴리고 다니며 허둥대고 있었다. 119에 연락 안했어요? 답답하긴! 119에 신고부터 해야지. 황미화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헝클어져 있던 옷장의 옷들이 말끔하게 정돈된 것 같다고나 할까. 그러한 반응은 의외였다. 심호흡을 깊게 하고 난 봉숙은 119를 눌렀다. 여기요. 사람이 쓰러졌어요. 빨리 도와주세요. 다급한 이쪽에 비해 저쪽에선 짜증날 만큼 침착했다. 7분쯤 걸린다는 119구급대원의 말을 떠올리며 봉숙은 황 씨의 오렌지색 등판을 담담한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바닥에 깔린 한쪽 볼은 보이지 않았으나 다른 한쪽 표정은 확연히 눈에 들어왔다. 죽은 사람을 봤다는 사람들이 “꼭 자는 것 같더라.” 하고 한결같이 말하던 것이 생각났다. 황 씨는 정말 자는 듯 했다.


아파트 입구에 한 여자가 스쿠터를 몰고 나타났다. 여자는 시동을 끄더니 한눈에도 꽤 묵직해 보이는 장바구니를 가볍게 옆구리에 끼고 현관으로 들어섰다. 도어록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으로 들어온 여자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교대로 불렀다. 안에서는 아무 기척이 없었다. 여자는 대꾸가 있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는 듯 콧노래를 부르며 장바구니를 풀었다. 그때 신 씨가 휠체어를 밀면서 나타났다. 뒤이어 지팡이를 짚으며 황 씨가 거실로 나왔다. 어제 미화가 반찬을 한 보따리 해 갖고 왔는데, 장을 또 봐 갖고 왔어? 이렇게 카드를 긁어대면 무슨 수로 당해내? 황 씨가 볼멘소리를 했다. 여자는 눈을 흘기며 대꾸했다. 딸내미가 해 갖고 온 반찬이 한 보따리면 뭐해? 한 젓가락도 안 먹는데. 그 반찬은 할아버지만 먹잖아? 할머니는 내가 만든 반찬만 좋아 하신다고. 솔직히 할아버지는 먹성이 좋으셔서 매일 이만큼씩 장을 봐와도 금방 없어지고. 감당이 안 되는 걸 잘 아시면서 또 잔소리를 해. 황 씨의 잔소리를 받아치며 주방으로 들어가는 여자의 머리에는 아직도 헬멧이 얹혀 있었다. 미화가 뭘 해갖고 왔는지 풀어봐 봐. 지들 안 먹는다고 여태 열어 보도 않아? 황 씨가 소파에 털썩 드러누우면서 말했다. 봉숙은 냉장고에서 황미화가 가져온 반찬들을 끄집어냈다. 그중에 하나를 들어내 뚜껑을 열었다. 푸른 것이 취나물 무침 같았다. 봉숙은 손가락으로 나물을 집어 고개를 젖히고 입에 넣었다. 아니 나물에도 설탕을 넣다니. 반찬들이 달아도 너무 다네. 이 양반 설탕하고 원수졌나? 달긴. 난 달아야 좋던데. 황 씨가 미화의 역성을 드는 동안 신 씨는 입을 삐쭉거리며 봉숙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할머니 입 좀 벌려 봐. 봉숙은 취나물을 집어 신 씨에게 내밀었다. 신 씨는 머리를 흔들며 손사래를 쳤다. 나 미화 반찬 못 먹어. 달아서. 단 것 좋아하는 저 영감이나 주라고. 휠체어를 굴리며 신 씨가 방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봉숙은 반찬통 뚜껑을 힘주어 닫고 냉장고 속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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