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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4368
· 쪽수 : 112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꽃신 13
의자의 반작용 14
할까 16
한가한 18
여름을 타고 올라가는 메꽃 19
화해 20
광고 22
오후 두 시 23
WATCHER 24
찢어진 꽃다발 26
구절초 28
달과 까치와 모과나무 29
도시의 가위 30
시(詩) 32
제비꽃 34
제2부
아가는 새들은 뒤를 돌 보지 않았다 37
세 번째 커피 38
D 40
사이다 같은 42
여덟 시간 43
날개 잃은 비둘기들은 서서 잠을 잔다 44
뿔 46
외면 47
수드라의 정원 48
얼마예요? 50
통행료를 받으며 52
잠드는 패키지여행 있나요? 53
지우라는 말 54
구멍의 바깥 55
딱, 그만큼 56
제3부
고백 59
시집간 어머니 60
달빛호수 62
낮잠 63
鳥와 鳥64
콩국수 66
주산지에서 67
고양이의 언어 68
봄, 그리고 고양이 70
권태 71
그 남자 72
키스 73
청미 뷔페 74
지는 꽃 76
11월 77
녹차 테라피 78
제4부
기억은 피곤하고 화장은 헝클어진다 81
수탉 82
본정통 84
부부(夫婦) 85
내수 오일장 86
풀 88
명자꽃 89
월오동 언덕길 90
take out 91
애정결핍사탕 92
이빨 93
어떤 정오 94
뒷방 95
꽃들이 하는 말 96
해설 | 불편한 ‘잠과 시선’ 너머의 집짓기 97
백인덕(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랑하긴 했던 걸까
처음엔 그랬겠지
답답하다
어제도 분명 볼륨 올리며 들었는데
고장 난 카스테레오
FM도 CD도 멈췄다
머리를 더 짧게 잘랐다
바람이 차다
꽉 찬 달이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까치는
모과나무의 모과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달과 까치와 모과나무」 전문
1
가게도 집도 지갑도 항아리 안의 쌀도
탈탈 털린 신세가 되었다
설마
아니라고 그럴 리 없다고 믿어도
쌀통의 쌀은 채워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른 채 세 아이들이 웃고 있었다
밤마다 장거리 대리운전 픽업을 했다
돌보지 않아도 아이들은
하루, 하루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2
자동차를 며칠 버렸다
이상하게 불편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홀가분했다
그런데 집 나설 때마다 빨간 지갑에서 돈이 줄줄 새고 있었다
카드는 어디서나 신나게 긁히고 있었다
혼 빠진 육체는 눈치도 없다
3
이제 남은 건
버렸던 시(詩)를 읽어보는 일뿐
―「시(詩)」 전문
많은 걸 생각할 필요 없겠지
적당히 챙기지 않아도 될 하루 치의 계산
빵과 우유
읽지 못한 책의 페이지 수
너를 대하는 내 양심과 편견의 넓이
창문 없는 방에 누워 바라보는 검은 벽의 두께
하루를 탈출할 필요 없는
시간의 틀이 정교하게 짜놓은 기억만큼
양보할 내일의 아침은 없고
하루만큼 하루를 읽고 하루를 내려놓으면 되는
그만큼
―「딱, 그만큼」 부분